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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KBS의 종교편향 지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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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언론회 논평] KBS의 종교편향 지나치다


공영방송인 KBS는 지난 ‘설’ 연휴 기간인 2월 5일과 6일에 걸쳐 특정 종교를 선명하게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토요일인 5일 오후 6시 50분에는 KBS1에서 특집 다큐로 미국 유니온 신학교의 폴 니터 교수의 한국 ‘선 기행’을 다룬 ‘나에게 너를 묻다’라는 프로그램을 선 보였다.

그 내용에 보면, 폴 니터 교수는 특정 종교에서 지칭하는 대사(大師)로부터 ‘법문’과 ‘법명’을 받는 장면이 나온다. 주는 쪽은 권위가 있고, 받는 쪽은 수혜자가 되는, 일종의 우월감에 대한 상징성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그리고 폴 니터 교수가 새해 첫날(음력)부터, 특정종교에서 ‘선 체험’과 함께 ‘선문답’을 주고받도록 하는 것도 일상적 개념이 아님을 설정한 듯하다.

폴 니터 교수는 20년간 가톨릭의 신부로 있다가 기독교로 옮긴 전력이 있고, 진보적·자유주의적 경향을 가진 신학자이다. 그의 특이한 행보와 특정 종교의 협조를 탓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공영방송 KBS가 ‘종교적 갈등’이니 ‘평화적 공존’이라는 거창한 화두로 결국은 특정 종교의 수행법을 소개한 것은 그 종교에 대한 홍보에 목적이 있지 않았는지 의아스럽다.

공영방송인 KBS는 이날 무려 55분간에 걸쳐 설 연휴에 쉬고 있는 국민들의 시선을 붙잡아 두고, 특정종교의 우월성(?)을 적극적으로 알린 셈이다. 폴 니터 교수는 과연 간화선의 화두인 ‘참 나’를 짧은 시간 동안, 발견하고 깨달았을까?

또 하나는 6일 KBS2에서 “다큐멘터리 3일”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역시 특정 종교의 체험이 담겨 있는 템플스테이 장면을 전적으로 보여주는 방송을 하였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가족 단위, 아이들, 연인과 부부, 개인 등 다양한 참가자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템플스테이의 장점들을 드러내려고 애쓰고 있다.

물론 개인별로 종교적 체험이나 선택은 자유이다. 또 복잡한 세상을 떠나 산사(山寺)에서 조용히 지내고 싶은 것도 개인적 취향이다. 그러나 공영방송이 새해 설 벽두부터 연속해서 특정 종교를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것은, 공정성이 우선이어야 할 기준이 무너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템플스테이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종교편향’의 가장 대표적인 논란거리이자, 사찰 체험 프로그램임에 틀림없다. 특정 종교에서 필요에 의하여, 이런 프로그램을 하는 것이라면 그 자체를 뭐라고 비판할 수는 없다.

그러나 템플스테이가 종교편향의 문제로 우리 사회에서 시끄러운데, 공영방송인 KBS가 굳이 이런 내용을 영상에 담아 방영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종교편향’이란 말이 애초부터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공정하여 국민들과 시청자들로부터 사랑과 인정을 받아야 할 공영방송 KBS가 이런 방송물을 내보내는 것은 공정성을 상실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 사회의 소식과 정보 유통의 역할을 하고 있는 KBS가 우리 사회 분위기를 모를 리가 없는데, 이런 행보를 보이는 것은 결국 이런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과 또 다른 종교를 무시하는 셈이 된다.

KBS는 아마도 기독교의 기도원이나 수양관에서 개인의 신앙 체험이나 예배의 모습을 방영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하나는 당장 특정종교에서 ‘종교편향’을 한다고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또 하나는 KBS가 이런 발상 자체를 하지 못할 것이다. 그것은 그 특정종교만이 ‘전통종교’라는 편견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KBS는 이뿐 만이 아니라, 저녁 9시 메인 뉴스 시간대의 오프닝 영상에서도 곧 잘 사찰들의 모습을 보여 줄 때가 있다. 이는 지혜롭지 못하거나 의도적으로 특정 종교를 부각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들이 낸 시청료로 운영되고, 방송의 질과 품위를 높이기 위하여 현재 그 시청료를 대폭 올리려는 시점에서, KBS가 과연 이런 식으로 종교편향을 일삼는 것은 옳은 것일까? KBS의 사려 깊지 못한 행동으로 종교간 상호 존중의 분위기가 깨질 수 있고, 우리 사회 통합에 역행하는 것을 왜 모를까.

KBS가 지난 5일 방송한 내용으로 볼 때, 특정 종교가 기독교보다 우월하다는 인식을 심어 주기에 충분했다고 본다. 6일의 방송에서도 특정 종교의 장점을 크게 부각시켜 ‘포교’를 돕고, 특정 종교의 종교체험 프로그램에 대한 사회적 반감을 불식시키는 역할을 했다고 본다.

KBS가 의도했던, 의도하지 아니했던, 분명히 이런 식의 방송은 ‘종교편향’의 대표적 사례가 될 것이다. KBS의 각성을 바란다. 굳이 공영방송에서 방송하지 않아도 될 내용을 국민의 재산인 비싼 전파를 사용하면서, 시청자들에게 강요하듯 방영하는 것은, 또 다른 시청자를 자극하는 것이다. 이는 KBS의 전적인 책임이다.

KBS가 말로만 ‘공정’이니 ‘사랑받는 방송이 될 것이라’고 외칠 것이 아니라, 균형 잡힌 방송 내용에 대한 고민과 함께, 어떤 것이 ‘종교편향’인지를 구별하는 분별력부터 키우기를 바란다.

- 출처 : 크리스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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