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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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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 용혜원 시인 (유머자신감연구원 원장)
 

연말이 가까이 오면 이곳저곳에서 동창회가 열린다. 지나가는 세월이 아쉬운 듯 사람들은 친구를 만난다. 다정하고 정겨운 친구가 있다는 것은 인생을 맛깔나게 만들고 삶에 재미를 더해 준다. 인디언 속담에 “친구란 내 슬픔을 등에 지고 가는 자”라는 말이 있다. 진정한 친구란 생사고락을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이다. 필요할 때만 부르는 것은 친구가 아니다. 친구란 늘 가까운 사이, 늘 정겨운 사이다. 그래서 한 해를 보내기 전에 친구들과 오래간만에 만나 살아온 삶을 이야기하고 지나온 삶을 추억하고 살아갈 삶을 계획하는 것이다. 친구란 이 각박한 시대 시원한 생수같이 좋은 것이다. 

친구 중에는 만나면 정말 좋고 문득문득 생각이 나면 달려가서 만나고 싶은 이가 있다. 친구란 모든 것을 알면서도 다 받아주는 것이다. 데비 엘리슨의 말처럼, 친구란 자유라는 의미에서 유래되었다. 친구란 우리에게 쉴 만한 공간과 자유로움을 허락하는 사람이다. 친구가 없다면 세상살이가 얼마나 외롭고 쓸쓸하게 될지 알고 있다. 언제가 강의를 하러 갔다가 식당 벽에 쓰인 글귀를 보았다. “우정도 산길과 같아서 서로 오고 가지 않으면 잡풀만 무성할 것이다.” 가까운 친구일수록 자주 만나야 한다. 서로 격의 없이 친하려면 자주 만나야 한다. 아무리 서로 좋았던 사이라도 자주 못 만나면 서먹서먹할 수밖에 없다. 올해가 다 가기 전에 부르고 싶고 만나고 싶은 친구를 만나자. 

친구는 세 종류가 있다고 한다. 첫째는 빵 같은 친구다. 늘 만나면 좋고 늘 그리운 친구를 말한다. 둘째는 약 같은 친구다. 어려운 일이나 힘든 일이 있을 때 앞장서서 도와주는 친절하고 의리 있는 친구를 말한다. 셋째는 질병 같은 친구다. 늘 돈만 꿔 달라 하고, 밥 한번 안 사고 사랑하는 사람을 빼앗아가고 늘 귀찮게 하는 친구를 말한다. 우리는 과연 어떤 친구일까. 빵이나 약 같은 친구가 되어야 나이가 들어갈수록 우정도 깊어지고 동행하는 기쁨도 더해질 것이다. 

세상의 수많은 친구들에게 시 한 편을 선물한다. 제목 ‘친구야’. 

“친구야!, 연락 좀 하고 살게나, 산다는 게 무언가, 서로 안부나 묻고 사세. 자네는 만나면, 늘 네 생각하며 산다지만, 생각하는 사람이, 소식 한 번 없나. 일년에 몇 차례 스쳐가는, 비바람만큼이나, 생각날지 모르지. 언제나, 내가 먼저 소식을 전하는 걸 보면, 나는 온통, 그리움뿐인가 보네. 덧없는 세월 흘러가기 전에, 만나나보고 사세. 무엇이 그리도 바쁜가, 자네나 나나 마음먹으면, 세월도 마다하고 만날 수 있지. 삶이란 태어나서, 수많은 사람 중에, 몇 사람 만나, 인사 정도 나누다 가는 것인데. 자주 만나야 정도 들지, 자주 만나야 사랑도 하지.”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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