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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바울의 자랑 (고후 12:5-10)

다섯 명의 프랑스 작가가 쓴 희곡집 “다섯 손가락 이야기”를 보면 다섯 손가락의 특징을 들면서 자랑하기를 좋아하는 인간의 본능을 꼬집고 있습니다. 

다섯 손가락이 함께 사이좋게 지내고 있는데, 어느 날 첫째 손가락이 “얘들아, 내가 엄지니까 최고야.”라고 자랑을 했습니다. 그러자 옆에서 듣고 있던 둘째 손가락이 “무슨 말이야, 무언가를 가리킬 때는 내가 제일 많이 사용된다.”며 자랑을 합니다. 그러자 셋째 손가락도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다른 손가락들을 쳐다보며 “우리 중에 내가 제일 크다.”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되니 넷째 손가락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약혼이나 결혼 같은 귀중한 사랑을 서약할 때 내 손가락을 사용하는 것 알지?”라고 잘난 체했습니다. 마지막 남은 다섯째 손가락은 내놓을 자랑거리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마지막 손가락이 당당히 큰소리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 없으면 장애인이다.” 

이 다섯 손가락 이야기가 우리 인간의 본능을 잘 표현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할 수만 있으면 자기를 홍보하고, 자기를 선전하고, 자기를 자랑하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자랑의 특징은 대부분 자기의 특기나 취미, 그리고 자기가 이루어놓은 업적, 등과 같은 장점을 내용으로 한다는 것입니다. 단점을 자랑하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만약 자기의 단점이나 부족함을 자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정신 나간 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 나오는 사도 바울은 달랐습니다. 사도 바울은 일반상식을 뛰어넘어 장점이 아닌 단점을, 자기의 업적이 아닌 핸디캡을 자랑했습니다. 원래 바울에게 자랑거리가 많았습니다. 그는 예수 믿기 전에 출세의 탄탄대로를 걷던 사람입니다. 남부러울 것이 없는 환경 속에서 자란 사람입니다. 

빌 3:5-6절에 “나는 팔일 만에 할례를 받고 이스라엘 족속이요 베냐민 지파요 히브리인 중에 히브리인이요 율법으로는 바리새인이요 열심으로는 교회를 박해하고 율법의 의로는 흠이 없는 자라라.”고 했고, 또 행 22:3절에서는 “나는 유대인으로 길리기아 다소에서 났고 이 성에서 자라 가말리엘의 문하에서 우리 조상들의 율법의 엄한 교훈을 받았고 오늘 너희 모든 사람처럼 하나님께 대하여 열심히 있는 자라”고 했습니다. 

이러한 배경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사도 바울은 자랑하려고 한다면 얼마든지 자랑할 것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세상적인 것을 자랑하지 않겠다고 스스로 다짐했습니다. 오늘 본문 5절에 “내가 이런 사람을 위하여 자랑하겠으나 나를 위하여는 약한 것들 외에 자랑하지 아니하리라.”고 했고, 9절 하반절에서 또 다시 “그러므로 도리어 크게 기뻐함으로 나의 여러 약한 것들에 대하여 자랑하리니”라고 했습니다. 

무슨 말입니까? 사도 바울은 자신의 강점은 자랑하지 않고, 자신의 약점만 자랑한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다른 사람들이 모르게 마음속으로 자랑한다는 것이 아니라, 드러내놓고 크게 기뻐하며 자신의 약점들을 자랑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를 알고 사도로 부르심을 받은 이후 이러한 세상적인 것이 결코 자신에게 최고의 가치가 될 수 없음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들으면 비웃음거리밖에 되지 않을 아주 형편없는 것들을 자랑하는 사도 바울의 모습을 통해서 오늘날,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야 할 것인가를 교훈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사도 바울이 자랑거리로 삼았던 것들이 무엇입니까? 


1. 사도 바울은 하나님의 은혜를 자랑했습니다. 

사도 바울의 신앙고백의 핵심은 “나의 나 된 것은 주의 은혜, 곧 하나님의 은혜”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믿기 전에 바울은 자신이 정말 하나님을 잘 믿는 줄 알았습니다. 교회를 핍박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그의 생각이요, 사상일 뿐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리스도인들을 잡으러 다메섹을 향해 가던 중에 예수님을 만나서 거꾸러지고 말았습니다. 앞을 보지 못한 채 남의 손에 이끌리어 다메섹으로 들어가 하나님께서 예비해두셨던 아나니아를 만나 안수를 받고, 눈에서 비늘 같은 것이 떨어지면서 그의 영안이 열렸습니다. 비로소 바른 영안으로 하나님을 만난 것입니다. 참 하나님의 은혜가 임한 것입니다. 

그 후에 바울은 그가 새롭게 만난 하나님에 대해서 여러 가지로 고백하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 행 15:4절에 보면 “예루살렘에 이르러 교회와 사도와 장로들에게 영접을 받고 하나님이 자기들과 함께 계셔 행하신 모든 일을 말하매”라고 했는데, 이 말씀에서 바울은 예루살렘에 가서 사도들과 교회의 지도자들 앞에서 하나님께서 자신과 함께 하신다고 고백하였습니다. 바울이 만난 하나님은 자신과 함께 하고 계신 하나님, 자신의 삶 가운데 현존하시는 분이라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가 하나님을 믿는다고 할 때, 또 하나님의 은혜로 산다고 할 때, 가장 핵심적인 것은 바로 하나님의 현존을 느끼며 사는 것입니다. 참된 신앙은 하나님 앞에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진정한 신앙인이란 삶의 현장, 삶의 보이지 않는 구석구석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느끼며 사는 사람인 것입니다. 

