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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사랑의 이원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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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이원론 

- 작가 김성일
 

합리적인 사고를 선호하던 헬라인들은 하늘과 땅, 물과 불, 영혼과 육체 등 무엇이든지 상대적으로 생각하는 것을 좋아했다. 물론 이런 개념은 만물에 나타나는 창조 질서의 일반적 현상을 근거로 한 것이었다.

“너희는 여호와의 책에서 찾아 읽어보라 이것들 가운데서 빠진 것이 하나도 없고 제 짝이 없는 것이 없으리니 이는 여호와의 입이 이를 명하셨고 그의 영이 이것들을 모으셨음이라”(사 34:16)

그러나 헬라인들의 이런 이원론적 개념은 본래 가나안 신화에서 유래된 것이었다. 그들은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의 위상을 고의적으로 격하시키기 위해 하늘의 신 엘과 땅의 여신 아세라로 분리시켰다. 

“아세라 목상을 찍으며 조각한 우상들을 불사를 것이니라”(신 7:5)

헬라인들은 사랑에도 이원론의 원리를 적용하여 육체적인 사랑 ‘에로스’와 정신적인 사랑 ‘아가페’로 분리시켰다. 덕분에 신약 성경은 아가페라는 어휘를 많이 활용했으나 본래 구약 성경에서는 대부분의 사랑이 모두 ‘아하바(동사는 아헤브)’였다.

“여호와께서 네 조상들을 사랑하신 고로”(신 4:37)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신 6:5)

“요나단은 다윗을 자기 생명 같이 사랑하여”(삼상 18:3)

“이스라엘이 여러 아들들보다 그(요셉)를 더 사랑하므로”(창 37:3) 

“내가 사랑하므로 병이 났다 하려무나”(아 5:8)

즉 하나님의 사랑, 하나님에 대한 사랑, 친구 간의 사랑, 가족 간의 사랑, 연인을 향한 사랑이 모두 아하바(아헤브)였다. 하나님의 사랑은 점잖고 고상한 것만이 아니라 가족, 연인 간의 사랑처럼 간절하고 절실하고 열정적인 사랑임을 말해 주는 것이다. 그런 하나님의 사랑은 그것을 수준 높은 사랑으로 분류해 놓은 헬라어의 ‘아가페’ 때문에 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사랑으로 멀어져 버렸다.

“내 눈이 밤낮으로 그치지 아니하고 눈물을 흘리리니”(렘 14:17)

이런 하나님의 슬프고 뜨겁고 안타까운 사랑이 헬라인의 이원론 때문에 사람들로부터 잊혀져가고 있다. 사랑이 에로스와 아가페로 갈라진 후에 사람들은 하나님을 대적하는 세력들이 바랐던 것처럼 모두들 이해하기 어려운 아가페를 내던지고 에로스 쪽으로 몰려갔다. 누구든지 사랑이라면 에로스를 떠올린다. 어떤 회식 자리에서 교회에 다니지 않는 사람이 교회에서 애창되는 노래를 불렀다.

“사랑은 언제나 오래 참고…” 

하도 반가워서 왜 그 노래를 불렀느냐고 물으니 그는 사랑이 좋은 것 아니냐고 대답했다. 그 노래의 사랑을 ‘에로스’로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우리는 하나님의 애절한 사랑을 ‘아가페’의 유리관에서 꺼내 ‘아하바’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 

“내가 그들의 반역을 고치고 기쁘게 그들을 사랑하리니 나의 진노가 그들에게서 떠났음이니라”(호 14:4)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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