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내가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가끔씩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된다.
내가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어떨까? 그땐 어떤 삶을 살 수 있을까 하고...
드라마같은 것을 보면 흔하게 만나게 되는 소재의 하나가 기억 상실증으로 자신이 누구인가도 모르는채, 전혀 다른 삶을 사는 사람도 있고, 병원에서 아이가 뒤바뀌면서, 아이가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만약 내가 아예 다시 태어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은...
내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너무 많은 사람에게 참 잘 못하고 살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부모님께도, 동생들에게도, 친구들에게도, 심지어, 집에서 기르던 강아지에게까지도, 늘 나 자신을 앞세워 다른 이들의 희생을 요구했었던 나...
예전에 읽었던 시중에 '이해인'님의 '내가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이라는 제목의 시가 있었다.
물론, 내용이나, 제목이나 내가 마음대로 생각해 내 감정에 빠져버린 것이지만, 지금까지도 시를 기억하는 것은 정말 한번쯤은 다시 태어난다면 하고 바란 적이 있기 있기 때문이다.

내가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내가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엄청난 당신보다는
덜 힘든 한 사람을 택하겠습니다.

나의 뜻과
어긋나는
당신이기에
나는 놀라서 도망치다
신들린 바람.

내가 만약
죽어서
다시 태어난다면
사랑이신
당신을 모르고 싶은
죄스런 바램을 어찌해야합니까.

주문 외우며
달아나다
내가 쓸어질 곳 또한
당신 품안인 것을...

내가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나는 지금의 부모님과 동생들의 가족관계안에서, 지금까지 내 주변을 둘러싸 주었던 그 사람들과 지금의 관계로 다시 만나고 싶다고 생각한다.
물론, 다시 태어난다고해서, 내 자신이 그들에게 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잘해줄 자신은 없지만, 그래도 지금보다는 낫지 않을까 싶기 때문에...
나로 인해 상처받고, 희생당한 그들에게 이제는 조금이라도 배려해주고, 베풀어 주고 싶기에...
주님께도 내 욕심과 이기심을 앞세워 나의 앞으로 당겼지만, 이제는 좀더 그분 앞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 같기에...
그래서,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내가 만약 죽어서 태어난다면 어떨까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