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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마리아의 향유 (요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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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의 향유 (요 12:1-8)

모든 사물에는 형상이 있고 본질이 있습니다. 형상은 눈으로 볼 수 있지만 본질은 눈으로 안보입니다. 꽃은 눈으로 봅니다. 뿌리는 눈으로 못 봅니다. 꽃은 형상이고 뿌리는 본질입니다.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의 형상이고 보이지 않는 것은 보이는 것의 본질입니다. 형상은 본질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눈이 있다고 사물의 전체를 보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사람은 형상은 보나 근본은 못 봅니다. 어떤 사람은 형상도 보고 본질도 봅니다. 
  
영국의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는 “들꽃 한 송이에서 천국을 본다”고 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만이 사물의 전체는 아닙니다. 
  
가룟유다는 예수님의 열 두 제자중 하나입니다. 마리아는 직분이 없는 평신도입니다. 가룟유다는 형상만 보는 사람임에 반하여 마리아는 본질을 보는 사람입니다.
  
가룟유다는 예수의 겉만 알았고, 마리아는 주님의 본질을 보았습니다. 가룟유다는 배반자의 대명사가 되었고, 마리아는 주님과 함께 영원히 기억될 “그 이름”이 되었습니다.

  
󰊱 값비싼 향유

“마리아는 지극히 비싼 향유 곧 순전한 나드 한 근을 가져다가 예수의 발에 붓고...”(3절상) 있습니다. 지극히 비싼 향유는 최고급 향유를 말합니다. 품질이 좋고 귀할수록 값은 더 비쌉니다. 나드 향유는 히말라야 산에서 나는 식물에서 추출한 것입니다. 
  
가롯 유다의 계산으로는 적어도 3백테나리온은 받을 것이라고 합니다. 3백테나리온은 노동자가 일 년 받은 품값을 안 쓰고 모은 돈입니다.
  
마리아는 그렇게 비싼 향유를 “예수의 발에” 부었습니다. 마태복음에 의하면 “제자들이 보고 분개하여 이르되, 무슨 의도로 이것을 허비하느냐 이것을 비싼 값에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줄 수 있었겠도다”(마26:8-9)라고 했습니다. 요한복음에서는 “제자 중 하나로서 예수를 잡아 줄 가룟유다가 말하되, 이 향유를 어찌하여 3백테나리온에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지 아니 하였느냐”(4-5)며 마리아를 꾸짖고 있습니다. 
  
그렇게 비싼 향유를 기쁜 마음으로 예수님의 발에 부었습니다. 
마리아의 언니는 마르다 오라비는 나사로입니다.  
언니는 주방에서 음식 만드는 것을 좋아했고 동생은 예수님 앞에 앉아 말씀 듣는 것을 더 좋아했습니다. 말씀이 육신이 된 마리아는 깊은 믿음과 생각이 있는 여성입니다. 
  
마리아가 드린 향유는 깜짝 놀랄 고액입니다. 마리아가 드린 예물은 예수님 마음을 감동시켰습니다. 그것을 드릴만한 큰 믿음이 있습니다.
  
예수께서 성전에서 사람들이 헌금하는 것을 바라보셨습니다. 부자는 많이 드렸으나, 가난한 과부는 동전 두 렙돈을 넣었습니다. 그렇지만 예수님은 가난한 과부의 헌금을 크게 여기셨습니다. 그는 자기의 모든 소유를 드렸다고 하셨습니다(막12:42-44).
  
과부의 헌금과 마르다의 예물의 공통점은 힘을 다한 것입니다. 예수님은 “저가 힘을 다하며 내 몸에 향유를 부어 내 장사를 미리 준비하였느니라”(막14:8)라고 하셨습니다.    
“내 마음이 순수하니 내 힘은 열 사람의 힘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브라함이 이삭을 하나님께 드릴 때 가족과 상의하지 않았습니다. 마리아의 향유는 누가 하라고 해서 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한 것입니다. 순수함이란 이질적인 것이 전혀 섞이지 않은 것입니다. 
  
