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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어비이주일] 부모 공경에 대한 주님의 교훈 (마 15: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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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공경에 대한 주님의 교훈 (마 15:1-10)

몇 년 전 전북 부안군 시외버스터미널에 있는 한 식당에서 80대 시어머니와 50대 며느리가 마주 앉아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시어머니는 식사를 하고 있지만 며느리는 목이 메어 한 숟갈도 먹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이 시어머니를 이제 두고 갈 작정이기 때문입니다. 

이 며느리는 서울의 17평 아파트에서 택시운전을 하는 남편과 아들, 딸 그리고 남편의 계모인 시어머니와 함께 가난했지만 그럭저럭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남편이 뇌경색으로 쓰러진 후 일어나지 못하고 그로인해 집안 살림은 엉망이 되었고, 자신은 남편 병수발과 생계를 위한 막노동에 지쳐가고 있었습니다. 

그때 시어머니는 자신이 이 집에 짐만 되고 있다고 생각하고, 며느리에게 자기를 고향인 부안에 데려달라고 했습니다. 고향이기 때문에 누군가 돌봐줄 것이라고 했습니다. 식구들이 결사반대 하였지만 시어머니의 계속되는 성화를 이기지 못해 부안 시외버스터미널에 모셔다 두고 경찰에 '노인이 버려져 있다'고 신고한 후 경찰이 와서 모시고 가는 것을 보고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부안군청에서 노인을 보호하며 계속 추궁하여 이 사정을 알게 된 다음 서울 강남 경찰서에 연락을 하였고, 결국 며느리는 '존속유기혐의'로 구속이 되었습니다. 가난한 아들 부부에게 짐이 되는 것을 염려하여 스스로 고려장을 자처한 이 어머니는 결국 존속유기죄를 며느리에게 씌우게 되었습니다. 

참 안타까운 사연입니다만 분명한 것은 어떠한 경우에도 부모를 버리는 것은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예수님도 오늘 본문 말씀을 통해 “부모를 공경하지 않아도 될 어떤 이유나 구실도 없다”는 것을 분명하게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가정사나 경제여건이나, 사회적 이유나 정치적 변명, 신앙적인 이유 등, 그 어떤 것으로도 부모를 공경하지 못하는 것은 다 잘못이라는 것입니다. 

여러분, 성경은 부모 공경에 대해 어떻게 가르쳐 주고 있습니까? 부모 공경에 대한 주님의 가르침은 너무나 분명하고 확실합니다. 

오늘 본문 4절 말씀에 “하나님이 이르셨으되 네 부모를 공경하라 하시고 또 아버지나 어머니를 비방하는 자는 반드시 죽임을 당하리라”고 했습니다. 이 말씀은 신 5:16절에 기록되어 있는 말씀입니다. “너는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명령한 대로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고 복을 누리리라”

그리고 출 21:17절에 “자기의 아버지나 어머니를 저주하는 자는 반드시 죽일지니라”는 말씀과 레 20:9절, “만일 누구든지 자기의 아버지나 어머니를 저주하는 자는 반드시 죽일지니 그가 자기의 아버지나 어머니를 저주하였은즉 그의 피가 자기에게로 돌아가리라”는 말씀을 인용한 것입니다. 

이처럼 성경은 부모 공경에 대해 어떤 이유나 조건을 말씀하신 일이 없습니다. 하나님의 계명은 단순하면서도 분명합니다. 오직 부모 공경을 명령하고 있을 뿐입니다. 

예수님은 오늘 말씀을 통해 당시 종교지도자들이 자신들의 전통을 내세워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지 않음을 책망하셨습니다. 

본문 5-6절을 보세요. “너희는 이르되 누구든지 아버지에게나 어머니에게 말하기를 내가 드려 유익하게 할 것이 하나님께 드림이 되었다고 하기만 하면 그 부모를 공경할 것이 없다 하여 너희의 전통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폐하는도다.” 

이 말씀을 통해 예수님은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의 잘못된 전통을 지적하시며 ‘고르반’'(Corban)이라는 제도의 잘못을 지적하셨습니다.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은 “네 부모를 공경하라”는 하나님의 계명과 이 계명을 어길 경우에 받게 될 벌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과는 다르게 주장을 하면서 다르게 사람들을 가르쳤습니다. 그들이 지키던 전통 가운데 '고르반'(Corban)이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고르반은 “하나님께 드림이 되었다”라는 뜻입니다.

