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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손에 쟁기를 잡은 자 (눅 9:5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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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쟁기를 잡은 자 (눅 9:51-62)

요즘 mbc에서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를 진행합니다. 다양한 장르의 가수들이  자신들에게 주어진 곡을 편곡해서 부르는데 노래 실력들이 대단합니다. 진행되는 과정에서 많은 논란이 있기도 합니다만 노래 실력들은 대단합니다. 가수들의 노래를 들으면서 느낀 것은 제가 아는 노래를 부르면 ‘아, 저 노래를 저렇게도 부를 수가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듣습니다. 그런데 제가 모르는 곡을 부르면 노래를 잘 한다는 것에는 공감을 하면서도 노래를 들으며 느끼는 감동은 적습니다. 그런 것을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알고, 경험한 것에 따라 느끼고, 이해하는 수용의 폭이 달라지는 것같습니다.    

하나님의 말씀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의 말씀도 얼마만큼 아느냐에 따라 깨달음의 기쁨과 감동의 깊이가 달라집니다. 시편 저자는 시편 19편 10절에는 ‘하나님의 말씀은 금 곧 많은 순금보다 더 사모할 것이며 꿀과 송이꿀보다 더 달도다’   라고 말씀을 깨닫는 기쁨을 ‘꿀과 송이꿀보다 더 달다’고 표현했습니다. 지난주에 본문의 말씀을 읽으면서 ‘아, 이 말씀이 이렇게 연결되는 구나’ 하는 깨닫는 기쁨을 가졌습니다. 이 시간에는 그 기쁨을 함께 나누기를 원합니다. 

오늘 본문에는 두 개의 내용이 나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 지시를 결단하고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는 내용과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는 도중에 만난 사람들에게 말씀을 가르치신 내용입니다. 이 두 개의 내용을 통해 하나의 교훈을 전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사역을 하시면서 많은 병자들을 낫게 하시고, 귀신을 쫓아내고,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셨습니다. 어느 날 예수님은 인류를 죄에서 구원하기 위해서 당신이 십자가의 죽음을 겪어야 하는데 그 시간이 다가 왔음을 느끼셨습니다. 본문 51절에 ‘예수께서 승천하실 기약이 차가매’라는 말씀에서 그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승천하실 기약이 차가매’ 라는 말은 십자가의 죽음 이후에 부활하시고 승천하시는 것을 말합니다. 즉 ‘승천하실 기약이 차가매’라는 표현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죽으실 때가 다가왔음을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의 죽음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것인지를 잘 알고 계셨습니다. 십자가를 지기로 결정하기 위해서는 대단한 결단이 필요했습니다. 그러기에 본문에는 ‘예루살렘을 향하여 올라가기로 굳게 결심하시고’라고 말씀하십니다. ‘굳게 결심하시고’ 는 헬라어로 ‘프로소폰 에스테리센’ 입니다. ‘프로소폰’은 ‘얼굴’이라는 말이고, ‘에스테리센’은 ‘굳다’는 뜻입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기로 마음을 먹으셨는데 예수님의 얼굴이 굳어졌다는 말입니다. 여기서 얼굴이 굳어졌다는 말은 두려움으로 인해 굳어진 것이 아니고 아주 결의에 찬 모습을 표현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얼굴을 굳히며 결심하실 만큼 십자가의 길은 고통스럽고 어려운 길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모두 예수님을 배신하고 도망가는 슬픔을 겪게 될 것입니다. 믿었던 사람으로부터 배신당하는 아픔보다 더 큰 아픔은 없습니다. 예수님을 왕으로 세우려고 칭송하며 따랐던 군중들이 예수님을 향해 비난과 욕설을 퍼부으며 돌을 던지는 아픔도 겪게 될 것입니다. 총독 빌라도와 헤롯왕에게 수모를 겪으며 재판을 받을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로마 병사들에 의해 무자비하게 채찍으로 고문을 당하며 십자가에 못 박히는 고통의 죽음을 겪게 될 것입니다. 이와 같이 십자가의 길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를 아시는 예수님께서 그 고통을 감수하고 십자가의 길을 걷기로 마음을 굳게 다진 것입니다. ‘굳게 결심하시고’ 라는 표현에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으심이 단순한 우연이나, 돌발적인 사건이 아니라 예수님의 자발적인 선택이셨고, 결단에 의해 이뤄진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본문에 보면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시기 위해 사마리아 지역을 통과해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려고 하십니다. 그런데 사마리아 사람들이 자신들의 지역을 통과하지 못하게 합니다. 53절에 ‘예수께서 예루살렘을 향하여 가시기 때문에 그들이 받아들이지 아니하는지라’ 고 말합니다. 예수님이 유대인의 왕이 되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는 것으로 오해했기 때문입니다. 사마리아 사람들은 유대인들과 역사적인 거부감도 있었지만 능력과 지혜가 많으신 예수님께서 유대인의 왕이 된다면 자신들에게 불리하다고 생각했기에 방해한 것입니다. 이유야 어떻든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시고 인류를 구원하기로 굳게 마음을 먹고 예루살렘을 향해 올라가시는데 장애물이 놓인 것입니다. 십자가를 진다는 것만으로도 힘에 겨운데 방해하는 세력까지 생긴 것입니다. 

