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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엄마<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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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쏠티나  [email protected]
          .....
  
    일기를 쓰던 하진이(2학년)에게 무심결에 글씨를 예쁘게 쓰라고 핀잔을 주었더니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러더니 울먹이는 소리로 "엄마, 이 글씨는 효원이 글씨를 따라 쓴 거란 말이예요. 효원이가 얼마나 글씨를 잘쓴다고요. 그래서 선생님 한테 일기 잘 쓰고 글씨도 예쁘게 썼다고 상도 받았단 말이예요. 선생님은 효원이만 칭찬해줘요. 저번에 불조심 그리기도 효원이가 받았단 말이예요(하진이 작품도 후보에 올랐음) 선생님은 맨날맨날 효원이랑 비교하면서 효원이를 본받으라고 한단 말이예요."
    나는 아차 싶었다. 선생님이야 아이들을 편애하실리 없으실테지만 이러다가는 아이마음에 상처만 주지 싶었다.

    하진이는 그동안 쌓였던 울분을 토해내기라도 하듯 평소 아이들이 자기를 귀여워 한다고 하던것을 이번에는 아이들이 자기를 꼬맹이라고 놀린다는 둥 이것저것 보태가며 자신의 서러움을 하소연했다.
    나는 외로운 아이의 마음을 감싸 주고자 안아주고 토닥거려주며 진심으로 위로해 주고자 노력했다.
    "하진아, 정말 속상했겠구나. 선생님이 효원이만 칭찬해 준다고 느껴져서.."
    내가 이렇게 위로하는데도 소심해진 목소리로  "엄마, 효원이는 뭐든지 잘한단 말이예요. 나는 효원이 보다 못해요. 효원이는 피아노도 잘치고 그림도 잘그리고 바이올린도 잘하고 뭐든지 잘해요"
     "하지만 하진아 엄마가 보기엔 하진이가 잘할수 있는것도 많은것 같은데.."
     "없어요. 다 효원이가 잘해요 피아노도 나보다 더 잘치고, 또 바이올린도 ....."
     아이의 말이 계속되는 동안 나는 머리속으로 하진이가 잘하는것을 애써기억해 내려고 빠르게 머리를 회전시키고 있었다.
    그러다가 "아참, 하진아. 요즘 엄마가 읽고 있는 책에 보니까 이런 내용이 있더라"  하면서 책을 가져와서는 그 부분을 보여주고 읽어 주었다. "이것 좀 볼래, 여기 나오는 아이도 다른 친구가 자기보다 더 그림도 잘그린다고 너처럼 속상해 하니까 자기 엄마가 <너는 청소를 잘 하잖니?>하고 말하는구나 봐 여기 있지"
    하진이는 '청소' 라는 말이 믿기지 않는듯 의아해 하더니 사실을 확인하자 보일듯 말듯한 미소를 지었다.
    이 기회를 놓칠새라 나는 얼른 하진이의 잘하는 점을 이야기 해 주었다.
    "하진아, 효원이는 예수님을 안 믿잖아. 그래서 너처럼 성경경시 대회도 못 나갈껄. 너 지난 번 성경경시대회에서 금상 받았잖아."
    그러자 고개를 끄덕거리며 수긍한다.
    "그리고 너는 우리교회 문화센터에서 동화구연 배우잖아. 효원이는 동화구연 같은 건 너처럼 못할껄, 그뿐인줄 아니? 너는 또 성경만화도 잘그리잖아. 그리고 만들기도 잘해서 선생님께 칭찬 받았다면서 너도 칭찬 받은것 있네?"
    그제서야 하진이도 기분이 좋아진듯 했다.
    "엄마, 맞아! 나는 만들기가 제일 좋아. 만들기가 이 세상에 없다면 난 못살것 같아."
    <만들기>라는 말에 완전히 기분이 풀린듯한 아이에게 또 책을 찾아서 <만들기를 잘하는 아이는 창의력이 좋다>는 제목이 있는 부분을 읽어 주었다.
옆에서 눈치빠른 진이(6살)가 언니가 최고라고 역성을 들고 있었다.
    그래서 나와 하진이 그리고 진이, 우리셋이서 하진이의 잘하는 점을 손꼽아 보았다. 하나, 둘, 셋....여섯가지나 되어서 우리들은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그때 하진이가 생각난듯 "엄마 내가 만들던 색깔 점토 어디있어요?"  하고 물었다.
    "저기 책꽂이 위에 있잖니"
     그러자 점토를 꺼내와서는 동생이랑 점토로 만들기를 시작한다.
    무엇이든 조그맣게 만들기를 좋아하는 아이는 점토로 자그마한 선물꾸러미(노란점토위에 연두색끈묶고 분홍리본까지단), 예쁜 작은 우산(노란 우산에 보라색 손잡이 파란색 꼭지가 달린 것), 그리고 선인장(고동색 화분과 초록색 선인장), 다람쥐, 토끼 등을 만들고는 오늘은 왠일인지 일찍 자겠다고 씻고 잠자리에 든다.
    기도를 끝마치고는 "엄마 나는 이 세상에서 엄마가 제일좋아" 하고 한마디 한다.
    "진아, 넌 기도안하니?"  언니의 물음에 내가 분명히 둘다 머리숙인 걸 봤는데 진이는 건성으로 기도했는지 "아참, 아까 다 못한 기도 해야겠다"  이런다.

    기도를 끝내고 진이도 누우면서 언니를 따라 "나도 엄마가 이 세상에서 제일좋아"한다.
    "고마워! 잘자고 예수님 꿈 꾸세요"  나도 대답한다.

    나는 정말이지 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엄마다.

    2001년 12월28일 금요일 일기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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