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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한국 현대미술의 테두리에서 기독교미술의 형성에 관한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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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게 받은 미술수업, 기독교 형성에 부정적”

[기고] 한국 현대미술의 테두리에서 기독교미술의 형성에 관한 반성 

- 안용준 목사(캐나다 토론토대 연구원, 서울 원천교회 협동목사, 미학박사)


한국의 현대미술사에 나타난 기독교미술의 형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요인은 무엇이며, 부정적인 요인은 무엇인가?

18세기 한국미술사에 나타난 기독교미술은 서양미술의 전래를 통해 가능해졌다. 처음 접하는 형태의 조각들, 빛에 의한 입체감이 있는 회화들, 색채의 변화에 의한 인물과 풍경의 표현 등은 서양미술을 처음 접하는 한국 사람들에게 경이로운 경험을 선사하였다. 소현세자와 학자들에 의한 서양문물의 전래는 단순한 교역의 단계를 넘어, 서양 화법을 당대의 화단(畵壇)에 전하는 효과를 주었다. 전도와 교회의 설립을 위해 전래된 미술품들은 자연스럽게 한국의 전통미술인 동양화와 접목할 수 있었다.

그런데 조선 후기의 회화에 나타난 이러한 서양화법은 중국으로부터 전해오는 새로운 화법을 맹목적으로 수용한 것은 아니었다. 당대에 발흥하기 시작했던 실학을 중심으로 한 실증적 사고는 사회적, 사상적인 변화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결과로 조선시대 후기의 회화관은 자연스럽게 변화되었다. 그 결과 미술가들은 종래 회화의 관념상에서 탈피하여 현실적인 대상을 묘사하고자 노력하였던 이유도 있었음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서양문물의 도입’과 ‘실증적 사고’는 당시 기독교미술이 형성되기 위한 중요한 원천이었다.

이러한 서양미술의 방법적 수용을 통한 ‘간접적인 접촉’은 서양인 화가, 휴버트 보스와 레미옹의 방문으로, 심화된 예술적 경험이 가능한 ‘직접적인 접촉’의 단계로 발전한다. 특별히 보스가 17세기 네덜란드미술에 정통한 사람이었음은 한국의 기독교미술 전개에 있어서 매우 고무적인 사실이었다. 그러나 두 달여간의 그의 체류는 네덜란드미술의 진수를 보여주기에는 너무나도 짧은 기간이었다. 한국은 서양화가들과의 ‘직접적인 접촉’은 있었으나, 서양화를 받아들이고 이해하기에는 아직 사회적 풍토가 조성되어 있지 않는 단계였다.

이후 한국의 현대미술은 일본으로부터 ‘직접적인 수업’을 받는 단계로 나아간다. 일본으로부터의 ‘직접적인 수업’은 서양미술의 도입을 위하여 매우 고무적인 일이었으나, ‘기독교적 형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부정적인 요인이 될 수밖에 없었다.

한국 화단의 많은 사람들이 일본 유학을 통하여, 일본의 당시 정치적인 상황과 동경미술학교의 현실에 의해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단순히 예술 형식만을 중요시하고 기독교정신을 포함하여 서양의 예술 정신과는 거리를 두고 있었던, 동경미술학교의 당시 현실은 한국의 기독교미술의 형성을 위해서는 매우 부정적인 면모로 작용하였다.

특히 오까꾸라 덴신과 페놀로사에 의해 일본 정부에 제출된 보고서는 공부미술학교를 폐쇄하고 동경미술학교를 출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동경미술학교의 교과과정은 일본 정부의 제국주의적 지침에 순응하는 것이었으며, 정통 서구 미술의 기술과 이념을 전수하기에는 매우 빈약했다. 이러한 사실은 당시의 일본 메이지유신의 정치 상황과 맞물려 있었으며, 일본 유학을 통하여 새로운 미술을 받아들이려는 한국의 서양화가들에게는 치명적인 상처가 되었다.

미술 분야에서 당시의 일본 유학, 특히 동경미술학교에서의 미술공부는 시대를 앞서가는 걸음으로 여겨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 내에서 독학으로 새로운 기독교미술의 경지를 보여준 박수근의 출현은 예언자적 사건이었다. 그의 기독교미술의 형성은, 신앙과 민족적인 일상성과의 조화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는 분명히 서구적인 매체의 영향을 받았지만, 그의 작품세계는 민족적인 미의 자율성에로 길을 열어 놓았다.

이 시기에 기독교미술을 형성한 동양화가들의 경우에도 박수근의 예에서 나타났듯이 ‘신앙심’이 중요한 동기였다. 일반적인 생각으로는 ‘서양화’가 오히려 기독교적 정신에 합당한 예술적 표현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이러한 추론은 현실과 전혀 다르게 나타났다. 몇몇 대표적인 동양화가들은 이당 김은호로부터 동양화를 통해 사실적 표현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으며, 예민한 지성과 기독교적인 시각을 통하여 자신들의 신앙적 조형세계를 구축하였다.

오늘날은 시각과 이미지의 시대이다. 기독교미술은 단순히 지나간 역사 기록에 불과하거나 또는 기념물적인 것이 아니다. 시각 선교의 차원에서 기독교미술은 소리 없는 설교이며 간증이고 계시가 된다. 기독교문화 형성의 차원에서 기독교미술은 문화형성의 중요한 매체이다. 이런 차원에서 기독교미술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긴급하게 요청되는 시기이다.

- 출처 : 크리스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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