제자들이나 가롯 유다는 마리아 같은 순수함이 없습니다. 하나님은 사단에게 이르시기를 “네가 내 종 욥을 유의하여 보았느냐 그와 같이 순전하고 정직하여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에서 떠난 자가 세상에 없느니라”(욥1:8) 욥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마리아를 면박 주는 제자들을 꾸짖으셨습니다. “너희가 어찌하여 이 여자를   괴롭게 하느냐 그가 내게 좋은 일을 하였느니라”(마26:10)

  
󰊲 발씻는 머리털

“마리아는 지극히 비싼 향유 곧 순전한 나드 한 근을 가져다가 예수의 발에 붓고 자기의 머리털로 그 발을 씻으니...”(3절중)
  
우리 속담에 머리가 삼단 같다는 말이 있습니다. 숱이 많고 긴 머리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마리아의 머리가 삼단 같지 않았다면 머리털로 발을 씻지 못합니다.
  
“하늘을 두루마리 삼고 바다를 먹물 삼아도 한없는 하나님의 사랑 다 기록할 수 없겠네 하나님의 크신 사랑 어찌 다 쓸까 저 하늘 높이 쌓아도 채우지 못 하리 하나님의 크신 사랑은 측량 다 못하네 영원히 변치 않는 사랑 성도여 찬양하세”
  
머리털을 풀어서 예수님의 발을 씻는 마리아야말로 주님에 대한 존경과 사랑의 극치입니다. 마리아는 머리를 풀었습니다. 머리를 푸는 것은 슬픔의 표현입니다.  머리로 발을 씻기려면 머리가 발 앞으로 가야 합니다. 마리아는 머리를 주님의 발 앞에 꿇었습니다.  
  
국궁국궁(鞠躬鞠躬)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존경의 뜻을 표하며 몸을 굽히고 굽히는 것”을 말합니다. 존경하지 않고는 참된 사랑을 할 수 없습니다. 참된 사랑은 존경이 겸비해야 합니다. 깊이 사랑하면 삶이, 행동이 우아해집니다. 진정한 사랑만이 사람을 크게 키워줍니다.   
  
사랑은 하나를 주고 하나를 받는 것이 아니라 아홉을 주고도 마저 주지 못한 하나를 안타까워하는 것입니다. 무엇은 되고 무엇은 안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되는 것입니다. 3백 테나리온짜리 향유를 드리는 것만으로는 양이 차지 않습니다. 자신의 존재와 자존심의 상징인 머리카락을 걸레처럼 사용합니다.   
  
예수님은 여자가 낳은 사람 중에 세례요한보다 큰 자가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세례요한은 예수님에 대해 말하기를 “...나보다 능력 많으신 이가 내 뒤에 오시나니 나는 굽혀 그의 신발 끈을 풀기도 감당하지 못하겠노라 나는 너희에게 물로 세례를 베풀었거니와 그는 너희에게 성령으로 세례를 베푸시리라”(막1:7-8)
  
무슨 말입니까? 예수님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릴 자격도 없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마리아는 신발 끈을 푸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발을 자기 머리털로 씻겨 드리고 있습니다.  
  
누가 어떻게 보든지, 누가 무어라고 비난을 하든지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그의 귀에 들려오는 조롱하는 소리도, 몰지각한 여자로 내려다보는 비하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습니다.

마리아는 예수님의 지상 생애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예감했습니다. 
그는 아무도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혜안이 있었습니다. 예수님을 읽는 눈이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이 얼마나 위로가 되고 보람을 느끼셨을까? 그는 순모(純毛)같은 여인입니다. 순수한 모직물로만 짜여진 순모같은 여인이었습니다.    
  
거짓과 시기가 판치는 세상에서 마리아는 지고한 사랑과 지순한 순결의 머리카락으로 예수님의 발을 씻고 있습니다.

