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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홍수 심판 (창 7: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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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 심판 (창 7:1-24) 
 
 
오늘은 홍수 심판에 나타난 구원 얻게 하는 믿음과 관련해서 말씀을 나누겠습니다.

방주가 완성되자 여호와께서 노아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너와 네 온 집은 방주로 들어가라”(1a) 히브리어 성경은 명령문에서 생략되는 2인칭 주어 ‘너’를 첨가해서 노아를 다른 사람들과 구별했습니다. “네가 이 세대에 내 앞에서 의로움을 내가 보았음이니라”(1b)에서는 ‘너’를 문장 맨 앞에 두어 다시 노아를 다른 사람들과 구별합니다. 노아는 그 시대에 하나님의 은혜를 입었다는 점에서, 또 하나님 앞에서 의롭게 살았다는 점에서 구별된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구절은 하나님의 은혜를 입은 자, 심판에서 구원을 얻는 자는 그 시대에 구별된 자로 드러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생각나게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정결한 짐승은 암수 일곱씩 부정한 것은 암수 둘씩” 취하게 하시므로 심판 중에서도 “그 씨를 온 지면에 유전케”하기를 명하셨습니다(2-3). 홍수를 7일 앞둔 시점에서 성경은 노아가 “여호와께서 자기에게 명하신 대로 다 준행”했다는 사실을 재차 언급합니다(4-5). 히브리서 기자는 이때의 사건을 회고하면서 “믿음으로 노아는 아직 보지 못하는 일에 경고하심을 받아 경외함으로 방주를 예비하여 그 집을 구원하였으니 이로 말미암아 세상을 정죄하고 믿음을 좇는 의의 후사가 되었느니라”고 평가했습니다(히 11:7). 노아의 경외함과 순종한 믿음을 칭찬했지요.

‘하나님을 믿는다’고 말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을 믿는다’는 사실을 지속적인 삶의 행동으로 드러내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방주는 하루 이틀 만에 뚝딱 만들고 치울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방주를 예비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과 재정이 필요합니다. 내 삶에 유익이 되면 하나님의 말씀을 붙잡고, 손해가 따를 것 같은 말씀은 슬그머니 버리는 자세라면 방주를 완성할 수 없었겠지요. 말씀을 따르는 것이 내게 유익한지 손해인지를 따지지 않고, ‘하나님 말씀이므로 순종한다’는 자세를 가져야만 지속적으로 순종할 수 있었습니다. 구원을 얻은 노아가 가졌던 믿음은 보지 못한 일일지라도 하나님의 말씀이기에 믿고 순종하는 믿음이었습니다.

하나님 백성이 말씀대로 살지 않으면 불신자들로부터 비난을 받습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백성이 말씀대로 살면 칭찬받을까요? 아마도 노아가 방주를 만드는 동안 칭찬대신 ‘미쳤다’는 조롱을 받았을 것입니다. 오직 방주 만드는 일에 마음을 다하고 성품을 다하고 힘을 다하고 있으니 고집불통의 늙은이로 알려졌을 것입니다. 융통성 없이 말씀대로만 행하는 것을 보고 어리석다고 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아가 끝까지 방주를 예비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참으로 경외했기 때문입니다. 노아는 심판의 말씀을 참으로 믿었기에 두렵고 떨림으로 순종했습니다. 하나님 말씀이기에 취사선택해서 순종할 수는 없었습니다.

참된 믿음을 가지지 않은 사람도 한두 차례 말씀에 순종해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말씀대로 살려는 태도가 삶의 견고한 특징으로 뿌리내리지는 않습니다. 잠시 믿어보다가 손해가 된다 싶으면 언제든지 발을 빼려는 태도로 살기 때문입니다. 말씀에 자신의 전부를 다해 순종하지 않는 이유는 말씀대로만 살기가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말씀 중에서 자기 판단에 유익한 것만 순종하는 것이 더 좋다고 여깁니다. 이것은 그가 자기 기준의 삶에서부터 하나님 기준의 삶으로 온전히 돌아서지 못했음을 나타냅니다. 여전히 자기 판단을 하나님 말씀보다 우위에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구원 얻을 수 없는 가짜 믿음이지요.

