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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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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 이원영 (중앙대 유아교육과 명예교수)

 
내 친구의 딸이 만 5세 아들을 키우고 있는데 어느 날 친정엄마인 내 친구에게 “엄마, 애가 하나인데도 정말 힘들어서 못 키우겠어”라고 푸념을 했다. 아들 딸 남매를 키운 친구는 “너희들 키울 땐 난 한 번도 힘들다는 말을 하지 않았는데 너는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니?”라고 타박했다. 딸은 “엄마, 힘든 건 힘든 거지 뭐”라고 답했다. 그런데 옆에서 이 말을 들은 어린 아들이 엄마에게 “그래도 나 좀 키워줘”라고 했다고 한다.

이 아이는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신뢰감을 가진 편이다. 그러니까 어른들이 하는 말을 들으며 농담으로 넘길 수 있었던 것이다. 만일 평소 부정적 방법으로 양육된 아이들은 이런 말을 들으면 아무 반응도 하지 않고 위축되거나 엉뚱한 상상을 하여 ‘난 다른 데 엄마(아빠)가 있나 보다’ ‘난 데려온 아이인가?’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여기에는 ‘난 사랑받지 못해’라는 좌절감이 깔려 있다.

아이가 한 명인 가정이 아이 키우기 더 힘들다. 함께 놀 어린 아이가 없어 자꾸 엄마에게 달라붙기 때문에 힘든 것이고 부정적인 말도 튀어 나오는 것이다. 싸워도 형제자매가 있는 아이들은 엄마 아빠에게 덜 치근거리고 독립심도 빨리 생긴다.

자녀가 한 명이든 여러 명이든 어린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은 ‘사람은 입의 열매로 인하여 복록을 누리거니와…’(잠 13:2)라는 말씀을 기억해야 한다. 할 수 있는 한 아이에게 긍정적으로 말하고 배려하는 말을 해야 한다. 또 아이가 그릇된 행동을 보일 때 인내심을 가지고 올바른 방향으로 유도할 때 영유아들은 잘 자란다. 입의 열매로 건전한 인격을 가진,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도덕성의 기초가 제대로 다져진 어른으로 성장한다.

지난 세월을 돌아보라. 하나님께서는 우리들이 잘못했을 때에도 인내하시며 기다리고 또 기다리셔서 우리가 지금 이곳에 살고 있다. 그런데 우리 어른들은 아이들이 조금만 잘못해도 소리부터 지르고 험한 말을 해댄다. ‘왜 그런 일을 했을까?’ 하고 원인을 생각해 보거나 고칠 수 있는 기회를 주며 기다려 주는 부모는 흔치 않다.

“너 그러다가 대학교 떨어지고 말 걸” “이 다음에 네 딸이 꼭 너처럼 하는 꼴을 당해 봐라” “숙제를 안 하면 바보 돼. 바보 되고 싶어?” “무자식이 상팔자야” “너 그러면 엄마 빨리 죽어. 그래도 좋아?”라는 부정적인 말을 쏟아낸다.

아이가 잘못 되라고 그러는 부모가 어디 있겠는가? 다 아이 잘 되라고 하는 말이라고 생각하고 그러는 것이다. 그러나 그 입의 열매는 어린이들로 하여금 자신을 부정적으로 느끼게 만들고, 다른 사람도 불신하게 만든다.

그런데 어른들은 왜 그렇듯 쉽게 부정적인 말을 쏟아낼까? 그들이 어렸을 때 주변의 어른들로부터 들은 부정적인 말이 그들의 뇌에 냉동 보관되어 있다가 자녀가 조금만 잘못하면 그 즉시 해동되어 퍼부어지기 때문이다. 심리학자들은 무의식적으로 부모에게 받은 만큼 자녀에게 복수하는 것이라고 한다. 입이 온전하면 온몸이 다 온전하다고 하신 말씀이 양육에서도 진리이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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