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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멀리 날아가는 화살 (시 12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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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날아가는 화살 (시 127:1-5)

오늘 여러분과 다음 세대에 대하여 생각을 해보고자 합니다. 이 말씀은 자녀가 있는 분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고 자녀가 아닐지라도 제자와 가르치는 사람이 있다면 똑같이 해당될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 자녀가 우리가 가보지 못한 곳을 가고 해보지 못한 것을 하기를 바랍니다. 

오늘 본문에서 자식을 화살에 비교한 것은 아주 적절한 것입니다. ‘젊은 자의 자식은 장사의 수중의 화살과 같으니’ 화살은 멀리 날아갑니다. 쏘는 사람보다 앞서 나갈 수 있는 것이 화살입니다. 자녀를 향한 부모의 마음도 이와 같습니다. 화살을 쏘는 궁수와 비슷합니다. 미래를 향하여 멀리 날아가 주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과연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지 궁금합니다. 왜냐하면 많은 부모의 마음은 자식이 자기와 같이 되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이런, 이런 학교를 나왔기 때문에 자식도 당연히 그 학교를 나와 주어야 되고, 내가 이런, 이런 직업을 가졌기 때문에 자식도 당연히 그 직업을 계승해야 되고, 내가 이런, 이런 삶을 살았기 때문에 자식도 당연히 그렇게 살아야 되는 것처럼 생각하는, 자식을 부모의 복사판, 포토카피로 생각하는 듯 한 부모가 많은 것 같습니다. 

과연 부모가 스스로를 얼마나 위대하다고 생각하기에 자신을 성공의 기준, 삶의 기준으로 본다는 얘기입니까. 자식이 그대로 되풀이 해주기를 바라는 것입니까. 자기가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부모일수록 그런 경향이 강합니다. 

미국에서 제가 알던 친구들 중에 국내에 들어와 사는 친구가 꽤 되는데 거의 열이면 열, 자식을 외국인 학교에 보내고 외국 대학에 보내고 외국인처럼 키웁니다. 대한민국의 공립학교에 입학시킨 사람은 저밖에 없습니다. 아마 그들은 저를 이상하게 생각할 것입니다마는 저는 그들이 이상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버지가 외국물을 먹었다고 일부러 자식도 외국물을 먹어야 된다는 법은 없습니다. 그게 더 나은 것이 아닙니다. 아마 본인들은 자기들이 특혜를 누렸기 때문에 자식들에게도 물려줘야 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저의 삶을 특혜였다고 생각하지 않고 제가 걸어온 길이었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각자 자기가 걸어가야 될 길이 있습니다. [누가 나의 치즈를 옮겼을까]라는 책을 읽으면서 왜 시대에 따라서 치즈가 옮겨가는지를 생각하려고 하지 않습니까. 자식은 자식대로 자기가 갈 길이 있습니다. 부모는 그것을 찾아주어야 될 필요가 있지만 부모의 길을 반복하게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닌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됩니다. 내가 그렇게 위대하냐, 내가 그렇게 행복하냐, 나는 남들이 나처럼 돼주기를 바라느냐. 

만일 이 질문에 대해서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없다면 왜 다들 자식이 자기처럼 되지 못해서 야단입니까. 목회자로서 저는 이런 마음으로 목회를 합니다. 제 목적은 여러분을 저와 같이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이 저와 같이 될 리도 없지만 그건 기쁜 일이 아니고 징그러운 일입니다. 물론 저의 믿음을 닮기를 바라는 면이 있지만 저는 여러분이 저보다 더 훌륭하고 행복한 기독교인이 되기를 바랍니다. 더 나은 인격, 더 너그러운 인품, 더 행복한 삶을 살게 되시기를 바랍니다. 제자가 스승보다 뛰어나지 못하다고 누가 말합니까. 저의 임무는 여러분이 될 수 있는 최고의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것입니다. 

여러분 각자가 하나님이 주신 은혜를 발견하고 하나님이 주시는 사명을 발견하고 여러분을 향한 하나님의 뜻을 알고 순종하고 그래서 베스트 크리스천, 여러분이 될 수 있는 최고의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면 저는 제 임무를 다한 것입니다. 여러분이 신앙적으로 저처럼 돼야 되는 게 아니고 여러분이 될 수 있는 최고의 여러분이 되어야 합니다. 여러분 각자가 될 수 있는 최고의 그리스도인, 각자 살 수 있는 최고의 삶을 살면 됩니다. 