노아가 600세 되던 해에, 모두가 “하나님이 노아에게 명하신 대로”(9) 방주에 들어갔습니다. 노아와 그의 가족들뿐만 아니라 모든 들짐승과 육축과 땅에 기는 모든 것과 새도 그 종류대로 노아에게 나아와 “하나님이 그에게 명하신 대로”(16) 방주에 들어갔습니다. ‘하나님이 명하신 대로’가 두 번 반복되었습니다. 칠 일 후인 “2월 17일”에 큰 깊음의 샘들이 터지며 하늘의 창들이 열려 사십 주야를 비가 땅에 쏟아졌습니다(13-16). 홍수심판은 역사 속의 한 날에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명하신 대로 순종한 존재들만 방주 안에 있어 심판으로부터 구원될 수 있었습니다.

창조 기사는 노아가 방주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수고했는지, 각종 동물들을 방주로 모아들이는데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홍수를 전후하여 어떤 심리 상태에 있었는지, 가족들 사이에 갈등은 없었는지 등에 대해 언급하지 않습니다. 오늘날 재난 영화에서 볼 수 있는 흥미진진한 요소들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시종일관 반복해서 노아의 순종에만 관심을 둡니다. 심판과 구원의 관점으로 보면 이 땅에서 얼마나 수고했는지, 얼마나 힘든 심정으로 살았는지는 중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직 하나님께서 “명하신 대로” 했는지가 중요합니다. 구원은 하나님께서 계시하신 대로 믿는, 그 믿음을 통해만 이루어집니다.

홍수 기사는 심판 날에 방주에 들어갔던 사람은 “노아와 그의 아들 셈, 함, 야벳과 노아의 처와 세 자부”(13)였다고 밝힙니다. 이 말씀은 노아의 아들들과 자부들 또한 심판의 말씀을 참으로 믿고 순종했음을 알려줍니다. 창세기 19장을 보면, 소돔에 살던 롯이 천사들로부터 불 심판의 말씀을 듣고 이를 그의 딸과 정혼한 사위들에게 알렸을 때, “그 사위들이 농담으로 여겼더라”는 기사가 있습니다(19:14). 상반되는 두 가족의 이야기는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얻으리라”(행 16:31)는 말씀이 기계적으로 적용되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롯의 사위들처럼 하나님의 말씀을 직접 듣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전해 듣는 사람들은 말씀에 대한 경외심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노아의 가족들은 가장이 전해준 심판의 말씀을 경외함으로 순종했습니다. 노아의 가족들은 교회의 특성을 보여줍니다. 신약의 성도들도 “예수를 너희가 보지 못하였으나 사랑하는도다 이제도 보지 못하나 믿고 말할 수 없는 영광스러운 즐거움으로 기뻐하니 믿음의 결국 곧 영혼의 구원을 받음이라”(벧전 1:8-9)라는 평가를 받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구원 얻는 믿음은 보는 것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말씀을 듣는 것에서 생깁니다(롬 10:17).

“여호와께서 그를 닫아 넣으시니라”(16b)는 말씀은 양면적 특성이 있습니다. 방주 안에 있는 자에게는 완벽한 보호를 의미합니다. 하나님께서 닫아 넣으셨기에 심판의 홍수가 결코 침범하지 못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택하신 백성을 완벽히 보호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사야에게도 “네가 물 가운데로 지날 때에 내가 함께할 것이라 강을 건널 때에 물이 너를 침몰치 못할 것이며 네가 불 가운데로 행할 때에 타지도 아니할 것이요 불꽃이 너를 사르지도 못하리니”(사 43:2)라고 하셨습니다. 심판하시는 분이 직접 보호하시는 것보다 더 안전한 구원은 있을 수 없겠지요.