이 제도는 원래 어떤 물건을 하나님께 예물로 바쳐 다른 사람이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서약문입니다. 예컨대 어떤 사람이 그가 가진 재물을 고르반, 곧 하나님께 예물로 드리기로 서원했습니다. 그러기에 이미 고르반 하기로 서원된 재물은 다른 용도로는 사용할 수가 없었습니다. 

처음 이 제도는 매우 신앙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변질되어서 예수님 당시는 장로들의 유전을 따르는 사람들이 부모에게 해야 할 봉양의무를 하나님께 대신했다는 변명의 뜻으로 사용되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네 부모를 공경하라”는 하나님의 계명을 지켜야 할 의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그들은 고르반 제도라는 전통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들로부터 ‘못된 자식’이라는 질책을 받지 않으려고 이 고르반 제도를 교묘하게 이용했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를 잘 알기 때문에 유전에 집착하는 자들의 허위성을 질책하십니다. 그들이 악용하는 고르반 전통을 지적합니다. 부모님께 공양해야 할 것들을 고르반, 즉 하나님께 드린다는 선언을 해 놓고는 부모는 공양하지 않는 그들의 불효와 악행을 지적했습니다. 

오늘 본문 3-6절에 “대답하여 이르시되 너희는 어찌하여 너희의 전통으로 하나님의 계명을 범하느냐 하나님이 이르셨으되 네 부모를 공경하라 하시고 또 아버지나 어머니를 비방하는 자는 반드시 죽임을 당하리라 하셨거늘 너희는 이르되 누구든지 아버지에게나 어머니에게 말하기를 내가 드려 유익하게 할 것이 하나님께 드림이 되었다고 하기만 하면 그 부모를 공경할 것이 없다 하여 너희의 전통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폐하는도다.”

여러분, 예수님께서는 왜 이처럼 장로들의 유전을 따르는 유대 종교 지도자들을 책망하셨던 것입니까? 

예수님 당시 유대 종교 지도자들은 “누구든지 아비에게나 어미에게 말하기를 내가 드려 유익하게 할 것이 하나님께 드림이 되었다고 하기만 하면 그 부모를 공경할 것이 없다.”고 가르쳤습니다. 

물론 장로들의 유전은 부모를 공경하지 않아도 좋다는 의미는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단지 부모보다는 하나님을 공경하는 것이 더 우선시되어야 하며, 만약 하나님을 공경하기 위하여 부모님께 드려야 할 것을 하나님께 드렸다면 그것은 죄가 되지 않는다는 의미인 것입니다. 이러한 장로들의 유전은 일면 경건하고 또한 잘못된 것이 전혀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왜냐하면 부모보다는 하나님을 더욱 경외하는 것이 마땅한 일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이 따랐던 장로들의 유전에는 분명히 잘못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우열을 정할 수 없는 하나님의 율법에 우열을 정하여 어느 것을 위해 다른 어느 것을 버려도 좋다고 하였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율법은 그 중 어느 것은 지키지 않아도 좋은 것은 없습니다. 모든 율법은 반드시 지켜야 했습니다. 율법은 어느 것 하나라도 범하면 다 범하는 것이 됩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을 경와하기 위해 부모를 공경하지 않는 것은 큰 죄악이었던 것입니다. 하나님의 율법은 분명하게 하나님을 경외하고 부모도 공경할 것을 명령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하나님을 진심으로 경외한다면 부모를 공경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성도에게 있어서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과 부모를 공경하는 것이 다르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참 신앙인은 하나님을 공경하듯 부모님을 공경하는 성도입니다. 당시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은 율법을 잘 지킨다고 자타가 인정하는 자들이었으나 사실은 가장 기본적인 율법조차 범하는 위선자였습니다. 

예수님은 위선자인 종교지도자를 향하여 이렇게 말씀합니다. 본문 7-10절에 “외식하는 자들아 이사야가 너희에게 대하여 잘 예언하였도다 일렀으되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존경하되 마음은 내게서 멀도다 사람의 계명으로 교훈을 삼아 가르치니 나를 헛되이 경배하는도다 하였느니라 하시고 무리를 불러 이르시되 듣고 깨달으라” 

예수님께서는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을 향하여 외식하는 자들, 곧 겉과 속이 다른 위선자들이라고 책망하셨습니다. 실제로는 하나님을 사랑하지도 경외하지도 않으면서, 단지 하나님의 율법에 장로들의 유전까지 더하여 지킨다는 것만으로, 마치 자기들이 세상에서 하나님을 가장 잘 섬기는 자들인 것처럼 위장하는 당시 유대 종교 지도자들에 대한 책망의 말씀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부모 공경하는 것은 하나님을 경외 하며 섬기는 것과 절대 다르지 않습니다. 

