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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시편과에배 -하나님을 기억함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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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과 예배: 하나님을 기억함에 관하여

 

강 소 라*

 

 

I. 서 론

 

구약의 예배 의식에는 제사, 정결케 하는 의식, 기도, 경배, 율법책 낭독, 언약의 재확인, 악기와 목소리를 통해 하나님을 찬송 등의 모습이 나타난다. 이러한 예배의 한 부분인 찬양과 기도 등에 시편이 이용되었다는 것은 대상16:1-36나 스3:10-11이 시편을 인용했다는 데서 유추할 수 있다. 또 모세의 찬양(출15:1-21;31:30-32:44)이나 느헤미야의 기도(느9:5-38) 등에서와 같이 시편을 직접 인용하지는 않았더라도 그 내용이 시편의 내용과 유사성을 보이므로 시편이 찬양과 기도에 쓰였을 가능성을 볼 수 있다. 또한 시편의 표제(예: 찬송, 안식일 시,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에서 시편이 예배나 특정 절기나 회합에 사용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덧붙여 시편의 내용에 나오는 회중, 제사, 성전으로 행진, 악기로 찬양 등의 표현이 시편이 예배에 사용되었을 가능성을 보여 준다.

 

하지만 Curtis가 지적한 것처럼 시편이 구약의 예배에서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자세히 묘사된 구절이 없고 고대 이스라엘과 현 21세기의 문화적 상이점으로 인해 시편의 양식(pattern)을 현 시대의 예배에 접목시키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시편에 나타난 삶의 정황(예: 고난, 고통, 등)이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의 정황과 별반 다를 것이 없으므로 그것을 이해하고 우리의 삶과 경험에 적용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므로 이 글에서는 시편을 현 시대의 예배 양식에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가에 대한 것 보다는 시편의 내용 중 특별히 ‘하나님을 기억함’에 초점을 맞추어 현 시대의 개인이나 공동체가 예배와 삶에 재조명해야 할 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글을 통하여 하나님과 하나님이 하신 일을 기억하고 되새기는 행위는 과거, 현재, 미래를 이어주는 역동적인 행위이며 개인과 하나님, 개인과 이웃 간의 살아있는 의사소통을 지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II. 예배와 하나님을 기억함

 

하나님을 예배한다는 말은 Dyrness와 Martin이 각각 정의한 바와 같이 “믿는 자들의 하나님의 계시에 대한 응답(response)”이며 “하나님께 최상의 경의(supreme worth)를 돌리는 것”을 의미한다. 구약에서 예배와 관련된 단어로 대표적으로 ???(hisht. 엎드리다, 절하다)와 ???(섬기다, 일하다), 또 ???(두려워하다), ???(구하다, 찾다) 등이 쓰였는데 이 히브리어 단어들이 하나님께 경의를 표함, 하나님을 섬김, 하나님을 경외함, 하나님을 구함 등의 예배에 함축된 의미를 나타내고 있다.

 

이런 예배의 의미에는 예배자가 하나님이 누구시며 하나님이 행하신 일을 기억하는 행위가 포함되어 있다. 기억함과 예배와의 관련성은 시22:21-31에 잘 나타나 있다. 시22:27a에 ‘기억하다’라는 동사 ???가 나오는데 이 동사는 바로 뒤에 예배를 뜻하는 ???(절하다)와 병행 구절을 이루어 “기억의 행위가 경의와 예배의 행위”임을 증거한다. 또한 27절 앞 뒤 구절에 위 단락에서 열거한 예배와 관련된 네 단어, ???(경외하다: 23, 25절), ???(구하다: 26절), ???(절하다: 29절), ???(섬기다: 30절)가 모두 나오고 덧붙여 ???(절하다: 29절)동사까지 나와 기억의 행위가 하나님을 예배하고 경외하는 것과 밀접한 관계임을 보여 준다.

 

시편에는 기억이란 단어가 구약 다른 책보다 상대적으로 빈번하게 나와 기억의 행위와 그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히브리어 동사 ???는 구약에서 222회 나타나는데 그 중 사분의 일 정도가 시편에 나온다(53회). 명사형인 rk,zE(기억)는 구약 전체에 23회, 시편에서는 그 절반(11회)이 나타나며, 다른 형태의 명사형인 !ArK'zI(기억, 기념)은 구약에서 24회, 시편에서는 그 예가 나오지 않는다.

