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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독교 윤리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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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윤리란 무엇인가 

- 강병오 교수 (서울신학대학교 기독교사회윤리학)
 

성서의 최고 덕목은 사랑

프리드리히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 “도덕에 대해 설교하기는 쉽지만, 도덕을 정의하기는 어렵다.” 사실 도덕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해도, 도덕이 도대체 무엇이냐 물으면 딱 집어서 말하기 어렵다. 도덕의 뜻이 무엇인지를 알려면 우선 어원을 살펴보아야 한다. 

도덕(moral)은 라틴어 모레스(mores)에서 유래했다. 모레스는 더 거슬러 올라가 습관 혹은 풍습의 뜻을 담고 있는 그리스어 에토스(ethos)에서 나왔다. 이렇게 보면 우리는 도덕이 에토스에서 유래한 윤리(ethics)라는 용어와 거의 유사한 뜻으로 쓰이고 있다는 것을 쉽게 눈치 챌 것이다. 그렇지만 윤리학에서는 보통 도덕과 윤리, 두 용어를 구분해 사용하고 있다. 도덕은 ‘옳은 것과 그른 것, 좋은 것과 나쁜 것에 관한 가치판단 능력 혹은 그것과 일치하는 행동’을 말한다. 반면 윤리는 그런 도덕에 관한 비판적 성찰로 이해된다. 

그렇다면 기독교 윤리학에서 일컫는 도덕과 윤리는 무엇인가? 먼저 도덕에 대해 살펴본다. 하나님 말씀인 성서는 분명 도덕책은 아니지만 신앙 행위의 바른 지침으로서 신앙적 규범인 도덕, 예컨대 도덕적 덕목에 대해 풍성하게 전해주고 있다. 이런 덕목이 여러 형태의 계명이나 도덕률이 된다. 십계명이나 황금률(마 7:12)이 그렇다. 성서의 도덕적 덕목은 하나님이 내려주신 계시적 특성을 가진다. 자연적이 아닌 초자연적, 일반적이 아닌 특수한 성격을 띤다. 

성서가 말하는 도덕은 계시적인 가치들로서 사랑, 자유, 정의, 공평, 평화, 생명 존중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런 도덕적 가치들은 인간 내면에서 분출하는 선한 감정이나 의지의 요구로서 규정되는 것이 아니다. 주관적이거나 상대적인 것이 아니라 객관적이며 절대적인 것이다. 창조주 하나님이 인간에게 간절히 요구하고 바라시는 거룩한 덕목들이다. 그것들은 리차드 니버(H R Niebuhr)가 언급한 것과 같이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인간에게 주어진 고귀한 가치들이다. 

성서에 나타난 최고의 덕목이자 계명은 사랑이다. 이 사랑은 아가페다. 아가페는 고대 희랍세계에서 흔히 쓰는 다른 사랑, 즉 에로스(애정), 필리아(우정), 스톨게(가족애)와는 전혀 다른 용어다. 아가페는 창조주 하나님이 죄 지은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해 독생자를 십자가에 못 박는 그런 무조건적이고 절대적인 사랑이다. 신약성서에서 부활하신 예수님과 베드로 간 대화에서 네 번 사용된 필리아(요 21장)를 빼고 동사나 명사 형태의 사랑은 모두 아가페다. 마음과 뜻과 정성을 다하는 하나님 사랑과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는 그 사랑이 바로 아가페다. 

이렇게 성서가 가르치는 도덕이 일반 도덕과 다른 특별계시적 측면이 있다면, 기독교 윤리는 당연히 그런 도덕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다. 곧 도덕적 덕목 자체뿐 아니라 그것을 행하는 기독교인의 도덕적 행동에 대한 비판적 숙고다. 여기서 비로소 기독교 윤리가 무엇인지, 그 과제가 무엇인지 확연히 드러난다. 예컨대 기독교 윤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신앙인, 그리고 신앙 공동체인 교회가 공동체 안팎에서 성서에서 가르치고 있는 도덕적 행위에 대한 응답이 어떠한지 성찰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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