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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미(美)에 관한 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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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美)에 관한 소고 
 
- 도원욱 목사 (서울 한성교회)
 

필자가 아는 한 여인의 이야기다. 학창시절 공부에 욕심이 많았던 그녀는 별로 뛰어나지 않은 외모엔 마음을 접고 오로지 대학입시에 몰두했다. 멋 내는 친구들을 경멸에 가까운 눈으로 바라보며 ‘실력으로 승부하리라’는 일념으로 공부에 매진했다. 눈물겨운 노력 끝에 그녀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학에 진학했다. 

그런데 고민이 시작됐다. ‘열심히 먹어도 대학만 가면 살이 빠지고, 빠진 살이 키로 간다’는 그 진리(?)는 더 이상 ‘진리’가 아니었다. 대학에 가보니 예쁘면서 실력까지 고루 갖춘 소위 엄친딸(엄마 친구의 딸)이 너무도 많은 것이었다. ‘예쁜 것들은 머리가 비었다’고 철썩 같이 믿었던 그 철학은 신기루에 불과했다. 

똑똑한 학생들 사이에서 그녀가 믿었던 지성은 정말 평범한 것이었다. 따라서 닥치는 대로 다이어트와 헬스에 몰입했다. 하지만 벽은 높고도 높았다. 살이야 빼면 된다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어찌할 수 없는 작은 키는 방법이 없었다. 

그러던 중 인생의 시련으로 인해 ‘미’에 대한 강박관념에서 자유롭게 됐다. 그것은 머리나 외모가 아닌 ‘마음’이었다. 그녀의 삶은 바뀌기 시작했다. 정이 없던 눈빛은 주변 사람을 챙기는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변했고, 여유 없는 표정과 무뚝뚝한 얼굴엔 생글생글 미소가 넘치기 시작했다. 젊었을 때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귀엽다” “사랑스럽다”라는 말은 나이 40세가 다 돼서야 듣고 있다고 한다. 

그녀는 이제 예쁜 여자 욕심에서 탈출했다. 더 큰 욕심을 가지고 산다. 사랑스러운 현숙한 여인, 이것이 바로 미소가 유난히 아름다운 그녀의 미(美)에 관한 소고다. 

얼짱, 몸짱, 루저, 동안…. 원하든 원치 않든 우리의 외모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그렇게 외모에 치중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대다수 사람은 자기계발이라고 말할 것이다. 미안한 말이지만 자기계발이라는 고상한 수식어조차 붙이기에 민망한, 그저 생각 없이 외모에 치중하는 젊은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감히 단언한다. 잊지 말기를. 달콤한 쿠키를 담은 상자에선 달콤한 향기가 나지만 생선을 담은 상자에선 비린내가 난다는 사실을.

‘마음에 양식을 주세요’라는 서점의 독서캠페인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 실력과 외모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더더욱 아니다. 남을 돌아보는 사랑의 마음을 가진 사람,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깊은 미소를 갖고 향수 냄새가 아닌 향기가 어리는 사람이야말로 이 시대가 목말라하는 아름다운 사람이 아닐지. 그 마음은 남을 돌보고자 하는 작은 배려에서 시작된다.

곧 3월이다. 꽃이 만개하는 봄이다. 이 봄에 당신 안에 사랑의 꽃을 피워보면 어떨지. 그것이 당신에게 가장 적합하고 아름다운 화장이 될 것이다. 가장 아름다운 메이크업은 당신 안에 있는 ‘사랑’이다. “여호와께서 사무엘에게 이르시되 그의 용모와 키를 보지 말라 내가 이미 그를 버렸노라 내가 보는 것은 사람과 같지 아니하니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나 여호와는 중심을 보느니라”(삼상 16:7).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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