 

사람이 하나님에 대해 기억한 내용은 크게 나누어 하나님 자체와 하나님의 하신 일이다. 동사형으로는 하나님과 하나님의 이름(시20:7; 42:6; 45:17; 63:6; 77:3; 78:35), 의(시71:16; 119:52), 언약(시103:18), 기사와 옛일(시77:11; 105:5; 143:5)을 기억한다고 나온다. 명사형으로는 하나님과 그의 성품(시6:5; 30:4; 97:12; 102:12; 145:7) 그리고 그의 기사(시111:4)를 기억한다고 나온다.

 

 

III. 하나님을 기억함과 과거

 

Brueggemann이 관찰한 대로 이스라엘은 자유로이 상상력을 동원하여 하나님을 다양한 비유적 인물(예: 왕, 용사, 아버지, 재판장, 목자 등)로 묘사했다. 이러한 하나님의 이미지는 시편에서 더 다양하고 풍부하게 나타나 있고 특히 창조자와 왕, 그리고 구원자로서의 모습이 두드러지게 나타나 있다. 이미지가 주는 특성상 시편의 청중들은 비유와 이미지를 통해 하나님과 하나님의 하신 일을 (단조로운 말로만 들었을 때 보다) 머리와 마음속에 더 생생하고 깊게 새길 수 있었을 것이다.

 

1. 창조자와 왕이신 하나님

 

시편기자는 창조자와 왕이 되신 하나님에 대해 자주 언급한다(시33:6-7; 93-97; 99; 104; 135:6-7; 136:5-9; 145; 148). 여기에는 하나님의 속성과 성품에 대한 묘사가 수반된다. 시 104편은 창조에 대한 놀라움을 열거하며 창조 안에 감추어진 창조자 하나님을 알린다. 시 145편에서는 하나님이 왕과 창조자 그리고 통치자 되심이 표현되었다. 이 하나님은 그 지으신 모든 것에 긍휼을 베푸는 자이시며(9절), 자기의 피조물과 백성에게 필요를 공급해 주시며(14-16절), 크시고, 의롭고, 은혜로이 자기 백성에게 다가가시는 분(3, 6-8, 17-20절)으로 묘사되었고 그의 통치가 영원할 것이라고 선언되었다(13절). 시 103편에서는 하나님의 인자하심을 강조하면서 하나님은 자기 백성에게 언약을 주시고 말씀을 주신 분이라고 서술하였다(18-20절).

 

2. 구원자이신 하나님

시편 곳곳에는 역사 속에서 하나님이 행하신 기사와 그 능력이 묘사되어 있어 하나님이 이스라엘의 구원자 되셨음을 잘 드러낸다. 하나님이 이스라엘에게 하신 일에 대해서는 ‘애굽에 내리신 재앙’, ‘홍해를 가르신 일’, ‘광야에서 불기둥 구름기둥으로 인도하신 일’, ‘물과 만나를 주신 일’, ‘땅을 주신 일’, ‘다윗과 언약하신 일’(시44; 74; 78; 81:5-7; 98:8-11; 105-107; 132; 135; 136:10-21) 등 특정한 사건을 기술하기도 하고, ‘옛날’, ‘주의 행사’, ‘기사’, ‘사적’(시44:1; 46:8; 66:5; 77:11; 118:23; 143:5; 145:4-7) 등의 단어로 일반화시켜 표현하기도 하였다.

 

구원자로서의 하나님은 개인의 삶에도 나타난다. 시편기자는 하나님이 자기를 구원해주셨다고 자기의 경험을 거듭 말한다. 그의 간증에는 ‘부르짖음-응답-구원’이라는 조합이 자주 나온다(시18:6, 16; 40:1-2; 81:7; 118:5). 시 34편에서 이 조합은 각 4, 6, 17절에 세 번 반복되어 등장하여 하나님이 기도를 들으시고 응답하시고 구원하셨다는 사실을 강조하였다. 시 116편에서는 1-6절에 걸쳐 시편기자의 부르짖음과 하나님의 응답과 구원을 기술하기도 하였다.

