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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부서짐 때문에 드리는 감사의 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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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짐 때문에 드리는 감사의 은혜 

- 강준민 목사(LA새생명비전교회 담임)


부서짐은 아픈 경험이다. 깨어짐과 부서짐은 함께 간다. 그렇지만 부서짐이 깨어짐보다 더욱 강렬하다. 깨어짐이 있은 후에 부서짐이 있다. 부서짐의 고통을 경험한 시편 기자의 고백을 들어보라. “주께서 나를 드셨다가 던지셨나이다”(시 102:10). 주께서 드셨다가 던지셨으니 부서질 수 밖에 없다. 우리는 가끔 부서지는 경험을 한다. 우리 인간은 질그릇과 같다. 우리는 쉽게 깨어지고, 쉽게 부서질 수 있다. 누군가가 들어서 던지면 부서질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하나님의 은혜 안에 사는 우리가 경험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하나님은 부서뜨리시지만 망가뜨리지는 않으신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부서짐을 통해 우리를 축복하신다. 우리를 새롭게 하신다. 이전보다 더욱 아름답게 창조하신다. 

부서짐이 은혜의 사건임을 깨닫는 것은 복된 깨달음이다. 영성 생활이란 부서짐을 수용하고, 부서짐을 통해 우리를 만들어 가시는 하나님의 성스러운 손길을 발견하는 것이다. 영성가들은 부서짐이 은총임을 안다. 헨리 나우웬은 부서짐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어느 날 네덜란드 텔레비전의 저녁 명상 시간이 아직 기억에 생생하다. 명상 인도자가 말라서 굳어 버린 흙에 물을 쏟아 부으며 말했다. ‘보십시오. 흙이 물을 받아들일 수 없고 아무 씨도 자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손으로 흙을 부순 다음 다시 물을 붓고 말했다. ‘부서진 흙만이 물을 받아들이고 씨가 자라 열매를 맺게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보고 나서 나는 성찬예식을 통회하는 마음으로 시작한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알아들었다. 하나님의 은총의 물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부서져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우리 마음에 은혜의 물이 임하기 위해서는 딱딱한 마음이 부서져야 한다. 예수님은 마음을 땅에 비유하셨다. 굳은 땅에는 말씀의 씨앗이 뿌리를 내릴 수 없다. 말씀의 씨앗이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굳은 땅을 기경해야 한다. 굳은 땅을 기경하는 일이 굳은 땅을 부수는 일이다. 인간의 굳은 마음이 언제 부서지는 경험을 하게 될까. 그것은 고난을 통해 가능하다. 고통이 깊어질 때 굳은 마음은 부서지고, 눈물이 흐르게 된다. 눈물이 마음으로 흘러 내려갈 때 마음은 부드러워진다. 그때 말씀이 우리 안에서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게 된다. 

하나님은 부서짐을 통해 우리를 재창조하신다. 하나님은 토기장이시다. 토기장이 손에 있는 진흙은 부서진 흙의 열매다. 가끔 하나님은 토기장이가 되셔서 우리를 부서뜨리신다. 그리고 다시 새롭게 창조하신다. 부서짐은 새 생명이 태어나는 데 꼭 필요한 과정이다. 한 생명이 태어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어머니의 자궁이 상처를 입어야 한다. 양수가 터지고, 피가 쏟아지는 과정을 통해 아이가 태어난다. 엄밀한 의미에서 자궁이 깨어지고, 부서지는 아픔을 경험하는 과정을 통해 아이가 태어나는 것이다. 

헤르만 헤세는 “새는 알 속에서 빠져나오려고 애를 쓴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기를 원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부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피카소는 “창조가 있기 전에 파괴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예술가다운 표현이다. 여기서 말하는 파괴는 긍정적인 파괴를 의미한다. 재창조를 위한 파괴를 의미한다. 애벌레에서 나비가 나오기 위해서는 애벌레는 부서짐을 경험해야 한다. 부서짐의 아픔 과정을 통과함으로 나비는 태어나고, 나비는 날 수가 있다. 나비는, 스스로 날 수 있는 힘을, 애벌레의 껍질을 깨고 나오는 고통스런 시간을 통해 얻게 된다. 그것은 남이 도와주어서는 안 되는 과정이다. 남이 도와주면 나비는 결코 날 수 없게 된다. 나비는 껍질을 벗고 나오는 힘든 과정을 통해 날 수 있는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부서짐의 과정을 통해 비상할 수 있게 된다. 비상하기 위해서는 버리고 비워야 한다. 나비는 애벌레를 버려야 날 수 있고, 독수리는 둥지를 버려야 날 수 있다. 또한 비워야할 것을 비워야 한다. 비우기 위해서는 부서져야 한다. 부서지지 않으면 비울 수가 없다. 얼마 전 대장 내시경을 했다. 대장 내시경을 하기 위해 먼저 약을 먹고 물을 마시면서 내장 내에 있는 모든 것들을 비워야 했다. 약을 먹은 후에 물을 거듭 마시는 동안 내장에 있는 것들은 부서졌고, 부드러워졌고, 쏟아졌다. 내장을 비우게 한 것은 내장 내를 잘 보기 위함이다. 

비울 때 잘 보인다. 잘 비우기 위해서는 부서져야 하고, 부드러워져야 한다. 부서짐을 너무 괴로워하지 말라. 하나님의 손에 부서진 자신을 맡기라. 하나님은 부서짐을 통해 우리를 더욱 아름답게 만드시고, 더욱 가볍게 만드셔서 비상하도록 도와주신다. 나는 부서짐을 은총이라 믿는다. 그래서 부서짐을 경험할 때마다 고요히 아픔을 견디며 감사드린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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