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네 눈이 성하면 온 몸이 밝을 것이요 (마 6:19-24)

네 눈이 성하면 온 몸이 밝을 것이요 (마 6:19-24)


언젠가 어느 안과 의사가 "사람이 자기 눈으로 직접 사물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참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니 눈이 건강할 때에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서 녹내장 같은 치명적인 실명 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에 주의해야 합니다."라고 한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 의사의 말을 듣고 보니, 사람이 자기 주변의 사물과 상황을 인식할 수 있는 '감각'들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시각일 것 같았습니다.
  
신체의 어느 부위에 장애가 생겨도 다 불편하기 짝이 없겠지만, 아마도 시력을 잃게 될 때가 가장 답답할 것이라는 생각이 새삼 들게 되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예수님께서도 그와 비슷한 말씀을 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바로 본문 22절과 23절에 기록된 대로 "22눈은 몸의 등불이니 그러므로 네 눈이 성하면 온 몸이 밝을 것이요 23눈이 나쁘면 온 몸이 어두울 것이니 그러므로 네게 있는 빛이 어두우면 그 어두움이 얼마나 하겠느뇨"라고 말씀하셨던 것이었습니다.

22절에서 "눈은 몸의 등불이니"라고 했는데, 이것은 우리의 몸이 빛을 받아들일 수 있는 기관은 오직 눈 하나뿐임을 가리킵니다.
사람의 몸 안은 피부로 인하여 빛이 차단되어 어두운 상태입니다.
그런데 바로 눈이 있음으로 해서 바깥세계의 빛이 몸 안으로 들어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늘날의 과학적인 언어를 빌린다면, 빛이 각막을 통과하고 수정체를 통해 상을 만들어 망막에 닿으면 그것이 시신경을 통하여 뇌로 전달됨으로써 사람은 비로소 몸 바깥 세계에 있는 빛을 감각하여 '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어지는 말씀 "네 눈이 성하면 온 몸이 밝을 것이요 눈이 나쁘면 온 몸이 어두울 것이니"라는 말씀이 바로 그 뜻입니다.
사람의 몸 바깥에 있는 빛을 받아들여서 몸 안의 어두움을 밝혀 줄 수 있는 유일한 통로가 곧 눈밖에 없으니, 그 눈이 건강한가 아니면 멀어 있는가에 따라서 몸이 빛을 볼 수 있느냐 아니면 어두운 상태에 있느냐 하는 것이 결정됩니다.
  
쉽게 말해서 눈이 볼 수 있어야 신체의 다른 부위도 그 본 것에 따라 판단하고 반응하고 활동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사물이 눈에 안 보이면 손으로 그것을 정확하게 집을 수 없고, 길이 눈에 안 보이면 발도 그것을 따라 똑바르게 걸어갈 수 없지 않습니까?
그야말로 '눈이 나쁘면 온 몸이 같이 어두울'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무슨 '안과 의학적'인 의미에서 하신 것은 물론 아닙니다.
그것은 23절 하반절에서 "그러므로 네게 있는 빛이 어두우면 그 어두움이 얼마나 하겠느뇨"라는 말씀에서 여실히 드러납니다.
이 말씀을 조금만 쉽게 의역하자면 '네 마음속에 스스로는 빛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사실은 빛이 아니라 어두움이라면 그 네 마음의 어두움이 얼마나 심하겠느냐?'라는 뜻입니다.
  