 

하나님의 구속 사역과 하나님의 속성(또는 성품)은 긴밀한 관계를 이룬다. 하나님의 구원을 묘사하는 데 있어 구원을 나타내는 단어는 하나님의 성품을 나타내는 단어(예: 의, 인자함, 신실함 등)와 병행하여 쓰이거나 구원이란 단어를 대신해서 쓰였는데 이러한 예에서 그 관계를 관찰할 수 있다.

 

 

 

IV. 하나님을 기억함과 현재

 

하나님 자신과 하나님의 하신 일을 기억하는 행위는 현재에 있어 하나님을 향한 인간의 찬양과 감사, 기도와 간구, 그리고 소망과 확신에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1. 찬양과 감사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과 하나님이 행하신 일을 기억하는 데에 수반되는 제일의 행위는 하나님께 대한 찬양과 감사다. 하나님과 그의 행사는 인간이 드리는 찬양과 감사의 직접적이고 근본적인 동기다. 하나님의 피조물이며 구속 받은 자로서 이스라엘은 하나님을 향하여 목소리, 악기, 노래, 춤 등을 이용해 찬양과 감사를 표현하였다.

 

찬양과 감사의 이유는 하나님의 인자하시고 성실하신 성품(시100:5; 117:2), 영광(시8:1; 19:1; 66:2), 일과 권능(시66:3), 돌보심(시8), 말씀(시18:30; 19:7-11), 창조(시19:1-6) 등의 과거와 현재에 나타난 하나님의 속성과 베푸신 일이며, 이뿐만 아니라 미래에도 구원을 베푸실 일(시9:2-3)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찬양과 감사의 동기를 나타내는 데에는 히브리어 접속사 yKi(왜냐햐면)의 역할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시 117:1-2나 118:1에서처럼 117:1과 118:1에 “찬양하라”와 “감사하라”의 외침 바로 뒤에 yKi절이 나와 찬양과 감사를 해야 하는 이유가 뭔지를 확실하게 제시해 준다:

 

 

시 117:1-2 찬양하라(Wl?l.h;() +왜냐하면(yKi) 여호와의 인자하심이 크고...

시 118:1 감사하라(Wd?Ah) +왜냐하면(yKi) 여호와는 선하시며...

 

2. 기도와 간구

하나님과 그의 행하신 일을 기억함에 있어 수반되어 나타나는 다른 행위는 기도와 간구다. 기도와 간구에 있어서 하나님과 그의 하신 일은 시편기자가 하나님께 간구하는 근거와 기도 응답을 받을 수 있는 근거가 되고 또한 응답을 재촉하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시편에서는 하나님께 탄식과 간구를 아뢰는 시편기자의 모습이 자주 등장한다. 시편기자는 주변에 많은 대적으로 인해 곤란을 당하고 있다고 자기의 처지를 알리고(시3:1; 10:2-10; 17:9-12), 때로는 삶과 죽음 앞에 있다고 그 심각성을 토로하기도 한다(시13:3; 18:4-5; 88:3-12). 시편기자는 하나님께 악인의 악한 행동을 밝히고(시40:14-15; 41:5-8; 64:2-6; 69:4, 140:2-3, 5) 때로는 그들의 말을 직접 인용하면서 악인을 고소하며 (시3:2; 41:5, 8; 73:11; 83:4) 하나님이 자기의 편이 되어 주시기를 기대한다. 시편기자는 또한 자기의 죄와 질병으로 인해서(시38:4-5; 40:12; 41:4), 친한 친구와 이웃에게 버림을 받아서(시38:11; 41:9; 55:12-14), 때로는 하나님께 고통을 받아서(시39:10; 44:9) 힘든 시간을 보낸다고 탄식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시편기자는 하나님께 자신을 잊지 말고(시10:12), 은혜를 베푸사 병을 낫게 하시고(시6:2; 41:4), 죄를 용서해 주시기를(시25:7; 51:3) 간구한다. 또한 자기를 괴롭히는 악인을 벌하시며(시40:14-15; 69:22-28; 140:8-11) 그 악인으로부터 자기를 구해달라고(시17:13; 70:1; 141:8; 143:9) 요청한다.

