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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증 최선은 나의 몫, 결과는 주님의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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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 CEO] 조은시스템 김승남 회장

조은시스템 김승남(66) 회장을 인터뷰하면서 놀라웠던 것은 나이를 잊은 그의 열정이었다. 김 회장은 21년간을 직업군인으로 살았다. 전역 후 금융권에 취업, 컴퓨터를 처음 배운 나이가 46세. 아들 또래의 중학생들과 학원에서 초창기 컴퓨터 운영체제인 DOS를 배웠다. 그는 "DOS 명령어들을 외우기 위해 밤을 새우는 등 컴퓨터에 미쳐 살았다"고 말했다.

1987년 IBM이 만든 첫 노트북 컴퓨터가 국내에 들어오자 그는 청주에서 새벽 버스로 서울까지 달려가 '국내 판매 제1호 노트북 컴퓨터'를 구입했다.

이렇게 배운 컴퓨터 실력을 바탕으로 통합보안업체 조은시스템을 창업한 것이 54세. 남들은 퇴직을 준비하던 시기에 그는 인생 역전의 드라마를 준비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의 열정은 요즘도 여전하다. 정복 대상이 영어와 중국어로 바뀌었을 뿐이다. 미국인과 중국인 개인교수를 두고 시간 날 때마다 교습을 받는다.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자동차 안에서 어학 테이프를 듣고, 집에서는 시청각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통역을 써도 될 텐데 왜 그렇게 외국어에 열을 올리냐니까 "통역을 통하는 비즈니스가 불편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내년 베이징 올림픽에 가까운 몇분을 직접 모시고 안내하고 싶어서"라고 대답한다.

그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4시간30분. 사업이 안정된 후에도 실력이 중요하다는 마음에 서강대 고려대 등의 AMP 과정, 연세대 행정대학원 정책 과정, 고려대 정보통신 과정과 언론 과정, 문화커뮤니케이션 과정 등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

김 회장이 조은시스템을 창업할 때 2000만원의 자본금과 4평짜리 허름한 창고가 전부였다. 이 중 1000만원을 교회에 헌금했다. 본인은 신앙이 깊지 않다고 겸손해하지만 예사 신앙이 아니라는 증거다.

작고한 부인(고 박성희 권사)은 더 강직한 신앙인이었다. 김 회장이 군대까지 30여년의 직장 생활을 끝내야 할지 말지 고민할 때 아내가 단호하게 말했다.

"당신, 하나님이 빽인데 도대체 뭐가 두려운 건가요?"

회사 이름인 '조은'은 청주좋은교회 서영제 목사가 지었다. '좋다'는 뜻이면서 한자로 적으면(朝恩) '신의 축복'을 의미한다고 설명한다.

그렇게 늦은 나이에 맨손으로 시작한 사업이었기 때문에 수시로 곤경에 처했다. 그때마다 열심히 기도했고 그 기도가 힘이 되고 용기가 되었다. 한데 기도 내용이 좀 특이하다.

"이렇게 사업할 기회 주신 하나님 감사합니다…이제 돈을 벌면 하나님이 기뻐하실 일에 쓰겠습니다…헌금도 많이 내는 교인이 되겠습니다."

그는 기도가 하나님을 귀찮게 하는 것이어서는 안되며 무조건 기쁘다고 기도해야 한다고 믿는다.

"하나님께 울고 매달려야 제대로 된 기도라고들 하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하나님을 귀찮게 하는 기도보다는 잔잔하게 얘기 나누듯 감사하는 기도가 더 좋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의 기도는 하나님께 '보고하는' 형식일 때가 많다. 예를 들면 첫째 아이가 학위를 받았다거나, 회사 경영실적이 좋아졌다거나, 회사가 표창을 받았다는 것 등을 하나님께 보고하며 감사기도의 형식을 취한다.

그가 '보이지 않는 손'의 존재에 대해 깊은 믿음을 갖게 된 것은 1967년 베트남전 당시 헬기부대 연락장교와 보병 중대장으로 생사를 넘나들 때였다고 한다.

"성취 여부는 결국 하나님이 결정하시는 것이고, 우리는 다만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최선을 다하고도 성공을 얻지 못했다면 그게 하나님 뜻임을 알고 다음을 기다리면 됩니다. 그게 바로 절망 속에서 희망을 선택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로 이사온 지 10여년. 그는 지금도 주일 새벽이면 청주의 좋은교회에 출석하기 위해 고속버스터미널로 향한다.


약력

△1962년 성균관대 경제학과 졸업
△1963년 육군간부후보생 181기로 임관
△1967년 주월9사단 헬기 연락장교
△1983년 충북은행 안전관리실장
△1991년 BYC생명 이사
△1993년 조은시스템 창업, 대표이사
△1996년 잡코리아 창업


김 회장의 자서전 스토리 ‘고맙습니다’

김승남 회장은 최근 '고맙습니다-착한 사람들의 이기는 습관'(사진)이라는 책을 펴냈다. 이 책에는 그의 군대생활 경험과 늦은 나이에 정보기술(IT) 업체를 창업해 중견 회사로 키우기까지 과정, 자기계발 노하우 등이 담겨 있다.

자신의 약점과 실패를 가감 없이 털어놓은 솔직한 고백이 많이 나온다. 김 회장은 군 전역 후 취업한 은행권에서 자기 '공'을 세우는데 급급해 다른 직원들을 배려하지 않았고, 결국 역풍을 맞았던 일 등을 언급하며 '지는 것이 결국 이기는 길'임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조은시스템과 잡코리아의 성공에 도취돼 서둘러 창업한 조은데이타시스템의 실패 이유 분석도 눈길을 끈다. 그는 대박을 터뜨리겠다는 욕심에 가려 사업의 위험성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고, 아이템이 좋다는 생각만 하고 타이밍을 무시한 것 등을 실패 원인으로 분석한다.

인생 후반전에 희망을 주는 세가지 비결로 꼽은 '다노(多勞)-철저한 시간관리' '다학(多學)-배우는 만큼 젊어진다' '다시(多施)-주고 또 주라' 등도 새겨들을 이야기다.

조은 시스템은 이런 회사

조은시스템은 시스템 경비 및 보안전문 회사로, 지난해 매출은 850억원이다.

금융권의 인력경비 업체로 시작해 시스템 부문을 거쳐 온·오프라인 통합 시스템 회사로 발전하고 있다. 특수경비 부문은 국내 시장점유율 1위, 금융권 경비보안은 2위다.

조은시스템은 당초 하나은행 국민은행 등 금융권과 인천공항, 한전, 군시설 등 특수 경비가 주력 분야였으나 근래에는 대형 빌딩과 아파트단지, 주상복합건물 등에도 영업력을 집중하고 있다. 조은이 지원하는 솔루션은 출입관제에서부터 내부감시 장비 설치, 방제 통제 기능을 모두 포함하며 컴퓨터 서버 보안도 지원한다. 최근에는 '세이프(SAFE)1'이라는 브랜드로 무인기계경비업에도 뛰어들었다.

배병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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