예수님의 제자인 야고보와 요한은 예수님께 하늘로부터 불을 내려 사마리아 사람들을 멸하자고 제안합니다. 예수님께서 그들은 꾸짖으시고 다른 마을로 돌아가십니다. 즉 십자가의 길은 죄인을 구원하기 위해 선택한 길인데 구원의 대상이되는 사람을 멸망시키며 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아무리 힘들어도 목적을 위해 선한 길을 선택하십니다. 어떻게 하든 결과만 좋으면 되는 것이 아니라 목적이 선하면 그것에 이르는 과정도 선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십자가의 길을 가는데 여러 가지 어려움과 장애들이 있고, 때로는 오해도 받고,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십자가의 길, 즉 목표를 향해 걸어가는 것입니다. 

일본 사람들의 격언에 ‘만날까 말까 한 사람은 만나지 말고, 먹을까 말까한 음식은 먹지를 말고, 갈까 말까 하는 길은 가지를 마라. 죽을까 말까 할 땐 죽어라’ 는 말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옳고 그른 것보다 자신에게 유리한 것을 중심으로 선택을 합니다. 자신에게 유리한 것을 선택하는 데는 힘겨움이 없습니다. 그러나 옳은 것을 선택하는 데는 자신에게 불이익과 고통이 따르기도 합니다. 그 옳은 길을 선택하는 데는 힘이 듭니다. 예수님께서 온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해 십자가의 길을 선택하셨을 때 그 길은 험하고 고난의 길이었습니다. 그 길을 걷기로 결정하기 위해서는 ‘굳게 결심하시고’ 즉 얼굴이 긴장으로 굳어지실 만큼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결정을 하신 후에는 어떤 방해와 장애가 있어도 뒤를 돌아보지 않으셨습니다. 장애와 어려움을 핑계 삼아 돌아서거나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 뜻을 이룰 때까지 묵묵히 그리고 당당하게 걸어 가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시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는 가운데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한 사람이 예수님이 어디를 가든지 함께 하겠다고 나섰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그에게 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의 새도 집이 있으되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마 이 사람은 한 순간의 감정에 치우쳐 예수님을 따르겠다고 말한 것 같습니다. 예수님을 따라 부귀영화를 얻고자 했던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는 예수님께서 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의 새도 집이 있지만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고 말하자 그 사람은 더 이상 예수님을 따르겠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한 순간에 감정으로 인한 순종과 이기심으로 인한 응답은 자신 앞에 조그만 불이익과 어려움이 있으면 곧 포기하고 맙니다. 

예수님께서 한 사람을 지명하시며 나와 함께 하나님 나라를 위해 일을 하자고 부르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보시기에 아주 귀하게 사역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는 예수님을 따르기 전에 죽은 아버지를 장사하게 허락해 달라고 말합니다. 예수님께서 죽은 자는 죽은 자들에게 맡기고 너는 가서 하나님 나라를 전파하는 일에 동참하라고 말씀합니다. 유대인의 장례 관습에 대한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 있습니다만 결론은 예수님을 따르고 싶은데 상황이 안 된다는 핑계를 대며 예수님을 따르지 않습니다. 

또 한 사람이 자원해서 예수님을 따르겠다고 말합니다. 그의 한 가지 조건은 가족들과 작별하게 해 달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따르고는 싶은데 다른 사람들로 인해 따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그들과의 대화를 나누신 후에 결론적으로 주신 말씀은 손에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나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에서 예수님과 대화를 나누는 세 사람이 모두 예수님을 따르는 데는 공감을 했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하나님 나라를 위해 일하는 것에 함께 공감하고 뜻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를 향한 목표가 예수님과 똑같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한결 같이 자신들의 삶의 자리에 놓여 있는 장애물과 방해물 앞에서 포기하고 맙니다. 그럴 뜻은 있지만 이러저러한 이유들을 대며 그 일을 할 수가 없다고 말합니다. 
  