 

시편기자가 이렇게 하나님께 간구할 때 그는 과거 역사와 자신의 경험 속에 나타난 하나님의 성품, 주권자 되심, 기사와 사적, 말씀, 그와 맺은 언약을 거듭 기억하고 재언하였다. 여기에는 하나님이 이것들을 상기하여 자기에게 자비와 구원의 응답을 속히 내려 주시기를 바라는 시편기자의 바람이 은연중에 드러나 있다.

 

시편기자의 기도와 간구의 또 하나의 특징은 그가 자기의 상황을 하나님께 알릴 때나 하나님의 구원을 간구할 때에 매우 솔직하고 적극적이며 하나님의 눈치를 살피지 않는다는 데 있다. 위에서 보았듯이 그는 적나라하게 악한 이들을 고발했고, 숨기지 않고 자신의 죄와 질병, 외로움과 괴로움을 알렸으며, 하나님이 주시는 고통에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간구할 때에도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하나님을 대면하면서 “언제까지 (기다려야 합니까)?”(시6:3; 13:1; 79:5; 89:46), “왜 저의 환란 때에 숨으십니까?”(시10:1)라며 하나님의 응답을 재촉하기도 하고, “죽으면 어떻게 하나님을 기억하겠습니까?”(시6:5; 30:9; 88:10-12; 115:17), “왜 악인을 그대로 두십니까?”(시9:19; 10:13)라며 하나님을 채근하기도 했다.

 

시편기자는 이런 식으로 하나님과 적극적인 의사소통을 하면서 자신과 하나님 간의 관계를 재정립해 나갔다. 하나님이 찬양과 감사를 듣고 영광을 받으시고 시편기자를 기억하기를 바라며, 하나님이 자신의 기도와 간구를 듣고 지금까지 그래왔듯 이번에도 자기에게 하나님의 인자하심과 구원을 보여주기를 소망한 것이다.

 

3. 확신과 소망

시편기자는 과거 하나님이 자기의 기도를 들으시고 자기를 구원하셨던 경험을 기억함으로써 현재 자기가 고통 속에 간구하는 기도에도 하나님이 응답하실 것이라는 소망과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시7:17; 26:12; 35:28; 52:9). 시편기자의 소망과 확신에는 하나님이 자신을 구원해 주시고, 죄를 사해 주시고, 길을 지도해 주셔서 시편기자 자신과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자신과 원수 사이에는 공의로운 심판이 있을 것임을 바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탄식시의 마지막에 찬양의 요소가 등장하는 것은 바로 시편기자의 확신과 소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탄식시가 찬양과 감사로 끝난 것처럼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우리가 향해야 하는 목적지는 바로 찬양과 감사라고 한 Miller의 표현이 적절하다.

 

 

V. 하나님을 기억함과 미래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과 그의 하신 일의 영향력은 과거, 현재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고 미래에까지 그 영향력을 행사한다.

 

1. 개인의 변화

하나님을 기억하는 것은 “역동적인 현상”으로 기억하는 자의 삶에 ‘변화’라는 반응을 요구한다. 시 78편 서두에 시편기자는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기사를 듣고 교훈을 얻으라고 권고 하면서 하나님이 애굽과 광야 시절에서 다윗 시대에 이르기까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베푸신 놀라운 일과 그의 신실하심을 서술한다. 하나님의 신실하심에 반해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언약과 율법을 지키지 않고 오히려 하나님께 반항하고 하나님을 시험하며 격동하게 하였는데 시편기자는 이러한 이스라엘의 불순종과 패역한 행동이 역사를 통해 베푸신 하나님의 기사와 신실함을 잊은 것과 관련되었다고 지적한다(시 78:10-11, 40-42절).