  
󰊳 신령한 향기

“...향유 냄새가 집에 가득하더라”(3절하) 고승의 다비식에서는 영롱한 사리가 나온다고 합니다. 마리아의 향유에서는 그녀의 고운 마음이 향기로 피어오릅니다. 그의 마음의 향로에서 피어오르는 향기의 매력을 어느 시인이 풀이할 수 있겠습니까? 마리아가 바친 나드 향유는 3백 테나리온이라는 고가의 물품 값과 진정과 신령의 합쳐진 보배입니다. 
  
그의 눈물에서 나오는 무취의 그 냄새를 누가 맡을 수 있을 것입니까? 마리아에게서 나는 향기로운 그 냄새를 퇴색시켜서는 안됩니다.  
  
꾸밈없이 있는 대로, 그게 바로 진심 냄새입니다. 고향에서만 맡을 수 있는 냄새에서 고향의 맛을 느낍니다. 깊은 사랑과 믿음에서 깊은 냄새를 맡게됩니다. 
  
사람에게는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만져 보는 오감이 있습니다. 

어떤 천주교 신자가 로마 교황 바오로 9세의 발에 키스하고 나서 교황님에게서 유대인의 피가 흐르고 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유대인 냄새를 맡은 것입니다.  
  
마리아는 향로였습니다. 머리털로 발을 씻는 손놀림으로 자신의 향기를 날렸습니다.  
마리아는 지금 연극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에게 칭찬 받으려는 저속한 야심도 없습니다. 눈치를 보거나 주위를 의식하지 않습니다. 자기의 진정을 있는 대로 보여준 것입니다. 그의 향유와 머리카락에서 나오는 향기는 성스러웠습니다.  
  
창세기의 하나님께서는 번제물의 향기로운 냄새를 흠향하십니다. 
노아가 구원받은 방주에서 나와 제단을 쌓고 정결한 짐승과 정결한 새를 구별하여 번제로 제단에 드렸더니, 그 향기를 받으시고 내가 다시는 사람으로 말미암아 땅을 저주하지 아니하리니 땅이 있을 동안에는 심음과 가뭄과 사계절이 쉬지 아니하리라고 하셨습니다(창8:20-22).
  
신약에서, 예수 그리스도는 자신을 하나님께 드리신 향기로운 제물이라고 했습니다. “우리를 위하여 자신을 버리사 향기로운 제물과 희생의 제물로 하나님께 드리셨느니라”(엡5:2)
  
마리아의 향기는 그리스도 예수를 아는 자의 냄새였습니다. 그분의 은혜와 사랑을 온몸과 마음으로 체득한 자만이 드릴 수 있는 향기입니다. 생선은 비린내가 나고 향나무는 향기를 냅니다.
  
“항상 우리를 그리스도 안에서 이기게 하시고 우리로 말미암아 각처에서 그리스도를 아는 냄새를 나타내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노라, 우리는 구원받는 사람에게나 망하는 자들에게나 하나님 앞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니”(고후2:14,15) 
  
마리아가 주께 부어 드린 향유 냄새가 집에 가득했습니다. 
이세상 모든 것이 다 사라져도 마리아의 나드 향유에서 나오는 향기는 세상 끝날까지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온 천하에 어디서든지 이 복음이 전파되는 곳에서는 이 여자가 행한 일도 말하여 그를 기억하리라”(마26:13)
  
마리아의 향유는 티끌에 묻혔던 양심을 씻어 주었습니다. 마리아의 머리 숙임이 모든 사람이 머리를 수그리게 했습니다. 마리아는 예수님의 발을 씻어 드렸고, 예수님은 마리아의 모든 죄를 씻어 주셨습니다. 내 죄 씻어 주신 그 분의 발에 향유를 부으시기 바랍니다. 
  
마리아가 향유를 쏟는 그 손, 자기 머리털로 예수님의 발을 씻은 그 손은 예수님을 가장 기쁘시게 했습니다. 여러분의 헌신이 주님의 기쁨이 되기 바랍니다. 값비싼 향유를 드린 마리아는 천만금짜리 유향보다 더 비싸고 존귀한 영적 여인입니다.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제사로 드리라 이는 너희가 드릴 영적 예배니라”(롬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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