51-56절에서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시기로 결단하시고 예루살렘을 향해 올라가실 때 사마리아 사람들로 인해 방해와 장애가 생깁니다.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그 방해와 장애물로 인해 예루살렘에 올라가는 것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길을 돌아서가며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는 걸음을 멈추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은 쟁기를 잡고 십자가를 향해 걸으실 때 어떤 방해와 장애물에도 머뭇거리거나 뒤를 돌아보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은 결국 십자가를 지시고 골고다의 언덕을 오르셨습니다. 당신의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 인류를 죄에서 구원하셨습니다. 

57-62절의 말씀에는 예수님과 함께 예루살렘으로 올라가겠다고 말하던 사람들이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동행하지를 않습니다. 예수님과는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뜻은 같습니다. 목적과 목표도 같습니다. 그러나 방해물과 장애물 앞에서 목표와 뜻을 접고 포기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지 못하는 여러 가지 이유와 핑계를 댑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쟁기를 잡은 자는 뒤를 돌아보아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는 농부는 밭을 제대로 갈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쟁기를 잡고 자신이 목표했던 그곳에 도달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는 사람은 마찬가지로 뒤를 돌아보아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면서 자꾸 세상 것에 매여 뒤를 돌아다  보면 결국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가 없다는 말입니다.  

소돔과 고모라 성이 멸망하는 사건이 성경에 나옵니다. 소돔과 고모라 성이 타락했습니다. 그들의 타락을 보다 못한 하나님께서 소돔과 고모라 성을 멸망시키기로 마음을 정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소돔과 고모라 성 안에 있는 아브라함의 조카 롯의 가족을 살려주려고 했습니다. 하나님은 천사를 시켜 롯에게 소돔과 고모라 성이 곧 멸망할 것이니 가족을 데리고 성 밖으로 빨리 나가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어떤 일이 있어도 뒤를 돌아보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창세기 19장 16절에 보니 ‘그러나 롯이 지체하매’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롯은 하나님의 천사를 통해 빨리 소돔과 고모라 성에서 빠져 나가라는 말을 들었지만 롯과 그의 가족은 지체했습니다. 지체했다는 말은 소돔과 고모라 성에 미련을 두었다는 말입니다. 롯의 가족이 천사에 의해 억지로 끌려 나와 간신히 목숨은 구했는데 롯의 아내가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고 뒤를 돌아보다가 소금 기둥으로 변했습니다. 아버지 롯과 함께 동굴로 피신한 두 딸은 아버지에게 술을 잔뜩 마시게 하고 아버지와 동침해 아들을 낳습니다. 그들은 결국 하나님의 나라의 백성이 되지를 못하고 하나님 나라를 방해하는 모압과 암몬의 저주 받은 조상이 됩니다. 그들이 소돔과 고모라 성에서 본 음란한 것으로부터 자유하지를 못했습니다. 그것에 매여 있었습니다. 결과는 멸망입니다. 

우리의 믿음이 어디를 향해 가고 있습니까? 예수님 안에서 소망하는 하나님 나라입니까? 나의 삶과 우리의 가정, 교회, 그리고 이웃들 속에서 하나님 나라를 이루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시기 위해 예루살렘에 올라가시면서 ‘굳게 결심하신 것’처럼 우리들도 결연한 결단이 있을 때 하나님 나라를 향해 걸어갈 수가 있습니다. 우리의 게으름이 하나님 나라를 향해 걸어가는데 방해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세상의 유혹과 쾌락이 훼방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욕심과 탐욕이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서 살아가는데 우리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습니다. 교만과 나태함, 미움과 분노, 이기적인 마음들이 걸림돌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들이 믿음의 쟁기를 손에 잡고 하나님 나라를 향할 때 방해하는 많은 것들이 있지만 ‘굳게 결심을 하고’ 즉 쟁기를 두 손으로 꽉 붙잡고 앞을 향해 당당하고 힘차게 걸어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런 온전한 믿음의 삶을 결단하는 우리 모두에게 하나님의 은혜가 충만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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