 

이렇듯 시편기자는 청중에게 단순히 과거사를 되풀이해 말하는 것을 넘어서서, Greenstein이 말한 대로 ‘기억’이라는 효과적인 매개체로 청중을 교육시켜 그들이 변화하도록 즉, 청중이 하나님의 과거에 베푸신 능력과 사적을 다시 기억하여 계속 하나님과의 맺은 언약을 수호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데에 목적을 두었다.

 

또한 시편기자는 기억에 있어 이스라엘과 하나님간의 상호관계를 보여 주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이 저희를 죽이실 때에야(시78:31-33; 민13-14) 비로소 하나님을 찾았고 하나님이 저희의 구원자임을 기억했다(시 78:34-35). 하지만 그 마음에 정함이 없고 언약에 성실하지 못하였다(78:36-37). 하나님은 이런 이스라엘을 용서하시고 참으실 뿐 아니라 인생이 육체뿐이며 바람과 같은 존재임을 기억하셨다(78:39; 103:14). 또한 이스라엘과 맺은 언약과 자비로움으로 이스라엘을 기억하시고 구하셨다(시98:3; 105:8, 42; 106:45; 111:5). 이런 것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예배가 바로 인간의 편에서는 하나님의 행하신 일을 기억함으로 하나님께 찬양을 드리며 하나님 편에서는 인간을 기억함으로 그의 관심과 간섭을 드러내는 장이라고 한 Allen의 말이 타당하다.

 

덧붙여 사람이 하나님을 기억함에 앞서 상기해야 할 것은 하나님이 먼저 사람을 생각하셨으며(창8:1; 30:22; 출32:13; 시 8:4; 115:12; 느13:22), 사람과 맺은 언약(창9:15; 출6:5; 시105:8, 42; 106:45; 111:5)과 더불어 사람의 연약함(시78:39; 103:14; 136:23)을 기억하셨다는 사실이다.

 

2. 공동체와 이웃에게 선포

하나님과 그의 구속사를 기억하는 일은 나와 내 삶에 영향력을 줄 뿐 아니라 내가 속한 공동체와 다른 이에게도 영향력을 준다. 하나님의 구원과 회복을 소망하고 확신하며 삶을 변화시켜 나가려는 시편기자는 공동체와 이웃을 초대하여 하나님의 자신을 구원한 이야기를 듣고 같이 찬양을 드리자고 권유하고 하나님이 하신 일을 후대와 이웃과 열방에게 선포한다.

 

시편기자는 자기가 과거에도 하나님과 그의 기사를 전파했고 현재에도 전파하고 있으며 미래에도 전파할 것이라고 말한다. 시 66:5에서 시편기자는 청중을 향해 “와서(???) 하나님의 행하신 일을 보라(???)” 또 66:16에서는 “와서(???) 들으라(???)”고 외친다. 그리고 이 외침 후에 출애굽과 광야 시절에 행하신 하나님의 기사와 구원을 선포하고(시66:6-12) 과거에 자기가 하나님께 부르짖었으며 하나님이 기도를 들으셨다고 간증하였다(시66:17-20). 시 40편에는 회중 앞에서 하나님이 자기를 건지신 사건을 말하며 하나님의 구원을 선포한다(시40:1-2, 9-10). 다른 시편에서는 시편기자가 미래에도 회중 앞에서(시22:25; 35:18; 111:1), 열방 중에서(시18:49), 성전에서(시27:6) 하나님을 찬양하고 전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힌다.

 

또한 시편기자는 현 세대에 전파의 의무가 있음을 전달한다. 시 78편에 그는 청중을 권고하며 가르침을 주는데 그 내용은 그들이 조상에게 들어서(???) 알게된(???) 하나님의 기사와 능력 즉, 그들의 열조가 전해 준(???) 하나님이 과거에 행하신 일들을 후대에 전파하라는 것이다. 시편기자의 이러한 권고는 현 세대가 전 세대와 후 세대를 이어주는 연결 고리로서 하나님의 증거를 통한 교훈이 끊어지지 않게 하는 역할이 있음을 명백히 알려 준다. 이 권고는 구약의 다른 책에서 자식은 아비와 어른에게 물어 하나님과 하나님의 하신 일을 알고 기억해야 하는 의무가 있고(신32:7), 아비는 자식에게 가르치고(출13:8; 신6:7) 자식이 물어 올 때 대답하여 하나님과 하나님의 하신 일을 전하는 의무가 있다는 것(출 12:26-27; 13:14-15; 신 6:20; 수 4:6-7, 21-22)과 같은 맥락이다. 시편기자는 먼저 자기가 전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히고 청중도 이에 동참하리라는 소망과 의지를 밝혔다. 시 78:2-4절에 ‘나’(시편기자)와 ‘우리’(시편기자를 포함한 백성)라는 주어와 각 주어마다 ‘말하다’ 관련 동사가 두 번씩 반복되었고 긍정-부정 병행법을 이룬 데에 그 의지가 잘 나타나 있다:

