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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역경의 열매] 윤학원 <9> 내 인생의 악보는 성경… 잠들기 전 아내와 번갈아 낭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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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대학 교수가 되다니….’ 다리에 힘이 풀릴 정도로 놀랐다. 기도했다. 감사기도였다. 하나님의 섭리를 깨닫는 순간이었다. 그동안 삶의 조각들이 퍼즐처럼 조합됐다. 모든 여정이 하나님의 인도하심이었다. 극동방송을 통해 최고의 악보와 수많은 LP음반을 듣게 하셨고 선명회합창단에선 세계무대를 경험하며 교회음악의 세계적 조류를 경험하게 하셨다. 난 그저 성실히 살았을 뿐인데 그 모든 과정이 하나님의 훈련이었다.

1983년 3월 중앙대에서 정교수로 맞은 첫 학기부터 작곡법과 화성학을 가르쳤다. 당연히 마스터코랄도 지도했다.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작곡과 안에 ‘합창 지휘 전공’도 개설했다. 나는 현장 경험이 풍부한 지휘자였다. 학교에선 지휘 테크닉을 가르쳤지만 학생들에게 실제 현장을 견학시키며 지휘자가 갖춰야 할 노하우를 전수했다. 그야말로 지휘자의 모든 것을 가르쳤다. 옷 입는 법부터 무대 매너와 무대를 걷는 법, 인사하는 법과 프로그램 짜는 것까지 ‘실전 지휘자 수업’을 진행했다. 대학 1학년 때는 이상한 옷차림으로 결석을 밥 먹듯 하던 학생들이 합창을 배우면서 졸업할 때는 지휘자로 변해가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대학 강단에서 늘 하던 말이 있다. “지금 하는 일을 성실히, 또 최선을 다해 감당하라. 능력이 뛰어나지 않아도 최선을 다하면 인정받는다.”

내 경험도 다르지 않았기 때문에 제자들에게 늘 강조할 수 있었다. 난 재능이 뛰어나지 않았다. 다만 하나님이 주신 일에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 기회도 마찬가지다. 하나님은 우리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신다고 확신한다. 기회를 잡는 건 각자의 몫이다. 기회는 내가 최선을 다해 대접할 때 비로소 그 얼굴을 보여준다.

음악계엔 최선을 다했던 이들이 유독 많다. 이탈리아의 첼리스트였던 토스카니니는 심한 근시로 연주할 때 악보를 볼 수 없었다. 토스카니니는 아예 악보를 외우는 방법을 택했다. 단점을 극복한 것이었다. 어느 날 그에게 엄청난 기회가 왔다. 중요한 연주회 날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갑자기 쓰러진 것이었다. 당장 지휘자를 구할 길이 없었다. 하지만 토스카니니가 모든 악보를 외우고 있지 않은가. 그가 지휘봉을 잡았다. 연주회는 대성공이었다. 그때부터 그는 일약 세계적인 지휘자로 성장할 수 있었다.

기회란 이런 것이다. 노력하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한 사람에게만 살짝 얼굴을 보여주는 ‘기회’를 젊은이들도 잡을 수 있길 바란다. 인생은 되돌이표가 없다. 한번 흘러가면 그것으로 끝이다. 우리 모두는 지금도 악보의 마지막 소절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래서 신앙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내게 성경은 인생의 악보였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그랬다. 인생을 아름답게 연주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우리를 지으신 하나님이 지시하는 대로 따르는 것이 가장 지혜로운 방법이다. 작곡가가 지시한 악보와 지휘자를 무시한 채 단원들이 각기 노래한다면 합창이 될 리 없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다. 성경에 담긴 하나님의 가르침을 무시하곤 제대로 된 삶을 살 수 없다. 지금도 난 매일 저녁 아내와 잠자리에 들기 전 식탁에 앉아 성경을 두 절씩 번갈아 가며 읽는다. 내 인생의 악보를 살펴본 뒤 잠을 청하는 것이다.

정리=장창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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