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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우울의 바다를 건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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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의 바다를 건너세요 
 
- 강선영 원장 [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www.kclatc.com]


하늘과 땅이 무채색으로 흐린 날이 많은 겨울이면 더 많은 허무와 우울과 고통의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사람들의 목소리에는 슬픔이 묻어 있습니다. 그리고 깊은 우울과 상심으로 아픈 저마다의 가슴에는 무채색으로 흐린 언어들이 수놓입니다.

“늘 허전하고 우울해요. 뭔가 제 속에서 다 빠져나가버린 것 같아요. 결혼 한지 20년 쯤 돼 가는 데, 결혼한 이후에 더 뭔가가 빠져나가버리고 빈껍데기만 남은 그런 느낌이 들어요” 

“공허한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어요. 삶의 의미를 못 찾겠어요. 늘 그래왔어요. 결혼 전이나 결혼 후나. 이렇게 살고 싶지는 않아요. 저는 유복자로 태어나 아버지 사랑을 몰라요. 아버지의 느낌도 전혀 없구요. 과부 어머니는 저를 아주 혹독하게 다루셨죠. 그래야 제가 훌륭한 인물이 될거라면서 한번도 안아주지 않으셨지요. 그래도 결혼하면 달라질 줄 알았어요. 결혼 전엔 아내가 다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런데 아내를 보면 우리 어머니같다고 늘 생각하게 돼요. 너무 무섭고 차갑고…”

“왜 이러고 사나, 나는 왜 사나, 뭐 이런 생각이 들면서 자꾸만 내 자신이 가치 없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무도 나한테 관심을 가져주지 않고.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누구의 관심을 받았던 것 같지 않네요. 그래서 자꾸 우울해지고 힘들어요.”

“애들만 아니었으면 벌써 죽었을 거에요. 차마 못 죽고… 애들 어떡해요… 나 없으면 남편이 애들 잘 키워줄 것도 아니고… 결혼하고 점점 더 그런 생각 났어요. 이혼도 쉽게 못 하겠고 너무 힘드니까, 힘들어서 그래서 죽고 싶었고…”

“우울증이 도지면 더 죽고 싶죠. 하루 종일 방안에 틀어박혀서 쪼그리고 앉아서 그런 생각해요. 아파트 베란다까지만 가면 된다고. 그리고 뛰어내리면 된다고… 그럴 뻔한 적도 많아요.”

“죽고 싶어요. 하나님 앞에 가서 막 울고 그래요. 죽여 달라고… 데려가 달라고… 뭐가 잘못됐는지 하여튼 뭔가 꼬여버린 내 인생 이제 끝났으면 했고… 자살은 죄니까 그건 무섭고…”

스무해가 넘는 우울증을 경험하면서 우울증의 고통이 얼마나 극심한지 알고 있습니다. 그 고통스러운 경험 속에서도 많은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사람이 왜 우울증을 앓게 되는지, 우울증 속에서도 숨쉴 수 있는지, 우울한 느낌이 얼마나 목을 조르는지, 우울증이 얼마나 사람의 영혼을 파괴하는지, 우울증이 얼마나 인격을 망가지게 하는 지, 우울증이 얼마나 깊은 외로움을 불러일으키는지….

우울의 바다는 차갑고, 사납고, 음산합니다. 무엇보다 그곳에는 오직 나 혼자만이 있습니다. 그 무섭고 검푸른 파도와 밑을 모르는 끈적한 깊이…. 그 보다 더 무서운 것은 지독한 외로움입니다. 그곳에 나 혼자 있다는 외로움, 그 끔찍한 고독의 경험을 견딜 수 없어서 사람들은 스스로 죽음을 택하게 됩니다. 그 고통이 얼마나 끔찍하던지 죽음도 불사합니다.

아, 그런데 그 고독을 예술로 승화할 수도 있습니다. 고통을 회피하는 죽음 대신에 고통을 죽도록 느끼면서 시나 그림이나 음악으로 승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해저에는 내 발목을 끄는 고독의 유령들이 휘휘거리며 돌아다녀도 허우적거리는 단 하나의 용기만 건져낼 수 있다면 당신은 죽지 않을 것입니다.

우울의 바다는 그렇게 망망대해와 같습니다. 유령선이 출몰할 것 같은 음산한 기운 속에서 오직 나 혼자 구명보트도 없이 떠 있는 느낌, 그것이 우울증입니다.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 그런데, 그 음산한 망망대해에 나 혼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수많은 사람들이 가까이에서 허우적거리면서도, 오직 나 혼자 여기 버려져 있다고 느낄 뿐, 실제로는 수많은 외로운 사람들이 함께 허우적거리며 누군가 구원의 손길을 찾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나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우울의 바다는 더 이상 건널 수 없는 망망대해가 아닙니다. 짙은 안개가 걷히고 수많은 구명정이 보이듯, 당신을 태울 구원의 배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나 혼자만이 이 무시무시한 우울의 바다 한 가운데를 표류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눈길을 멀리 보내고, 때로는 고래를 돌려 옆과 뒤를 바라보세요. 그러면 당신이 손을 내밀기를 간절히 원하는 이들의 따뜻한 시선과 구원의 밧줄이 바로 앞에 놓여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주님은 바다 위를 걸으시면서 물에 빠져가던 베드로를 구하셨습니다. 큰 풍랑만 보면 두려움과 고독만이 차오릅니다. 풍랑 이면을 주의 깊게 살펴보세요. 당신이 죽지 않도록 배려하는 수많은 구원의 손길들이 있습니다. 주님은 우리를 구하시기 위하여 언제라도 손을 내미실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당신 주위의 사람들을 통하여 당신의 구원을 도울 것입니다. 우울의 바다를 건너세요. 그곳에 계속 허우적거리며, 언제쯤 이 삶의 끝이 올까, 생각하지 말고 우울을 당신만의 예술로 승화시키세요.

최근에 또 한사람이 삶을 포기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여대를 다니는 꽃다운 한 여성이, 상담을 받아보기도 전에, 마지막 손을 놓아버리고 어둡고 음산한 바다 깊은 곳으로 침몰했다고 합니다. 한 번 만나지도 못한 그녀 때문에 한동안 슬프고 마음 아팠습니다. 한 번이라도, 단 한 번이라도 만날 수 있었더라면… 스스로 놓아버리지 말고 이제 손을 잡으세요. 그리고 진창같은 우울의 바다를 건너오도록 조금만, 조금만 더 힘을 내시기 바랍니다.

- 출처 : 크리스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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