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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북·미 정상회담을 지켜봤다. 남북 정상회담에도 만감이 교차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남은 두 나라가 한 발자국 크게 내디뎠다고 생각했다.

1994년 6월 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은 김일성 북한 주석을 만나 벼랑으로 치닫던 북핵 위기를 반전시켰다. 당시 카터는 개인 자격으로 방북했다. 이를 계기로 백악관은 군사적 대치에서 외교적 해결로 의제를 바꾼다. 언론은 카터의 행보를 ‘극적’이라고 표현했다.

이번 두 정상의 만남은 놀라운 역사의 전환이자 하나님의 일하심이 아닐 수 없다. 언론들은 ‘역사적’ ‘세기적’ 만남이라고 평가했다. 언제나 그렇듯 하나님의 계획과 사람을 쓰시는 방법은 늘 인간의 예상을 벗어난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기도하며 그분의 뜻을 구해야 한다. 측량할 수 없는 하나님의 섭리는 우리를 더욱 겸손케 만든다.

그동안 북한을 총 24번 다녀왔다. 신의주부터 백두산 자강도 원산 통천 금강산 평양 강서 강동 황해도 판문점까지 다녔다. 처음에는 미국 시민 자격으로 시작했다. 윌리엄캐리대 고려연구소장 자격으로 김일성대에 초빙교수로 임명받고 다녔다. 남쪽에서 김일성에게 직접 교수로 임명받은 사람은 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게 북한을 왕래하며 했던 일은 북한 사람들을 미국으로 초청하는 일이었다. 북한 관리들을 미국 조지아주 해일즈에 있는 카터 집까지 데리고 갔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을 만나게 하고 로스앤젤레스 시장까지도 만나게 했다. 김일성은 고맙다며 나를 세 번이나 주석궁으로 초대해 환영해줬다. 나는 북·미 관계를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일념으로 그 일을 기쁘게 여기며 열심히 했다. 그 결과 카터 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했고, 빌리 그레이엄 목사가 김일성대에서 강의까지 했다.

그런데 하나님은 김 주석을 94년 7월 세상을 떠나게 하셨다. 하나님께서는 통일의 길을 여시기 위해 다른 길을 택하셨던 것이다. 그동안 나는 위로부터의 통일을 생각했다. 하지만 하나님은 아래로부터 통일을 준비하고 계셨다. 수많은 교회와 단체들이 통일을 위한 기도에 나섰고 지금은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아졌다. 아래로부터의 통일은 에스라와 느헤미야 같은 새로운 세대들에 의한 것이다.

예를 들면 중앙아시아 선교사였던 이민교 형제의 경우 북한 장애인을 사랑하고 섬기려고 북한에 들어갔다. 그는 북한의 장애인들에게 축구를 가르치며 전 세계를 누비고 있다. 그는 북한에 농아인을 위한 축구장을 세우려고 준비하고 있다. 이런 접근은 전혀 생각지 못했던 것들이다. 하나님은 다양한 사람을 여러 모양으로 사용하고 계신다.

지금은 화해와 통일로 가는 길목이다. 분열된 종파주의 교회를 북녘 땅에 이식하지 않기 위해서는 민족교회의 뿌리를 되살리는 민족교회운동이 절실하다. 한국교회는 신사참배와 우상숭배, 자기교만에 빠졌던 역사가 있다. 통일로 가는 길은 회개의 여정을 포함한다. 그래야 ‘통일행전 29장’을 쓸 수 있다.

바울의집 언덕 위에서 아침 해와 저녁노을을 감상한다. 아무도 찾아오는 이 없지만 외롭진 않다. 90년 인생을 여한 없이 살아왔던 탓일까. 그동안 미천한 사람의 얘기를 들어주어 고맙다. 부디 주님의 역사와 일하심만 기억해주기 바란다.

정리=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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