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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증 물질을 드렸더니 재능을 채워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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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크리스천인가] 화가 김은희

상업학교를 졸업하고 우연히 꽃꽂이를 배우게 됐는데 이것이 내가 교회에 첫발을 들여놓게 되는 계기가 될 줄은 몰랐다. 내가 해놓은 꽃꽂이를 본 동생들이 “교회 강단에 놓으면 정말 예쁘겠다”며 나를 힐끗거렸다. 동생들의 그 눈빛 때문에 “그럼 내가 너희들 교회 강단에 매주 꽃꽂이를 해주겠다”는 약속을 서슴없이 해버렸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교회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나는 실로 엄청난 약속을 해버린 것이다. 이것이 내가 하나님 앞에 서명한 첫 신앙계약서였다. 하나님께서는 “언니 손을 잡고 우리 세 자매가 함께 교회에 오게 해주세요”라는 동생들의 기도에 그렇게 응답하셨다. 이 꽃꽂이 사건은 모든 것이 주께로부터 왔으니 주님이 원하시면 드려야 한다는 내 신앙의 모델이 됐다. 내 스스로 내 삶의 끈을 주님의 손에 묶어드린 것이다.

멋진 화가가 되겠다는 어릴 적 꿈은 넉넉지 않은 집안 형편 때문에 접었다. 대신 상업학교를 졸업한 후 서예를 배웠다. 붓을 잡은 10여년 동안 하나님은 감당치 못할 사랑으로 내 이름을 높여주셨다. 서예대전 등 여러 공모전 수상자 명단에 오르게 하신 것이다.

서예학원을 하고 있을 때 목회자와 결혼을 한 큰동생 부부가 교회를 개척하게 됐다. 나는 하나님과의 신실한 계약에 따라 서예학원을 정리한 돈을 교회개척 헌금으로 내놓았다. 순간 내게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으나 마음만은 더 풍성했다. “주께서 내 마음에 두신 기쁨은 저희의 곡식과 새 포도주의 풍성할 때보다 더하니이다”(시 4:7)

작품활동할 서실이 없어지자 무엇을 해야 할지 난감했지만 내심으로는 하나님께서 나를 또 무엇으로 채우실지 기대가 됐다. 아무튼 서예학원의 정리로 분주했던 많은 일들이 내 손을 떠났고, 대신 하나님 앞에 엎드릴 수 있는 시간을 더 많이 얻었다. 이때의 기도가 내 안 어딘가에 숨어 있던 그림에 대한 열정을 다시 꿈틀거리게 했다. 나는 기도하기 시작했다.

“하나님, 남들은 다 늦었다고 하겠지만 지금이라도 미대로 진학해 그림을 공부하고 싶습니다. 하나님께 다 드렸으니 이제 제게 그림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세요.”

늦은 만큼 더 간절한 마음으로 무릎을 꿇고 기도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는 분으로부터 방배동 총회신학교(현 백석예술대학) 응용미술학과를 소개받았고, 나는 한달음에 달려가 공부를 시작했다. 강의실에 들어서면 언제나 맨 앞자리에 앉았고 기도로 공부를 시작했다.

“하나님, 하나님의 도구가 되기를 원합니다. 대신 4년 배울 것을 2년 안에 다 제 것이 되게 해주세요.”

목마른 사슴처럼 갈급한 마음으로 학교를 다녔다. 그동안 정말 배우고 싶었던 커리큘럼들을 하나씩 내 것으로 만들었다. 하나님께 감사하며 밤낮 없이 작업했다. 이러는 동안 하나님은 내 앞길을 미리 평탄하게 닦아놓으셨다. 대한민국 미술대전은 물론 구상과 비구상 구별없이, 준비하는 작품마다 공모전 수상의 기쁨을 주셨다.

다시 미술학원을 인수해 운영하면서 나는 하나님과 ‘학원생 십일조’라는 계약서를 썼다. 가령 100명의 원생 중 어려운 형편의 10명은 무상 교육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미술학원 운영에 몰두할 때 큰동생 부부가 태국 선교사로 파송을 받게 됐다. 나는 또다시 미술학원을 정리해 선교헌금으로 내놓았다. 선교 지원은 내가 하나님께 쓴 또 다른 신앙계약서였다. 자, 이번엔 하나님이 무엇을 상급으로 준비해 두셨을까.

나는 해마다 개인전, 그룹전을 가졌다. 개인전만 총 13회를 여는 복을 주셨다. 한번은 전시회 준비자금을 급하게 선교비로 보내게 됐는데 그때 갑자기 전시장을 무료 대관해 주겠다는 연락이 왔다.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설명이 불가능한 일이 수없이 많았다.

나는 하나님의 뜻에 맞는 맞춤형 크리스천으로 살기를 원한다. 어려움이 닥친다 해도 인내의 쓴 바람이 지난 후에는 모든 상황과 모든 사람을 합력하게 하시어 하나님의 선을 이루게 하신다.

‘나는 왜 크리스천인가.’ 나는 그저 크리스천이고 싶다. 왜 크리스천이 아니라 내 삶의 목적이 크리스천이다. 하나님과 나는 오늘도 신실하게 서로의 계약을 이행하고 있다. 우리는 아주 좋은 친구이고, 동반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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