자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저의 자식이 저처럼 되기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건 징그러운 일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교만한 것이고 미련한 것이고 불필요한 것입니다. 화살처럼 더 멀리 날아가기를 원합니다. 제가 하지 못한 일을 하고 제가 가보지 못한 곳을 갈 수 있는 그런 삶을 살기를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의 것을 발견하고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되고 최고의 자신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됩니다. 그것이 본인을 위해서도 유익한 것이고 가정을 위해서도 유익한 것입니다. 그래야 발전이 있을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고비를 맞고 있습니다. 모든 면에서 그렇습니다. 정치 · 경제 · 교육 · 문화 · 교회…. 고비라는 말은 이전에 먹히던 방식이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새로운 방식을 찾아야 되는데 그냥 조금 나아져서 되는 게 아니고 창조적인 파괴가 필요한 시점에 있습니다. 

올해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할 자격이 있는 사람과 당은 누구냐? 국가의 미래에 대하여 더 나은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현재 그런 사람은 눈에 띄지 않습니다. 지지층을 결속하려는 사람들만 보이지, 나라가, 국가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며 어떻게 해야 더 잘 살 수 있다는 청사진을 제시하는 사람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여당은 여당대로 지지층을 결속시키느라 애쓰고 있고 야당은 야당대로 여당 때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더 나은 미래가 무엇이냐? 아무도 몰라요. 

교계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의 개신교에 대해서 실망하고 환멸을 느끼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데도 불구하고 교계의 지도자들은 구태의연합니다. 제일 변화가 더딘 곳이 교회요, 제일 변화하지 않는 사람들이 목회자입니다. 저도 목회자이지만 목회자의 세계에 대해서 실망하는 이유가 한둘이 아닙니다. 이런 식으로 사회 모든 분야에 구태의연한 모습뿐이라면 우리는 좀 더 급진적인 사람에게 기회를 주어야 되는지도 모르는 것입니다. 

그리고 재벌 2세, 3세들이 실망스럽습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그들의 아버지, 할아버지 시대에는 정말로 선구자적인 정신을 가지고 기업을 키워서 세계적인 기업을 만들고 국가의 경제를 발전시켰는데 그 후손들은 동네 빵집이나 하려고 하고 물휴지 유통업이나 하려고 하고 아니면 명품 수입 경쟁이나 하고 있으니…. 이것은 기업가 정신이 부재한 것입니다. 그냥 돈을 버는 것과 기업을 일구는 것은 다른 것입니다. 이것은 화살이 멀리 날아가지 못하는 것입니다. 차라리 멀리 날아갈 수 있는 사람에게 경영을 맡기든가 변화가 필요한 것입니다. 

비판하는 것은 쉽지만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어려운데 우리 다음 세대가 전통의 화살과 같아서 멀리 날아갈 수 있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리 모두가 기도하며 고민해야 되는 부분입니다. 

첫째로 나를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 나처럼 되라든가 왜 나처럼 생각하지 않느냐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적어도 다음 세대가 나보다 낫기를 바란다면 나를 버려야 됩니다. 내 시대까지는 이렇게 살았지만 너희는 더 나아져야 된다, 너희는 나보다 더 나아질 수 있다, 네 생각이 내 생각보다 더 옳을 수 있다, 너는 나보다 더 의롭다, 이것이 성경의 유다가 다말에게 한 말입니다. 너는 나보다 더 옳도다. 과연 부모 중 몇 명이 자녀에게 ‘너는 나보다 옳도다’라고 말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까. 그게 필요한 것입니다. 과연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에 대하여 그런 믿음을 갖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와 생각이 다릅니다. 그걸 이상하게 생각하면 안 됩니다. 그게 젊다는 얘기입니다. 세대차라는 것은 어느 시대든 어느 나라든 존재합니다. 그게 없다면 이상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젊은이들은 왜 그래?’ 이렇게 생각하지 말고 그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됩니다. 그들이 더 옳을 수 있다는 사실, 그들이 더 의로울 수 있다는 사실, 그들은 더 순수하고 더 열정적이고 그리고 그들이 실수하면 어떡하느냐 염려할 필요 없습니다. 우리 모두도 실수를 통해서 배웠습니다. 그들도 실수를 통해서 배울 것입니다. 그들을 현실을 모른다고 무시하면 안 됩니다. 현실을 아는 젊은이들은 젊은 게 아닙니다. 