조금 전의 말씀에서 사람이 자기 눈을 통해 빛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그 몸은 영락없이 어두움 속에 살 수밖에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와 꼭 마찬가지로 사람의 마음 역시 본질적으로 타락한 상태에 있으므로 그 자체만으로는 깜깜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어떤 사람이든지 반드시 외부의 근원으로부터 빛을 받아야만 그 마음이 밝아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바로 여기에서 문제가 하나 생기게 됩니다.
어떤 사람이 스스로는 자기 마음속에 그런 빛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실상은 그것이 빛이 아니라 어두움일 때에는 그 사람의 심령 상태는 그야말로 최악이 되고 만다는 사실입니다.
즉 어떤 사람이 '내가 지금 눈을 감고 있어서 빛을 보지 못하고 있구나. 그러니 눈을 떠야 빛을 제대로 볼 수 있겠다.'라고 판단할 수 있다면 그래도 괜찮은 것입니다.
하지만 자기의 눈이 감겨 있다든지 멀어 있다는 사실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고 그저 환영(幻影)과 공상의 장면만 머릿속에 오가는 가운데서 그것을 빛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면 그 사람은 아주 심각한 병에 걸려 있는 비정상적인 상태임이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는 과연 이런 비유를 구체적으로 어떤 경우에 적용시키고자 말씀하셨습니까?
그것은 이 22절과 23절 말씀의 전후 문맥을 보면 금세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앞에 있는 19절부터 21절까지의 내용이나 바로 뒤에 따라 나오는 24절이나 둘 다 그 주제는 '바른 재물관념(財物觀念)'입니다.
예수님께서 '재물'에 대해서 말씀하시다가 밑도 끝도 없이 갑자기 '눈 건강'에 대해서 말씀하시고 또다시 '재물'로 돌아가셔서 말씀하실 리가 만무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므로 22절과 23절의 말씀 역시 앞뒤에 있는 내용을 아주 '강력하게 강화(reinforce)'하기 위한 비유임이 분명합니다.
즉 이것은 '물질관'이 잘못되어 있는 사람은 '눈이 어두워서 온 몸도 어두운 사람' 즉 '그 심령이 장님처럼 되어서 그 인생 전체가 다 깜깜한 흑암을 헤매고 있는 사람'이라는 단도직입적인 말씀입니다.
다시 말해서 지금 예수님께서는 사람이 자기 스스로는 옳은 판단을 내리며 바른 행동을 하고 있다고 자부하더라도 만약 그의 '물질관'이 잘못되어 있으면 그 인생 전체가 다 실상은 '어두움' 속에서의 오판과 시행착오의 반복이 될 뿐이라고 실로 엄중히 선포하시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몸의 등불이 되는 눈'이 성한 자란 과연 어떤 사람입니까?
이 시간 저와 여러분은 우리 예수님의 가르침을 통하여 '바른 재물관념'을 가짐으로써 그 마음과 생활 전체가 밝은 빛을 따라가게 되는 성도의 삶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를 함께 상고해 보고자 합니다.

1. 천당 영생이 자기 마음에 보이는 사람은 재물을 '축적'하는 것을 인생 목표로 삼지 않고 '선한 일'을 위해 쓸 줄 압니다.

19절부터 21절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19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땅에 쌓아 두지 말라 거기는 좀과 동록이 해하며 도적이 구멍을 뚫고 도적질하느니라 20오직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하늘에 쌓아 두라 거기는 좀이나 동록이 해하지 못하며 도적이 구멍을 뚫지도 못하고 도적질도 못하느니라 21네 보물 있는 그 곳에는 네 마음도 있느니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보물"이란 꼭 금은보화만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재물' 전체를 통칭하는 표현으로서 특히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귀하게 여기는 것'이 바로 재물임을 강조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땅에 쌓아 두지 말라"는 말씀이 무슨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는 따위의 뜻은 결코 아닙니다.
성경은 그 어디에서도 재물 그 자체를 무가치하거나 부정한 것으로 여기라고 가르치는 곳이 없으며, 여기서 예수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 말씀의 요점은 그 재물을 "땅에 쌓아 두지 말라" 즉 이 세상에서 '재물 축적'하는 것을 자기 인생의 목표로 삼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그처럼 땅에만 쌓아 놓은 재물은 반드시 없어지는 날이 오게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거기는" 즉 이 세상은 우선 "좀"이 "해하는" 곳입니다.
옷은 당시의 유대 사회에서는 화폐적 가치가 있는 동산(動産)에 해당되었는데, 그 옷을 상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좀입니다.
"동록"은 금속을 부식시키는 것입니다.
  
즉 동전으로 만들어진 돈도 역시 영구히 보존되는 재산이 될 수 없음을 뜻하는 비유입니다.
"도적"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사람이 자기 재물을 억울하게 잃게 되는 대표적인 이유입니다.
특히 당시의 집들은 진흙이나 흙벽돌로 벽을 만들었기 때문에 도적이 "구멍을 뚫고 도적질"하기가 쉬웠던 것이었습니다.

