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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유치원에서 배운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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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에서 배운 것들 
 
- 안성우 목사 (서대신교회)
 

일본의 3대 기업가 하면 마쓰시타 고노스케(마쓰시타전기 창업자), 혼다 소이치로(혼다자동차 창업자), 이나모리 가즈오(교세라 창업자)다. 이들 중 이나모리 가즈오를 ‘경영의 신’이라 부른다. 그는 1990년대 버블 붕괴 후 장기 복합 불황까지 견뎌내고 ‘교세라’를 세계적 대기업으로 키워냈다. 교세라는 지금 159개의 자회사에 5만8000명의 종업원, 매출액 증가율은 매년 27%씩 기록한다. 경영의 신의 경영 철학이 궁금해졌다. 참 단순했다. 거짓말 하지 않기, 타인에게 피해 주지 않기, 정직하게 행동하기, 욕심 부리지 않기, 자기 것만 생각하지 않기 등이다. 유치원에서 배운 것들이 아닌가.

경영의 신이라기에 큰 기대를 걸고 읽어 내려갔던 책들은 충격을 안겨주었다. 이렇게 기본만 지켜도 경영의 신이 된다는 말이 아닌가. 그는 크리스천이 아니다. 그러나 그의 책 곳곳에서는 ‘영성’ ‘창조자’ ‘마음 높이기’ 등의 개념을 터득하기 위한 고뇌가 엿보인다. 그는 65세에 은퇴하고 퇴직금 56억원을 모교인 가고시마대학 등 교육기관에 전액 기부하기로 하고 영혼 수양을 위해 떠났다. 그러나 세상은 그를 가만두지 않았다. 일본항공(JAL)의 위기가 경영의 일선으로 다시 불러냈다. 그를 구원투수로 내세워 파산 직전의 일본항공을 다시 날게 하고 싶었던 것이다.

탁월한 리더를 넘어 위대한 리더가 된 이나모리 가즈오가 있는 일본이 부럽다. 도요다 아키오가 도요타자동차 ‘리콜’ 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미국 청문회에 불려나갈 참이다. 도요타는 수세에서 반격을 택했다. 천문학적인 광고비를 지불하고 슈퍼볼의 광고 시간을 샀다. 신뢰 회복을 위해서다. 적대적인 방송사에는 광고를 주지 않고 우호적인 방송사에만 광고를 주는 길을 택했다. 유치원에서도 이렇게 가르치진 않았다. 거짓말을 한 잘못을 인정한다면 신뢰 회복에도 욕심 부리지 말아야 한다. 천문학적인 광고비를 리콜을 위해 찾아온 고객들의 정신적·시간적인 피해를 보상하는 비용으로 지불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기업이나 정치인이나 교회나 리더십이 신뢰를 잃을 때가 있다. 필사적으로 만회하려 한다.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뢰 회복에 대한 지나친 욕심은 또 다른 불신을 낳게 된다.

필자도 목회를 하면서 잠시 어떤 일로 신뢰를 잃었던 적이 있다. 억울하고 속상해서 하룻밤을 꼬박 새웠다. 그럼에도 내가 할 일에 집중했다. 이럴 때 타인의 반응에 지나치게 민감하면 더 큰 악수를 두게 된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자 했다. 만 1년을 조용히 보냈다. 그랬더니 위기를 처리하는 방법에서 신뢰를 얻었다. 하나님은 그 일로 인하여 더 큰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이끄셨다.

어린 시절 교회에서 배운 것들을 생각해 보았다. 그것만 잘 지켜도 이나모리 가즈오를 능가할 수 있다고 본다. 지식 없음이 아니라 행하지 않음이 문제다. 오늘부터 실행하는 것은 우리의 책임이다. 본질로 돌아가야 할 때다. 욕심 부리지 않고 작은 것 하나부터 정직하게 살아가고 싶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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