두 번째는 그들의 길을 열어주어야 됩니다. 해보도록 허락하고 그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됩니다. 부모와 자식 간에 왜 대화가 안 됩니까. 부모는 자식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고 자기 할 말만 합니다. 잔소리만 합니다. 부모의 의견, 아버지의 의견, 어머니의 의견만 말하지 자식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려고 하지 않습니다. 유치원에 다니는 어느 여자 아이가 어머니 그림을 그리라고 했더니 얼굴이 있는데 입이 이만한(큰) 여자를 그렸어요. 어머니는 입을 열고 늘 나에게 말하는 분이니까. 그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됩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의 귀를 열어주셨어요. 제자들의 귀를 열어주시기 위하여 떠나가셨어요. ‘내가 너희를 떠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들의 일에 간섭하지 않고 예수님은 승천하셨습니다. 그 대신 성령을 보내주셔서 제자들이 성령을 마음껏 따를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 땅 끝까지 이르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나를 믿는 자는 나의 하는 것을 저도 할 것이요 이보다 더 큰일도 하리니 이는 내가 아버지께로 감이니라’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당신과 같기만을 요구하신 게 아니고 당신이 하신 것을 되풀이 하는 것만을 요구하신 것이 아닙니다. ‘내가 한 일을 저도 할 것이요 이보다 더 큰일도 하리니 이는 내가 아버지께로 감이니라’ 놀라운 일입니다. 

실제로 제자들은 예수님보다 더 큰 일을 했습니다. 예수님은 이스라엘 땅을 벗어난 적이 없지만 제자들은 예수님의 복음을 로마제국까지 전하고 이방인에게 전하고 땅 끝까지 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 같은 분이 어디 있습니까. 예수님은 당신을 기준으로 삼지 않으시고 ‘네 믿음대로 되리라’고 말씀하시고 ‘이보다 더 큰일도 하리라’, 그들의 미래와 가능성을 열어주신 것입니다. 예수님의 정신이 필요합니다.

세 번째로 활을 쏘는 것은 부모이지만 날아가는 것은 화살입니다. 자녀가 날아가는 것입니다. 부모가 대신 날아갈 수 없고 같이 날아갈 수도 없습니다. 자녀가 결혼해서 웨딩마치 할 때 부모가 따라갈 수 없습니다. 따라가면 안 됩니다. 두 사람이 자기들의 삶을 살 수 있도록 해 주어야지 그렇지 않고 뒤를 따라가면 그건 자녀의 삶을 가로막는 것입니다. 보내주어야 됩니다. 
이삭이 자기 아들 야곱을 축복한 다음에 하란으로 보낼 때 따라가지 않았습니다. 혼자 떠나보냈습니다. 축복했다면 하나님이 도와주실 줄 믿어야 됩니다. 이제는 죽이 되던 밥이 되던 본인이 기도하고 본인이 믿음을 가지고 본인이 하나님을 따라갈 수 있도록 해 주어야 됩니다. 그리고 아버지의 믿음대로 됐습니다. 
요셉이 애굽에 종으로 팔려갔을 때 아버지 야곱은 그 사실조차 몰랐습니다. 수십 년 후에 그 아들 요셉을 상봉했더니 애굽의 총리대신이 되어 있었고 야곱의 가문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유일한 입장에 있는 사람이 바로 그 아들이었던 것입니다. 

한국에 오랫동안 특파원으로 있었던 외국인 기자가 한국을 떠나면서 한국인의 특징에 대해서 말하면서 제일 먼저 지적한 것은 한국인들은 과거 지향적이라는 것입니다. 만나면 과거 이야기만 한다는 것입니다. 미래지향적이지 못하다고 말했습니다. 부모가 자식이 자기처럼 되기를 바라는 것도 과거 지향적이기 때문에 그런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가 변화할 수밖에 없는 시점에 있습니다. 저는 스위스 다보스포럼이 세계 엘리트들이 모이기 때문에 뭔가 뾰족한 수가 있을 줄 기대했는데 뒷북이나 치고 있고 그들은 금융위기를 예측하지도 못했고 방지하지도 못했고 자본주의 사회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이제 와서 고백하고 있습니다. 그건 세계적인 엘리트,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도 장차 우리가 어디로 가야 되고 어떻게 살 수 있는지를 모르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제야말로 정말로 믿음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믿음은 바라는 것의 실상이요 눈이 보이지 않는 것의 증거라고 했습니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활을 잘 쏘는 것으로 유명했습니다. 주몽이라는 이름은 활을 잘 쏜다는 뜻 아닙니까. 결국 우리가 미래를 향하여 쏠 수 있는 것은 우리의 믿음입니다. 우리의 믿음을 미래를 향하여 쏘아야 됩니다. 다윗의 물맷돌이 골리앗을 향하여 날아갔던 것처럼 우리의 믿음을 미래를 향해 날려 보내야 됩니다. 믿음이 자녀의 세대에 더 나은 미래를 열어줄 것입니다. (김영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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