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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나라사랑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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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사랑의 길 

- 소강석 목사 (새에덴교회)
 

덕혜옹주를 아는가. 그녀는 황실의 꽃으로 태어났지만 짓밟힌 잡초처럼 살아간 비련의 여인이었다. 어린나이에 아버지 고종황제의 독살과 죽음을 목격했으며 열세 살에는 내선일치라는 명목 하에 일본으로 끌려가 차가운 냉대를 받으며 살았다. 심지어 일본 남자와 강제결혼을 당한 후 온갖 구타와 불행한 결혼생활 때문에 십년 이상 정신병원에서 감금생활을 하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딸의 자살과 말로 할 수 없는 불운을 겪어야 했다. 그리고 국적도 없이 낯선 일본 땅에서 37년 동안 유령처럼 떠돌아다니다 마침내 쓸쓸히 조국에 돌아온 후에도 그녀는 조국을 사무치도록 그리워하였다. 그래서 죽음을 앞두고 혼미한 중에도 이런 글을 남겼다고 한다. “낙선재에서 오래오래 살고 싶어요. 전하, 비전하를 보고 싶습니다. 대한민국 우리나라….” 

그렇다. 덕혜옹주에게 있어 어머니는 조국이었으며 조국이 어머니였다. 조국의 운명이 그녀의 운명이었으며 그녀의 운명이 조국의 운명이었던 것이다. 나라가 망하고 없으면 나라의 왕과 공주도 비극적이 될 수밖에 없다. 어디 그녀뿐인가? 나라가 망하니까 백성도 사할린으로,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으로 짐승처럼 끌려 다녀야만 했다. 영하 20도가 되는 얼어붙은 땅을 맨손으로 파고 들어가 동굴을 만들어 살아야 했다. 저 먼 이국 땅 하와이까지 가서 사탕수수 밭에서 중국인과 일본인에게 구타를 당하여 죽기도 했다. 이처럼 나라와 백성은 운명공동체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나라의 중요성을 얼마나 간절하게 느끼고 있는가? 나라가 망하고 없으면 왕도 없고 대통령도 없고 백성들도 없다. 반대로 나라가 흥하고 강하면 백성도 흥하고 강하게 된다. 최근 일본에 다녀온 적이 있는데 나이가 지긋한 재일동포가 운전하는 차를 탔다. 그분께 “선생님, 옛날에 재일동포들이 일본 본토인들에게 엄청난 핍박을 당했다고 하는데 어땠는지요?” 하고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그들에게 당한 그 수모와 수치를 뭐라고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지금은 조국 대한민국이 잘살고 부강하니까 이제는 어떤 놈도 우리를 핍박하지 못합니다” 하는 것이다. 

그렇다. 나라가 있어야 백성이 있고 백성이 있어야 나라가 있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우리나라의 6월은 얼마나 잔인한 달이었는가. 그럴수록 우리는 더 나라사랑의 마음을 가슴에 되새겨야 한다. 투절한 국가관과 확고한 안보의식을 가져야 한다. 특히 우리 그리스도인은 민족을 향한 역사의식이 있어야 한다. 

이 역사의식은 두 가지다. 첫째는 올바른 역사인식이고, 둘째는 역사책임이다. 역사를 바르게 인식하면 책임감이 따르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 이 시대는 바른 역사인식을 못하니까 아직도 북침이라는 책임지지 못할 정신 나간 소리를 한다. 이제 우리 그리스도인이 나라와 백성은 운명공동체라는 역사의식 아래 바른 국가관과 안보관을 확립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한국교회가 역사의 등불을 밝혀야 한다. 나라와 백성, 운명공동체의 미래가 우리에게 달려 있기에.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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