이처럼 사람이 이 세상에 쌓아두고 모아놓은 재물이란 그것을 고스란히 잃어버리게 될 위험이 곳곳에 산재해 있습니다.
길 가다가 소매치기에게 속절없이 빼앗기기도 하고, 소위 'voice fishing'이라고 하는 '전화 사기'에 속아서 어처구니없게 자기 스스로 계좌이체를 해서 보내 주기도 하고, 증시 폭락이 닥치면 그야말로 '한 방에 다 날려' 버리고 말 때도 있는 것입니다.
실로 이 세상에는 아깝게 없어지는 돈, 억울하게 잃는 돈, 혹은 '밑 빠진 독에 물 붓듯이' 어떻게 사라지는지도 모르게 술술 새면서 낭비되는 재물들이 얼마나 많겠습니까?

그런 '땅'과는 대조적으로 그 쌓아둔 재물을 아무 것도 "해하지 못하며" 아무도 "도적질도 못하는" 곳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곳이 바로 "하늘"이라고 하시면서, 그곳에 자신의 보물을 "쌓아 두라"고 아예 명령을 내리셨습니다.
'하늘' 즉 천당이야말로 정말이지 저축을 한다면 가장 안전하고도 확실한 장소라고 예수님께서 친히 보장해 주시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천당에 쌓아 두라'는 말씀은 과연 무슨 뜻이겠습니까?
이것은 자신이 구원을 받을 수 있도록 무슨 '공로의 포인트' 따위를 적립하라는 뜻은 결코 아닙니다.
이 말씀은 이미 구원의 확신을 얻은 신자라면 이제 자신의 재물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선한 일, 하나님께서 인정해 주시는 의로운 일을 위해 선용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요한계시록 14장 13절에 "자금 이후로 주 안에서 죽는 자들은 복이 있도다 하시매 성령이 가라사대 그러하다 저희 수고를 그치고 쉬리니 이는 저희의 행한 일이 따름이라 하시더라"고 말씀했습니다.
신자가 죽은 후에 가게 될 천당은 '저희의 행한 일' 즉 그가 이 세상에서 힘썼던 '수고'가 결코 그대로 없어져 버리지 않고 고스란히 '따라오는' 곳입니다.
그런 까닭에 신자는 나중에 천당에서 받게 될 상급을 위하여 이 세상에 살고 있을 동안 자신의 재물을 오로지 선한 일을 위해 부지런히 사용할 줄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21절에서 "네 보물 있는 그 곳에는 네 마음도 있느니라"고 아주 정곡을 찔러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은 자기 마음이 가는 곳에 자기 돈도 쓰게 되어 있습니다.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믿음이 생기는 회사라야 주식을 구매할 것이며, 보통 때에는 지극히 아끼던 돈도 자기의 사랑하는 애인을 위해서는 오히려 기쁘게 사용합니다.
  
