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역경의 열매] 조동진 <4> 주일 출근 강요한 日 교장에 “결근계 내겠다”

by 운영자 posted May 10, 201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재생하기
201805100001_23110923945760_1.jpg
나는 육십갑자의 첫해인 갑자(甲子)년 동짓날에 태어났다. 갑자생(1924년)들의 운명은 참으로 기구한 데가 있다. 갑자년은 일본 관동 대지진이 일어난 다음 해다. 일본인들은 이 해부터 조선 사람들의 고혈을 짜서, 지진으로 폐허가 된 일본을 복구하려고 했다. 이렇게 시작한 갑자생의 비운은 일제가 조선 청년을 이른바 대동아전쟁의 총알받이로 싸움터에 몰고 가기 위한 징병제를 공포한 1943년부터 시작됐다.

일제는 앞서 1938년 4월 ‘조선 청년 특별지원병령’을 공포하고 가난한 보통학교 출신들은 모조리 끌어다가 일본 청년을 대신해 총밥이 되게 했다. 1943년에는 ‘학도지원병령’을 내려 중산층 자녀 인텔리 청년들을 싸움터로 몰아넣었다. 조선의 두뇌들을 솎아내어 전쟁터에 보냄으로써 반일 잠재 세력을 말살하기 위한 것이었다.

전쟁 말기에 접어든 일본 경제는 말이 아니었다. 식량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조선 사람에겐 중국 땅에서 콩기름을 짜고 남은 콩깻묵을 배급했다. 콩깻묵은 개돼지도 먹기 힘들 정도로 보잘것없었다.

일제는 칡넝쿨 공출이라는 것도 시작했다. 조선의 어린이들은 일곱 살만 되면 아침에 등교할 때 칡넝쿨을 한 짐씩 지고 학교에 가야 했다. 당시 나는 평북 의주군 고관국민학교 교사로 있었는데 내가 맡은 3학년만은 칡넝쿨을 못 따게 하겠다고 버텼다. 그랬더니 일본인 교장은 나를 불러 법을 무시하고 제멋대로 행동한다며 “당신, 불령선인(不逞鮮人)이야”하며 질타했다.

나는 어차피 징병 대상자였기에 악만 남아 있었다. 그래서 “뭐가 어째? 천황의 충성스런 황군이 될 나더러 불령선인이라니!” 하며 대들었다. 어느 날에는 “일요일이 없어진다”고 통보했다. 나는 웃으면서 말했다.

“당신, 이달부터 나를 교회에 못 나가게 하겠다는 말이지? 좋다. 결근계를 내고 가겠다.” 일제는 조선 민족의 사상 통제를 강화했다. 아침마다 동쪽을 향해 90도 경례하는 ‘동방요배’를 강요했고 집집마다 ‘가미다나(神壇)’를 만들어 아침저녁으로 손뼉을 치고 경배하게 했다.

그렇다고 내가 일본인을 증오하는 것은 아니다. 아버지는 “일본 사람은 미워하지 않지만 일본 제국주의 침략 정책은 미워한다”고 하시면서 자신의 항일 투쟁이 그리스도인의 신앙과 윤리에 어긋나지 않았다는 것을 항상 말씀하셨다. 나 역시 이 원칙을 따르고 있다.

아버지는 성경 지식이 탁월했는데 나가사키 형무소 시절 6년간 얻은 것이었다. 감옥에서 수없이 성경을 읽고 암송하셨다고 한다. 그런데 감옥에 있는 자신에게 성경을 준 사람은 일본인 장로였다. 도쿄 시마노마치교회의 마스도미야스자에몽 장로로, 러일전쟁 당시 조선에 출정했다가 일본의 대한(對韓) 정책에 회의를 느껴 군을 떠나 교회 일에만 힘썼다. 그는 나중에 조선에 건너와 전북 고창에 고창고등보통학교를 세우고 한국 청년을 양성했다.

아버지는 나가사키 형무소에서 일본인 죄수에게도 복음을 전했다. 세노 이로쿠라는 사기범으로 복역 중 병에 걸려 죽게 되자 아버지가 있는 병감에 이송돼 아버지를 알게 됐다. 아버지는 그의 간병도 하고 성경도 가르쳐 신앙이 들어가게 했다. 그는 아버지가 출감한 후 일부러 의주까지 찾아왔고 조선 청년 교육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의주 교회학교인 일신학교 일본어 교사를 했다. 아버지는 그를 ‘옥중에서 낳은 아들’로 불렀다.

