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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목사의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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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형 수장(기독교연구소 소장

지계연 사모가 위암3기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무척 가슴이 아팠다. 지 사모는 수원 정자동 전하리교회를 담임하는 조한권 목사의 아내다. 지 사모의 소식을 듣고 이들과 친한 목회자와 지인들 모두가 한 마음으로 아파했다.

조 목사는 스스로 ‘돈 없고, 재능없고, 주위에 사람 없는’ 3무(無)의 목회자라고 말한다. 죽을 고비와 가난 등 인생의 모진 풍파를 겪고 늦은 나이에 목회길에 들어섰다. 그의 목회는 괴롭고 슬픈 여정이었다. 한 때 논바닥에 넘어져 온 몸에 똥칠을 하기도 했던 조 목사는 지금 의미있는 목회를 펼치고 있다. 교회는 부흥했고 경기도 동탄에 1500여평의 종교부지를 매입, 제2의 성전 건축을 시작하려 하고 있다.

3무의 목회자인 조 목사에게 보석처럼 빛난 존재가 있었다. 물론 아내 지 사모다. 믿음 좋은 권사님댁 딸이었던 지 사모는 선교사의 심정으로 조 목사와 결혼했다. 그리고 함께 고난을 겪으며 기도했다. 아내의 기도는 가정과 교회,나라를 세우는 능력이 있다. 지 사모의 간절한 기도는 남편을 목회하게 만들고 건강까지 회복하게 했다. 지독한 가난 속에서도 남편에게 매일 희망의 응원가를 들려줬다. 이들 부부는 개척 목회 시절부터 새벽기도 1시간 전부터 함께 손을 잡고 기도하며 하루를 시작했다.

조 목사는 개척시절에 가족들이 희생한 것이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개척 당시 사춘기를 보낸 조 목사의 큰딸 은희양은 친구들에게 축사 같은 집을 보여주기 싫어서 멀리 돌아서 학교에 다니기까지 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 조 목사는 소위 ‘성공한 목회자’의 반열에 올랐다. 지 사모가 이같은 남편의 모습을 보고 얼마나 기뻐했을지는 물어볼 필요도 없을 것이다. 목회는 안정기에 접어들고, 세상말로 ‘고생은 끝났다’고 생각되는 순간 아내는 위암 판정을 받았다. 의사는 마지막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조 목사의 가슴이 얼마나 찢어졌을까.

최근 몇 목회자와 함께 조 목사를 만났다.

“요즘 아내의 모습을 보면서 큰 은혜를 받아요. 마지막으로 항암치료를 하면서 만신창이가 된 아내가 말하더군요. ‘여보, 미안해요. 그러나 후회해서는 안되요. 주님의 은혜로 여기까지 왔잖아요. 제 걱정 말고 교회일 더욱 열심히 하세요’라고요. 바보같았지만 주님때문에 산 지난 시절이 후회스럽지 않다는 아내의 말에 얼마나 속울음을 삼켰는지 모릅니다.”

조 목사가 말을 이었다.

“목회란 이런 건가 봐요. 사명대로 살고, 사명대로 일하다 가는 것이지요. 아내와의 지난 시절을 생각하니 주님은 우리의 인간적인 욕심까지도 쓰시는 것 같아요. 벳세메스로 가는 암소와 같이 사명을 완수하고 마지막에는 자신까지 제물로 드리는 것이 목사와 사모의 삶이지요.”

조 목사의 사랑하는 아내, 지 사모가 속히 치유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이 소망이 혹 이뤄지지 않을지라도 말해주고 싶다. “지사모님은 누구보다도 훌륭한 인생을 살았습니다. 당신은 자랑스런 목사의 아내입니다.”

지 사모와 같은 이 땅의 목회자 아내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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