즉 이 예수님의 말씀 그대로 사람이 어디에다 돈을 쓰느냐 하는 것은 그가 정말 사랑하는 것, 다른 어떤 것보다 더 귀하게 여기는 것, 자기 인생 전체를 두고 목표로 삼는 대상이 무언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 주는 것입니다.
특히 앞서 19절과 20절에서는 "너희"라는 복수가 사용되었지만 여기 21절에서는 "네"(너의)라는 단수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즉 '사람이 자기 재물을 쌓아 두는 바로 그곳에 그 사람의 마음도 있다.'는 사실은 각 개인에게 어김없이 적용되는 철칙임을 예수님께서 강조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이처럼 사람의 '재물관념'은 곧 그 사람의 마음 상태를 정확하게 반영해 줍니다.
교인이라는 이름은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마음이 여전히 '세상'을 더 사랑하고 있는지 아니면 진정으로 '하늘'에 모든 소망을 두고 있는지는 그 사람이 자신의 돈을 무엇을 위해 쓰고 있는지만 보면 여실히 나타나게 됩니다.
과연 천당의 영생을 믿는 진짜 신자인가 아닌가 하는 것은 자신의 재물을 이 땅의 은행에만 저금하고 있는지 아니면 주님의 선한 일을 위해 헌금함으로써 '하늘 창고'에 쌓아 두고 있는지를 통해서 변명의 여지없이 드러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기독신자들은 일단 불신자들보다 오히려 훨씬 더 열심히 일하고 훨씬 더 많이 돈을 벌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얻은 재물을 가장 가치 있는 일 곧 '교회를 통한 전도와 선교의 사업'을 위하여 실로 '요셉의 곡식 창고'처럼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재산 축적'의 반대는 '무소유'가 아니라 바로 '재산 선용'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가운데 혹시 죽어라고 돈을 버는 목적이 오로지 이 세상에서 좀 더 부유한 생활, 자신의 노후 보장, 그리고 내 자식에게 유산을 조금이라도 더 남겨 주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은 없습니까?
예수님께서는 그런 사고방식이 곧 '눈 먼 사람'의 생각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월급을 받아들고서도 일단 십일조부터 온전히 바칠 생각은 전혀 없이 그저 '어떻게 해서라도 생활비를 아껴 써서 조금이라도 더 많이 저축해 두어야지.'라는 마음만 온통 차 있는 사람, 장사한 것의 순수입이 얼마나 되는지를 매월 정확하게 계산하면서도 감사헌금이나 특별선교헌금을 기쁘게 바칠 마음은 털끝만큼도 없고 오로지 '아직 내 힘이 있을 때에 바짝 졸라서 한 밑천 크게 잡아 놓아야지.'라는 꿈만 자기 머릿속에 가득 그리고 있는 사람은 없습니까?
예수님께서는 바로 그런 사람을 두고 '천당이 안 보이는 영적 장님'이요 '인생 자체가 깜깜절벽인 사람'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이것은 예수님께서 결코 부자에게만 하신 말씀이 아닙니다.
가난하든지 부하든지 간에 일단 '재물 관념'부터가 바로 잡혀 있어야 비로소 '눈을 뜬 사람', '빛이 밝은 인생'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야만 '큰 손을 펴서 후히 되어서 나누어 줄 줄 아는', '그 가지가 담을 넘어가며 공중의 새들까지 깃들게 되는' 진짜 부자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 마음이 오직 세상에만 붙잡혀서 재물을 자기 손아귀에만 쥐고 놓지 않으려 하는 '어두운 인생'이 되지 말고, 진정 믿음의 눈으로 천당을 바라보고 있는 신자답게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위하여 자신의 재물을 가장 가치 있게 선용함으로써 나중에 반드시 받게 될 영원한 상급을 그 천국 창고에 부지런히 쌓아 가는 성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2. 하나님만 자기 인생의 주인으로 보이는 사람은 재물을 '우상'으로 삼지 않고 '하나님을 섬기는 수단'으로 사용할 줄 압니다.

24절에서 예수님께서는 "24한 사람이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할 것이니 혹 이를 미워하며 저를 사랑하거나 혹 이를 중히 여기며 저를 경히 여김이라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못하느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여기서 예수님께서는 '눈이 어두운 사람'은 재물을 어디에다 쌓을 줄 모르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하나님'과 '재물' 중에 누가 자기 생명의 진정한 '주인'인지조차 볼 줄 모른다고 하셨습니다.
본문에서 '섬기다'라고 번역되어 있는 말의 원문을 그대로 직역하면 '노예가 되다(be a slave of)'입니다.
즉 이 '섬기다'라는 번역은 원문의 어감에 비해 너무나 완곡하게 되어 있는 것입니다.
노예는 당연히 '한 주인'만 섬길 수 있지 결코 "겸하여" 섬길 수가 없습니다.
그것도 자신의 모든 시간, 모든 힘을 다 바쳐서, 문자 그대로 자기 인생 전체를 몽땅 다 오직 단 한 명뿐인 자기의 주인을 위해서만 일해야 하는 존재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노예가 "두 주인"을 섬긴다는 것은 아예 그 말 자체가 근본적으로 성립이 될 수 없습니다.
만약에 그런 노예가 이 세상에 있다고 한다면 그는 분명히 "이를 미워하며 저를 사랑하거나 혹 이를 중히 여기며 저를 경히 여김"이 틀림없습니다.
다시 말해서 겉으로는 두 주인을 똑같이 섬긴다고 하지만, 그 속을 따져 들어가 보면 역시 진짜 주인은 어디까지나 '둘 중에 하나'밖에 없는 것이며 나머지 한쪽은 그저 섬기는 척 흉내만 내고 있을 뿐임이 분명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인간 사회에서도 철칙으로 통하는 이 원리가 바로 '하나님과 재물'을 두고서도 엄연히 적용된다고 하셨습니다.
세상의 그 어느 누구라도 결코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못하느니라"고 엄히 경고하신 것입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둘 중에 하나의 선택'이지 결코 '양립'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 어떤 '특별한 경우'에서도, 그 어떤 '피치 못할 상황'이라 해도 사람이 '하나님'도 주인으로 모시고 '재물'도 똑같이 주인으로 섬길 수 있는 방법이란 절대로 존재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은 예외가 없이 '하나님'과 '재물' 이 둘 중에 하나만을 자기 인생의 주인으로 삼게 됩니다.
재물이 인생의 목표가 되어 버린 사람에게 재물이란 자기가 가장 사랑하고 귀중하게 여기는 것 즉 '우상'이 됩니다.
그것은 곧 그 재물이 자기 주인이 되어 버린 것과 똑같은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 결과 이제 나머지 한 쪽 즉 '하나님'은 절로 '미워하며 경히 여기는' 불신자가 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반면에 하나님만을 자기 생명의 주인으로 모시고 있는 사람에게 있어서 재물이란 바로 그처럼 자기가 경외하고 사랑하는 주인을 섬기기 위한 '수단'이 될 뿐입니다.

