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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호국보훈은 북한의 도발을 막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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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보훈은 북한의 도발을 막는 것 

- 유영옥 경기대(국제대학장)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최근 성명을 발표하고 천안함 공격은 대한민국을 향한 선전포고라며 정부는 “잔악무도한 김정일 집단을 강력히 응징하라”고 하면서 “국민은 천안함을 잊지 말고 철통 같은 안보의식으로 재무장하자”고 역설했다. 또 서울광장에서는 기독교 애국단체 회원 5만여명이 모여 북한 규탄대회를 열었다. 국가가 어려움에 직면할 때마다 기독교 단체가 앞장서는 이유는 국가를 사랑하기 때문이며 6·25전쟁 당시 공산군 세력에 의한 수난과 핍박, 그리고 그들의 잔악한 속성을 잘 알기 때문이다. 

한편 46명의 목숨을 앗아간 천안함 사태의 정확한 진상규명을 위해 스웨덴 호주 영국 미국 등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전문가를 국내의 민·군전문가들과 함께 참가시켜 근 2개월 동안 과학적인 합동정밀조사를 진행하였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지난달 20일 그 주된 원인이 ‘북한의 연어급 잠수정에 의한 어뢰’임을 밝히면서 ‘스모킹 건(명백한 증거)’으로 어뢰추진기의 프로펠러에 선명하게 남아 있는 ‘1번’이라는 글자와 북한이 수출용으로 만든 CHT-02D 설계도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렇듯 명명백백한 범죄행위를 저지르고도 북한당국은 예전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단 한 마디의 유감 표명이나 사과를 하기는커녕 마치 이를 기다리기라도 한 듯 국방위원회를 통해 이 결과를 날조극으로 규정하면서 검열단을 남조선 현지에 파견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해 왔다. 

그리고 지난달 21일에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통해 “어디서 주워온 것인지 알 수도 없는 파편과 알루미늄 조각 같은 것을 증거물로 내놓은 특대형 모략극”이라 왜곡하면서 “현 사태를 전쟁국면으로 간주하고 단호히 대처해 나갈 것”이라는 엄포를 놓기까지 하였다. 

이런 북한의 태도는 무자비한 살인극을 저지른 범인이 되레 피해자에게 복수극을 하겠다고 협박하고, 범인이 그 증거를 감별할 뿐만 아니라 범행여부까지 자기가 판단하겠다는 것과 똑같은 것으로, 지극히 뻔뻔스럽고 철면피 같은 행태다. 

문제는 가증스런 이런 북한의 적반하장적 행태에 있는 것만이 아니다. 우리가 더 크게 우려하는 점은 바로 지난달 24일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밝힌 후속조치가 무슨 연유 때문인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그 강도가 약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발표 당시만 해도 대통령은 “북한의 책임을 묻기 위해 단호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강조하였으며, 그 자리에 배석했던 국방, 외교, 통일장관들은 나름대로 구체적인 대북 제재조치를 발표하면서 국민에게 단호한 대처를 약속하고 주범인 북한에게는 준엄한 경고를 보내기까지 하였다. 

그러나 이로부터 불과 열흘도 채 지나지 않아 정부의 이런 단호한 대처는 ‘강 건너 불 바라보듯’ 유야무야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어,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그 원인이 무엇인가에 관해 적지 않은 의혹을 가지게 되었다. 

물론 이런 가운데서도 대통령은 싱가포르에서 지난 6일 끝난 제9차 아시아안보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의 천안함 격침사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 사실을 발표하면서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6자회담 참가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적극 협력해 줄 것을 촉구하였다. 

그러나 천인공노할 만행을 저지른 북한에 대한 압박과 제재가 이런 식의 유엔 안보리 상정이나 국제사회에서의 협력 촉구로 끝나서는 안 된다. 정상적인 임무활동 중 영문도 모른 채 고귀한 생명을 잃은 우리 장병들의 영혼과 그들의 가족을 생각해서도 무언가 단호하고도 확실한 피해당사국으로서의 응징이나 보복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야 더 이상 이런 유의 무자비하고도 파렴치한 살상행위를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고 과거처럼 유야무야된다면, 이보다 더 큰 참극이나 도발을 감행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현명한 판단과 처신이 다른 어떤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 바로 지금이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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