정리=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짧은주소 : https://goo.gl/GGWjUP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날짜 조회 수 글쓴이
108083 설교 [가정예배 365-5월 11일] 사랑할 수 있음이 곧 은혜다 찬송 : ‘나는 갈 길 모르니’ 375장(통 421)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욥기 2장 7∼10절 말씀 : 오늘 본문은 동방 사람들 중에서 가장 훌륭한 자(욥 1:3)였던 ... 2018.05.11 9 운영자
108082 예화 진정한 사랑이었다면 진정한 사랑이었다면 한 해가 저무는 지금 한 해가 헛되었는지요? 세상이 너무 황망했었는지요? 너무 많은 상처를 받았는지요? 그렇다고 사랑을 포기하지는 마십... 2018.05.10 9 이주연 목사
108081 예화 살고 죽은 일이 별 것 아니고 살고 죽은 일이 별 것 아니고 살고 죽은 일이 별 것 아니요, 예수 따르는 일이 큰 일입니다. 이를 알기 전의 인생은 늘 제자리 일뿐 &lt;이주연&gt; &lt;산마루서신 http:... 2018.05.10 11 이주연 목사
108080 예화 진정한 기쁨과 자유 진정한 기쁨과 자유 삶의 진정한 기쁨이 없는 것은 진정한 회개가 없기 때문이고 삶의 진정한 자유가 없는 것은 참된 겸손에 이르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lt;이주... 2018.05.10 11 이주연 목사
108079 예화 웃음 꽃을 웃음을 잃지 마십시오. 웃음을 잃는 순간부터 인생의 배가 기울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다시 미소를 찾는 순간 배는 다시 중심을 찾기 시작합니다. 마음의 그 중... 2018.05.10 7 이주연 목사
108078 예화 죄악을 지으면서도 죄악을 지으면서도 어리석은 이는 죄악을 지으면서도 멈추어 서지 아니하나 지혜로운 이는 선을 행하면서도 멈추어 자신을 돌아다 봅니다. 어리석은 이는 죄악의... 2018.05.10 9 이주연 목사
108077 예화 웃는 얼굴 웃는 얼굴 중국의 격언이다. 웃는 얼굴을 갖지 않은 자는 가게를 열지 말지니라. 밑천은 하나도 들지 않지만 소득은 큰 것 주어도 줄지 않고 받는 사람은 풍성해... 2018.05.10 6 이주연 목사
108076 예화 살았다고 다 산 것인가 살았다고 다 산 것인가? 제 몸 가죽 주머니 속의 욕망을 따라 물질로 사느냐 아니면 하늘의 뜻을 따라 용기로 사느냐에 의해 살았으면서도 죽은 자가 있고 죽어... 2018.05.10 9 이주연 목사
108075 예화 교회는 거룩하고 선한 양심 세력이 되는 것 교회는 거룩하고 선한 양심 세력이 되는 것 마틴 루터 킹 목사님은 말합니다. &quot;교회가 할 일은 국가의 종교 행사를 담당하는 것(목사)이 아니라, 국가의 양심이 ... 2018.05.10 5 이주연 목사
» 칼럼 [역경의 열매] 조동진 <4> 주일 출근 강요한 日 교장에 “결근계 내겠다” 나는 육십갑자의 첫해인 갑자(甲子)년 동짓날에 태어났다. 갑자생(1924년)들의 운명은 참으로 기구한 데가 있다. 갑자년은 일본 관동 대지진이 일어난 다음 해다... 2018.05.10 8 운영자
108073 설교 [가정예배 365-5월 10일] 신비로운 주님의 사랑이 인생을 감싸줍니다 찬송 :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 338장(통 364)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욥기 1장 12절, 2장 6절 말씀 : 욥기는 그의 울타리(보호장치)가 차례로 시험대 ... 2018.05.10 7 운영자
108072 설교 분당우리교회 주일설교 이찬수 목사 | 무엇을 전수해줄 것인가 | 2018-05-06 고화질 2018.05.09 21 분당우리교회
108071 칼럼 [역경의 열매] 조동진 <3> 믿음·인품·열정의 윤치병 목사에 큰 감명 나는 항상 내 삶의 근원을 생각하곤 한다. 그때마다 떠오르는 이름들이 있다. 모두 아버지의 생애에 영향을 주거나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다. 이분들은 모두 한국... 2018.05.09 7 운영자
108070 설교 [가정예배 365-5월 9일] 피할 수 없는 일 찬송 : ‘시험 받을 때에’ 343장(통 443)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욥기 2장 1∼5절 말씀 : 사탄이 하나님 앞에 다시 섰습니다. 그는 자신의 말(욥 1:11)이 완... 2018.05.09 17 운영자
108069 설교 [가정예배 365-5월 9일] 피할 수 없는 일 찬송 : ‘시험 받을 때에’ 343장(통 443)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욥기 2장 1∼5절 말씀 : 사탄이 하나님 앞에 다시 섰습니다. 그는 자신의 말(욥 1:11)이 완... 2018.05.09 8 운영자
108068 설교 참된 부요 2018.05.08 17 이한규 목사
108067 설교 심판은 하나님께 맡기라 2018.05.08 12 이한규 목사
108066 설교 회복의 은혜를 입는 길 2018.05.08 19 이한규 목사
108065 설교 복음 사명자에게 필요한 것 2018.05.08 18 이한규 목사
108064 설교 성령충만으로 이뤄질 역사 2018.05.08 20 이한규 목사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410 Next
/ 5410


기독교 멀티미디어 전문사역자 커뮤니티 admin@godpeople.or.kr Copyright © Since 2001~Now godpeople.or.kr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