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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엄마, 다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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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어 달 전의 일이라서 기억이 좀 가물가물한 이야기입니다.
다경이가 학교에 갓 입학해서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인 것 같습니다.
그 때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다경이가 아내한테 회초리로 손바닥을 맞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아내는 주방에 가서 저녁 준비를 하고 다경이는 책상 앞에 앉아 눈
물에 젖어서 뚱하니 앉아있었습니다.
그런 다경이 옆에 가서 앚아 말을 걸었습니다.

<다경아.>
<....예....>
<너는 아빠가 무섭나, 엄마가 무섭나?>
<....>
<아빠가 무섭지?>
<....예....>
<조금 전에 얘기를 들으니까, 다경이 니가 잘 못 했던데?>
<....>
<혼나면 아빠한테 혼나는게 좋아, 엄마한테 혼나는게 좋아?>
<....>
<엄마한테 혼나는게 아빠한테 혼나는 것 보다 좋지?>
<....예....>
<그래서 엄마가 다경이를 혼내는 거야.>
<....!>
<아빠가 혼내면 다경이가 너무 무서우니까, 아빠가 나서기 전에 엄마가 먼저
다경이를 혼내는 거야.>
<....>
<엄마가 혼내고 난 다음에 아빠가 또 혼낸 적 이때까지 한번도 없었지?>
<....예....>
<다경이가 유치원 가고 나서부터(6살 때부터 유치원에 갔었음) 아빠한테 혼난
적이....한 번인가 두 번 밖에 없었지?>
<....예....>
<왜 그렇겠어? 그건 엄마가 아빠 대신에 다경이를 야단쳤기 때문인거야.>
<....>
<그러니까 엄마가 다경이를 야단치는 것은 다경이가 아빠한테 혼나지 않게 하
려고 그러는 거야. 그러니까 엄마한테 혼났다고 엄마를 미워하면 안 돼. 사실
은 엄마가 다경이를 사랑해서 그러는 거니까, 알았지?>
<....예....>

그리고는 다경이의 어깨를 두드려주며, 다음부터는 그러지 마라, 하고 타이르
는 것으로 이야기를 끝냈습니다.
다음 날 저녁이 되었습니다.
아내가 묻습니다.

<여보, 당신 다경이한테 뭐라고 했어요?>
<응? 왜?>
<아니, 다경이가 말하는 게 너무 웃겨서요.>
<왜? 뭐라던데?>
<아침에 학교에 가면서 이러는 거예요. '엄마, 다 알아요. 엄마가 다경이를 혼
내는 게 다경이를 사랑해서 그러는 거라는 거요.'라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저
는 '어떻게 알았어?' 하고 물었지요. 그랬더니 '아빠한테 다 들었어요.'하는 거
예요. '무슨 말?'하고 물었더니 '다경이가 아빠한테 안 혼나게 하려고 내를 혼
내는 거잖아요. 다 알아요.' 하는 거예요.>
<하하하하....>
<어제 그렇게 말했었어요?>
<응. 그러니까 엄마 미워하면 안 된다고 했지.>
<호호호호....>
<하하하하....>

- 2002. 5. 23. 다경, 다은이네(제77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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