그렇다면 명색은 신자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돈을 더 사랑하고 있는 사람에게 하나님이란 과연 어떤 존재가 되겠습니까?
바로 자기 인생의 '목적'인 돈을 더 많이 벌도록 도와주어야 할 '종'처럼 여기고 있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당연히 하나님만이 자신의 '주인'이 되고 재물이 그 주인을 섬기는 '거룩한 수단'이 되어야 할 텐데, 그 순서를 완전히 뒤바꾸어 버리는 것입니다.

사실 재물이란 것은 주인의 자리를 놓고 하나님과 감히 필적은커녕 견줄 수조차 없는 상대입니다.
재물은 어디까지나 하나님의 피조물에 불과하며 그것도 사람보다도 훨씬 더 낮은 피조물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사람은 자기가 '종'처럼 사용해야 할 재물을 하나님과 '주인의 자리를 놓고 상대할 수 있는 라이벌'처럼 여길 정도로 눈이 멀어 있으니 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행태입니까?

여러분 가운데 혹시라도 '하나님도 좋지만 돈도 똑같이 좋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습니까?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는 것도 은혜롭지만 돈을 버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행복하다.', '교회에서 하나님의 자녀들과 교제하는 것도 즐겁지만 유흥지에 가서 마음껏 즐기며 돈 쓰는 재미도 쏠쏠하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습니까?
예수님께서는 '그렇게는 못한다.'라고 잘라 말씀하십니다.
아니 그것은 사실상 하나님을 대놓고 '미워하며 경히 여기는' 불신자와 오십보백보의 차이일 뿐이라고 단언하시는 것입니다.

이처럼 '재물 관념'은 그 사람의 신앙과 직결되어 있습니다.
그 사람이 정말 '천당'을 믿고 있으며 '하나님'을 경외하는 신자인가, 아니면 그저 하나님을 믿는다고 모양만 내면서 실제로는 오로지 하나님 덕만 좀 보겠다는 심보로 교회에 다니고 있는 사람인가 하는 것은 바로 여기에서 깨끗하게 드러납니다.
돈에 노예가 된 사람은 오로지 돈이 하라는 대로 하고 돈이 이끄는 대로 따라갈 뿐입니다.
그러니 그 돈이 원하는 일을 위해서 하나님까지 자기 '조수'로 써 먹으려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진정 살아 계신 하나님을 두려워할 줄 아는 진짜 신자는 그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뜻을 수행하기 위하여 '몸과 마음과 정성과 힘'을 다 동원하여 섬기려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바로 그런 신자를 기뻐하시며 그가 당신을 섬기기 위해서 필요로 하는 재물을 오히려 '통이 차고 병이 넘치도록' 채워 주지 않으실 수가 없을 것이 아니겠습니까?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재물'을 주인으로 모시고 있는 위선자가 되지 말고 진정 하나님만을 자신의 금세와 내세의 유일하신 주인으로 사랑하고 중히 여김으로써 하나님께서 그의 뒤를 저절로 따라오게 해 주실 '땅의 기업'을 받아 더 많이, 더 크게 하나님을 섬기는 성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성도 여러분, 세상의 소위 성인(聖人)이라는 자들은 '돈'에 대해서는 그저 초연한 척하는 자세로 일관하며, 목사들 중에서조차 강단에서 '헌금 설교'는 금기시해야 할 것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돈에 대해서 말씀하시는 것'을 조금도 거북하게 여기지 않으셨으며 애매하게 돌려서 말씀하지도 않으셨을 뿐 아니라 아예 명백한 명령으로 내려 주셨습니다.
오늘 본문 19절부터 24절까지의 내용은 그야말로 구구절절 '돈에 관한 것'(all about money)이 아니겠습니까?
그것도 '눈은 몸의 등불'이라는 비유를 통하여 '재물 관념이 바로 되어 있는 사람은 온 몸이 밝은 인생이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장님이나 다름없다.'라고 실로 쉽고도 적나라하게 가르쳐 주시는 것입니다.