부모를 공경해야 한다는 말씀은 ‘신앙적 효도’를 말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공경하라’는 ‘존경하다’, ‘숭배하다’라는 의미가 있는 히브리어(킵베드)의 번역어입니다. 원래 이 단어는 특별한 존경의 대상인 ‘하나님’과 ‘그리스도’에게 대한 인간의 태도를 나타내는데 사용되었습니다. 이 단어가 부모에게 사용된 것은 인간은 마땅히 부모를 크게 존경해야 한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것입니다. 

따라서 부모를 “공경한다”는 말은 일반적인 사랑을 뜻하는 말이 아닙니다. ‘사랑’이라는 말에는 긍휼히 여기는 마음 베풀고자 하는 마음, 다시 말해 “위에서 아래로 가는 마음”입니다. 하지만 “공경”은 높이 우러르는 마음입니다. “아래서 위로 가는 마음”입니다. 내리 사랑은 의례 있는 일이고 순리적이지만 공경하며 높이며 사랑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공경은 이미 사랑을 받은데 대한 감사와 고마움과 경건을 합쳐서 응답하는 사랑입니다. 이 사랑에는 이것을 통하여 복을 받겠다든가 무엇을 이루어보겠다는 계산이 있을 수 없습니다. 다만 응답하는 마음이 있을 뿐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을 경외하고 섬기는 가장 중요한 자세는 바로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시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구원해 주신 놀라운 구속의 은혜를 은혜로 알 때 하나님을 경외할 수 있는 것입니다.

부모공경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모님을 공경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님의 은혜를 깨닫는 것입니다. 우리를 이 땅에 존재하게 하시고, 희생과 사랑으로 양육해주신 부모님의 은혜를 깨닫고 기억하며 감사하는 것이 곧 부모 공경입니다. 한마디로 하나님을 경외하고 섬기는 것이나 부모를 공경하고 효도하는 것은 은혜를 아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는 것입니다. 

“효도란 무엇인가?”하는 설문조사에 60%의 응답자가 “부모님 마음 편하게 해드리는 것이 효도이다”라고 했습니다. “부모님을 극진히 섬기는 것이 효도다”라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6.2%밖에 안 되었다고 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부모님을 공경할까 하는 것 보다는 “그저 속이나 안 썩히고 나하나 잘 살면 그게 효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결코 이 정도를 가지고 효도한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부모의 존재를 인정하고, 감사하고, 그 크신 은혜와 희생과 수고를 인정하라는 것입니다. 그 부모의 진실된 마음, 간절한 마음을 알고 그 은혜에 감사와 존경과 순종의 마음을 가지고 섬기는 것이 효도라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상도 여러분, 해마다 지내는 어버이 주일을 오늘 보내고 있습니다. 이 날이 되면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할 일을 다하지 못하고 산다는 죄책감이 듭니다. 이 세상사람 가운데 부모로서의 책임을 다했다고 자신할 사람도 없고, 자녀로서의 임무를 다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성경대로 본다면 돌에 맞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으며, 온전히 생명이 붙어 있을 자식이 누가 있겠습니까? 

“네 부모를 공경하라.”는 명령은 절대법입니다. 자녀가 그 부모를 공경해야 하는 원리는 구약시대나 신약시대 그리고 지금도 조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단호하고 분명했습니다. 부모 공경은 무조건적인 것이요, 절대적인 것입니다. 어떤 상황 속에 있어도 불효는 정당화될 수 없다고 하는 것이 본문의 가르침입니다. 

그렇습니다. 본문에 의하면 부모님을 공경하지 않아도 될 만한 구실은 있을 수 없습니다. 어떤 여건과 이유도, 심지어는 신앙적인, 종교적인 이유도 구실이 될 수 없습니다. "부모님께 드려야 할 것을 하나님께 드렸다. 그래서 부모님께 드리지 않아도 된다."고 하는 "고르반"도 하나님 앞에서 통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어버이 주일을 맞이하여 하나님을 섬기는 일에도, 부모를 공경하는 일에도 핑계하지 않는 저와 여러분들이 다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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