 

78:2 내가 입을 열고(hx'?T.p.a,) 내가 발표하리니(h['yBi?a;)

78:4 우리가 숨기지 아니하고(dxe'k;n> al{) 우리가 전하리라(~yrIP.s;m.?()

 

여호와의 증거를 후대에 선포해야 하는 이유는 후대가 하나님의 증거를 알고(???) 다시 그들 자손에게 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며, 그 자손들이 그들의 소망을 하나님께 두고(???), 하나님의 행사를 잊지 않고(?? ???), 그 계명을 지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6-8절). 여호와의 증거를 다른 사람에게 전해야 하는 이유는 다른 사람들이 하나님의 사적을 듣고 기억하며 하나님의 사랑을 생각하게 되며(시64:9; 107:43), 두려워하여 하나님을 의지하고(시40:3), 돌아와서 예배하고(시22:27), 찬양하게 될 것을(시45:17) 기대하기 때문이다.

 

 

VI. 결 론

 

시편은 ‘하나님과 하나님의 행사를 기억하는 것’이 지나간 과거를 머리 속에 잠깐 떠올리는 단순하고 수동적인 행위가 아니라, 과거 역사를 통하여 창조주와 구속자가 되신 하나님과 그의 사적을 지금 생생하게 되살려 현재와 미래에 역동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행위라는 것을 밝혀 주었다.

 

시편기자가 하나님과 그의 사적을 기억함을 통하여 과거, 현재, 미래 속에 하나님과 자신, 자신과 자신, 그리고 자신과 이웃과의 의사소통을 이룬 것은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적용이 될 수 있고 적용되어야 한다. 시편에서는 구약 시대에 하나님이 창조주로서 또한 이스라엘의 구속자로서 보여주신 구원과 사랑을 끊임없이 되새김으로 현재를 살고 미래를 바라볼 수 있도록 도전하였다. 신약에서는 이 구약의 구속사에 덧붙여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통하여 하나님이 보여주신 인간에 대한 최고의 구원과 사랑을 기억하며, 현재의 기쁨이나 고난의 때에 하나님과 말씀을 의지하고 하나님과 이웃과 올바른 관계를 유지하면서, 하나님을 선포하고 미래의 부활을 소망하는 예배자가 되도록 도전한다고 적용할 수 있다. 현재에는 여전히 창조주와 구원자이신 하나님과 과거 구약과 신약시대에 베푸신 하나님의 구속의 역사와 지난날을 통해 나에게 하신 일을 회고하고 되짚어 가면서 찬양과 감사, 기도와 간구를 드리고, 그 후에는 소망과 확신을 가지고 현재의 나를 변화시키며 이웃에게 하나님을 전하는 일이 요구된다.

 

구체적으로 시편기자의 기도에서 배워야 할 점은 그가 고통 속에서도 간구했으며 그 간구의 마지막을 감사와 확신으로 하나님을 찬양하며 마쳤다는 것이다. 우리의 삶은 항상 orientation(정위)에 머물러 있지 않다. 오히려 disorientation(상실, 혼미)의 상황으로 옮겨 갈 때가 자주 있다. 하지만 탄식시를 통해 시편기자가 우리에게 예로 잘 보여주듯 현재의 disorientation에서 회복하여 reorientation(재정위) 또는 new orientation(새로운 정위)으로 움직여야 한다. 우리의 예배도 이처럼 확신과 소망을 품고 끝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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