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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토요일 이른 아침, ‘거리의 사람들’을 만나러 간다. 새벽부터 준비한 불고기와 바나나, 오렌지 초코파이 레모네이드 커피 등을 차량에 싣고 “주님 오늘도 낯선 땅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이웃들을 만나러 갑니다. 그들의 마음을 위로해 주시고 그들의 마음속에 복음이 심어질 수 있도록 은혜 내려 주십시오”라는 기도를 하다 보면 어느새 미국 애틀랜타 도라빌 거리에 도착한다.

인력시장에서 일거리를 얻지 못한 일용직 근로자들이 불안한 표정으로 거리에 모여 있다. 오전 8시 이후 거리에 남아있는 사람은 대부분 일을 구하지 못한 이들이다. 비교적 일거리가 많은 여름에는 110∼120명, 일거리가 줄어드는 겨울에는 150∼200명 정도가 남아있다. 이들은 미국이란 낯선 땅에서 불법체류자로 살아가는 라티노(미국에 거주하는 라틴아메리카계 사람)이다. 일당을 벌지 못해 하루를 굶게 될 그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를 대접하자는 생각에 시작한 일이었다.

“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였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였고”(마 25:35)라는 주님의 명령에 순종해 2007년부터 남편과 함께 시작한 일이었다. 8년 전부터는 크리스탈 교회 성도 20여명이 함께하면서 라티노 사역은 자리를 잡았다. 나는 2014년 블루스카이미션이란 국악선교단을 만들어 외로운 노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있다.

사람들은 우리를 성공한 유학생 부부라고 했다. 그러나 그 성공의 이면에는 편애라고 할 만큼 크나큰 하나님의 사랑이 있었다. 또 무릎이 닳도록 기도하신 부모님의 다함없는 사랑도 있었다. 그 큰 사랑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남편 최우백 박사는 에이즈치료제 ‘트루바다’ 개발과 슈퍼박테리아 치료제 개발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과학자다. 그가 연구한 약들을 통해 고통당하는 많은 생명이 치료받을 것으로 믿는다. 하나님은 우리가 심고 뿌린 것보다 더 크게 넓게 가꾸어 주시고 열매를 맺게 해주셨다. 그동안 기도로 그려온 은혜의 시간을 지면을 통해 나누고 싶다.

한 해가 저물어가던 1984년 12월 28일, 9개월 된 아들 정환이를 업고 남편을 따라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남편은 이미 1년 전에 앨라배마 주립대학교 유기화학 박사과정을 전액 장학금을 받고 공부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다. 또 강의조교나 연구조교로 일하면서 매월 800달러 정도를 따로 받기로 돼 있어 생활비 걱정은 없었다. 당시 한국에서 대학원 과정을 공부하기 위해서는 돈을 내고 다녀야 했다. 하지만 미국에선 전액 장학금으로 박사과정을 공부할 수 있었고 생활비도 보장된 조건이었기에 우리는 유학을 결행했다.

1주일 동안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작은 시누이집에 머물렀고, 다시 애틀랜타 공항을 거쳐 투스칼루사행 비행기를 탔다. 그런데 예기치 않은 사건이 벌어졌다. 좌석번호를 받고 기내에 들어갔는데 남편과 내 자리가 멀리 떨어져 있었다. 스튜어디스에게 같이 앉게 해달라고 부탁하는 사이 우리 자리에 다른 사람이 앉고 말았다. 실랑이 끝에 영문도 모른 채 우린 좌석을 잃고 비행기에서 내려야 했다. 이민가방 6개는 주인도 없이 비행기와 함께 떠나버렸다. 화가 치밀었으나 영어가 서툰 우린 한숨만 쉬었다.

정리=이지현 선임기자 jeehl@kmib.co.kr

약력=△1959년 부산 출생 △부산 동아대 음대 △미국 머서대학원 종교음악 석사 △미국 웨스트민스터 콰이어대학원 오르간 연주 석사 △ 미국 애틀랜타 크리스탈교회 권사

짧은주소 : https://goo.gl/Ggq9g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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