돈을 많이 버는 것은 결코 '저속한 일'이 아니라 우리가 '엿새 동안에 힘써 행해야 할 일'입니다.
그러나 돈을 모으기만 하는 것을 인생 목표로 삼는 것은 명백한 죄입니다.
그 돈을 하나님보다 더 사랑하는 것은 그야말로 '일만 악의 뿌리'이며 결국 '자기를 스스로 찌르는 저주'나 마찬가지입니다.
재물은 그 어떤 경우에도 '인생의 목표'가 될 수 없으며 '사람의 주인'은 더더구나 어림도 없는 것입니다.

특히 우리 경향교회의 미혼청년들이나 젊은 부부들은 오늘의 말씀을 꼭 깊이 되새겨 보시기를 바랍니다.
지금 50대, 60대가 되신 우리 교회의 초대 장로님들은 대부분 다 여러분과 같은 30대에 이미 장로가 되셨습니다.
이 분들이 장로가 될 때의 경제적 형편은 지금의 여러분보다 오히려 더 못했습니다.
다들 중소기업의 월급쟁이들이었고 기껏해야 몇 평밖에 안 되는 작은 공장을 경영하는 정도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분들은 그때부터 벌써 '생애 최고의 것'을 하나님께 아낌없이 바쳤습니다.
그 결과 저와 여러분이 지금 누리고 있는 이 풍성한 강서시대를 이루게 되었으며, 이 장로님들 역시 큰 축복을 받아서 이제는 '생애 전부의 것'까지 다 바치려고 매주일 오후에 '청지기 기도회'로 모여서 뜨거운 눈물의 서원을 올리고 있지 않습니까?

이 초대 장로님들의 30대 시절에 비하면 지금의 젊은 세대 여러분은 훨씬 더 좋은 학력을 비롯하여 다들 번듯한 직장이나 전문직이나 프랜차이즈 기업까지 가지고들 있습니다.
그런데도 여러분에게는 도대체 어떻게 해서 평생선교헌금은커녕 1년 내내 감사헌금 한 번조차 바칠 일도 없습니까?
천당 영생을 진심으로 믿고 소망하고 있기만 해도 주일마다 감사제목이 넘치고도 남지 않겠습니까?
아무리 계산해 보아도 그때의 초대 장로님들의 형편보다는 몇 배나 더 나은 여러분이 어떻게 교육관 헌금은커녕 십일조 생활조차 아직 시작을 못하고 있습니까?
하나님을 정말 유일한 주인으로 모시고 있다면 과연 어떤 '강심장'을 가지고 있기에 그 하나님의 것을 '도적질'하는 것이 여러분의 양심에 걸리지 않는다는 말입니까?

변명이 필요 없습니다.
그 인생에 빛이 들어갈 구멍이 아예 막혀 있는 '눈 먼 사람'입니다.
예수를 믿는다고는 하지만 물질관이 깜깜하여 사실상 '온 몸이 어두운 사람'입니다.
그러니 그처럼 헌금할 줄 모르는 우리 청년들이나 젊은 부부들을 제가 보면서 앞으로 여러분의 세대에서 이 경향교회의 장로로 세울 만한 사람이 과연 나올 수 있을지를 생각해 보면 정말이지 저도 앞이 캄캄합니다. 
이것을 제발 목사가 여러분에게 '헌금을 강요하는 말'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여러분의 양심을 찔러 일깨워 주시는 말씀으로 겸손히 들으시기 바랍니다.

'눈을 들어 동서남북을 바라보아야' 가나안 땅을 차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눈 자체가 재물 욕심 때문에 멀어서 보지 못한다면 축복의 길은 벌써부터 막혀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눈이 어두워서 온 몸까지 어두운' 배금주의(拜金主義) 인생 즉 '금 앞에 절하는 우상숭배자'가 되지 말고, 참되고도 유일한 주인이신 하나님을 더 잘 섬기는 수단으로 재물을 마음껏 선용할 줄 아는 '축복의 청지기'들이 꼭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아멘. (석기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