한편 이 동일한 말씀이 방주 밖에 있는 자에게는 구원의 기회가 끝났음을 확정합니다. 하나님이 닫으셨기에 아무도 열 사람이 없습니다. 방주 안에 있는 노아조차 열어줄 수 없습니다. 저는 이 본문을 볼 때마다 이런 상상을 해봅니다. 좀 똑똑한 사람들 중에는 ‘혹시나’하는 마음으로 홍수 대비용으로 나름대로의 구명보트들을 만들었을 것이라는 상상입니다. 아예 집을 산꼭대기로 옮겨서 사는 사람도 상상해봅니다. 하지만 말씀대로 하지 않은 인간의 노력은 어떤 것이라도 심판 앞에서는 전적으로 무력하다는 사실을 본문을 통해 확인합니다. 여호와께서 방주의 문을 닫는 순간 구원의 기회는 완전히 그리고 영원히 상실되었기 때문입니다.

17-20절은 ‘물이 많아졌다’는 말을 반복합니다. “물이 많아져” 방주가 땅에서 떠올랐고, “물이 더 많아져” 방주가 물 위에 떠 다녔으며, “물이 땅에 더욱 창일”하여 천하에 높은 산이 다 덮였습니다. 수면이 높은 산보다 7미터 정도나 더 높았습니다. 하나님의 심판을 피할 곳은 전혀 없었습니다. 온 세상이 하나님의 진노하심의 물결에 잠겼습니다. 그 결과 21-24절에서는 “다 죽었다”는 말을 반복합니다. 하나님의 심판은 철저했습니다. 방주 밖에 살아 숨 쉬는 존재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홀로 노아와 그와 함께 방주에 있던 자만 남았더라”(23)는 말씀이 방주안팎의 상황을 선명하게 대비시킵니다.

사도 베드로는 “그 때 세상은 물의 넘침으로 멸망하였으되 이제 하늘과 땅은 그 동일한 말씀으로 불사르기 위하여 간수하신바 되어 경건치 아니한 사람들의 심판과 멸망의 날까지 보존하여 두신 것이니라”(벧후 3:6-7)고 했습니다. 홍수 전의 세상과 홍수 후의 세상을 구별했고, 홍수 후의 세상조차 심판의 날까지만 보존될 것을 말했습니다. 구속 역사의 맥락에서 홍수 심판은 장차 있을 불 심판의 그림자 역할을 한 것이지요. 홍수 심판이 역사의 한 시점에서 있었듯이 불 심판도 역사의 한 시점에서 일어나 지금의 세상이 새 하늘과 새 땅으로 바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불로 심판하시는 그 날도 홍수 심판 때처럼, 심판을 피하려는 인간의 모든 노력은 무력할 것입니다. 누구도 하나님의 진노를 피하여 숨을 곳을 찾지 못할 것입니다. 또한 하나님의 심판은 철저하여 오직 예수님을 믿는 자만 구원 얻을 것입니다. 성경은 “네가 만일 네 입으로 예수를 주로 시인하며 또 하나님께서 그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것을 네 마음에 믿으면 구원을 얻으리니 사람이 마음으로 믿어 의에 이르고 입으로 시인하여 구원에 이르느니라”고 했습니다(롬 10:9-10). 이렇게 마음에 믿고 입으로 시인한 사람이라면 노아처럼 말씀대로 순종하는 삶의 특징을 보일 것이 분명합니다.

노아의 때에는 노아가 방주에 들어가던 날까지 심판의 말씀은 무시한 사람들이 먹고 마시다가 다 멸망했습니다(눅 17:27). 사도 바울은 고린도 성도들이 하나님의 은혜를 헛되이 받지 말기를 권하며 “보라 지금은 은혜 받을 만한 때요 보라 지금은 구원의 날이로다”(고후 6:2)고 했습니다. 심판의 말씀을 듣는 지금이 은혜 받을 만한 때입니다. 지금이 구원의 날입니다. 하나님이 주신 은혜의 때에 경외함으로 심판의 말씀을 받고 순종함으로 그 날을 예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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