오늘 봉독하지 않았지만 1-4절에 보면 사도 바울이 셋째 하늘에 올라갔다 온 사람을 소개합니다. 바울이 자신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셋째 하늘에 올라갔다 온 이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을 가리킵니다. 셋째 하늘이라는 것은 천국을 말합니다. 바울은 천국을 보고 온 사람입니다. 그리고 천국에 가서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말을 들었다”고 했습니다. 하나님으로부터 특별한 계시를 받았다는 말입니다. 사도 바울은 이처럼 엄청난 은혜를 입은 것입니다. 그런데도 이런 큰 영적인 경험을 자랑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은혜를 오해하거나 착각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무엇인가 기도의 응답을 주시고, 삶에서 무엇인가 쉽게 이루어지거나, 좋은 일이 많이 생기면 하나님의 은혜가 임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방언이나 예언, 신유의 은사 등을 받게 되거나, 신비한 체험을 하게 되면 이것이 은혜 받은 증거로 생각합니다. 물론 이것도 큰 은혜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참된 경건이란 현존하시는 하나님을 의식하고, 그 하나님을 의식하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것이 은혜입니다. 우리는 흔히 설교를 듣거나, 찬양을 부르거나, 기도회를 한 다음에 은혜를 받았다고 말합니다. 그러면 이때에 소위 우리가 “은혜 받았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그것은 내가 말씀을 들을 때, 그 말씀이 하나님의 음성으로 들려지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찬양을 통해 하나님께서 나와 함께 하시는구나 하는 것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기도를 하면서 하나님이 응답하실 것을 확신하는 것입니다. 

정리하면 은혜 받은 삶은 하나님께서 나와 함께 하신다는 사실을, 또 나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과 동행하고 있음을, 주님이 내 안에 내가 주님 안에 거하고 있는 것을 인식하고 확신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것이 참 신앙입니다. 이것이 믿음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의 가장 큰 자랑은 바로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이러한 은혜만을 자랑하는 성도들이 다 되시기를 바랍니다. 


2. 사도 바울은 자신의 약점을 자랑했습니다. 

오늘 본문 5절을 다시 보면 “내가 이런 사람을 위하여 자랑하겠으나 나를 위하여는 약한 것들 외에 자랑하지 아니하리라.”고 했고, 9절 하반절에서 또 다시 “그러므로 도리어 크게 기뻐함으로 나의 여러 약한 것들에 대하여 자랑하리니”라고 했습니다. 

사람마다 감추고 싶은 약점이 있습니다. 약점은 자랑하는 것이 아닙니다. 약점은 숨기는 것이 통례입니다. 사도 바울에게도 숨기고 싶은 약점이 있었습니다. 벗어나고 싶은 콤플렉스가 있었습니다. 그에게는 그를 고통스럽게 하는 한 가지 지병이 있었습니다.  

오늘 본문 7절 말씀에 보시면 사도 바울은 그것을 “내 육체의 가시”라고 했습니다. 

사도 바울이 가지고 있던 육체의 가시가 무엇입니까? 어떤 사람은 안질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두통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이것보다도 바울을 치명적으로 괴롭게 한 것은 간질병입니다. 이것이 사도 바울의 삶에 얼마나 큰 고통이 되었겠습니까? 오죽했으면 ‘사단의 사자’라고 표현했을까요? 그리고 하나님께 세 번이나 간절하게 기도한 것을 보면 보통 문제가 아닌 것이었습니다. 

그렇지만 하나님께서는 이 육체의 질병을 고쳐주지 아니하시고 9절에 보시면 “내 은혜가 네게 족하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데서 온전하여 짐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평생 몸에 병을 지니고 살았습니다. 그렇지만 사도 바울은 이 약함이 오히려 강함이라고 하면서 누구보다도 강하게 살았습니다. 

사 40:29절을 보면 “하나님은 피 곤한 자에게 능력을 주시며 무능한 자에게 힘을 더하신다”고 하셨고, 사 35:3절에서는 “약한 손을 강하게 하며 떨리는 무릎을 굳게 하신다”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약한 자가 더 큰 은혜 받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약점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은 그 부분에 대해서 철저히 하나님의 도움을 구합니다. 자신의 약점을 아는 사람은 더 많이 기도합니다. 그런 사람에게 하나님은 더 가까이 임하시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겸손한 자에게 더 큰 은혜를 베푸시는 것입니다. 

여러분, 성경에서 위대한 족적을 남기고 존경을 받고 있는 사람들도 다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이며 어떻게 보면 우리보다 더 많은 약점을 가진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이 약점 때문에 더욱 하나님을 의지하고 바라봄으로 하나님의 은혜와 복을 받아 오늘 날, 우리들에게 믿음의 본보기가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아브라함은 명색이 믿음의 조상인데 아내를 누이라고 하면서 자기 목숨을 부지하려고 한 비겁한 행동을 했습니다. 다윗은 입에 담기도 거북한 살인, 간음, 위증의 죄를 지었습니다. 삼손은 여자에게 빠져 눈알이 뽑히는 수모를 당했습니다. 입다는 기생이 낳은 사람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들을 신앙의 위인으로 인정하십니다. 

영국의 유명한 부흥사이셨던 존 웨슬리 목사님은 전국 각지를 다니며 전도를 많이 했습니다. 그는 80세 까지 살면서 영국을 복음화 시킨 정신적인 지도자, 존경받는 인물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웨슬리의 부인은 얼마나 사나운지 날마다 바가지를 긁고 심지어는 목사님을 때리기까지 했습니다. 부인과 날마다 싸움을 해야 하니 지쳐서 집에 들어가지 않고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는 부흥강사가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입니다. 왜냐하면 사람마다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면 치명적인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인간의 약점을 아십니다. 약점은 숨겨야 될 부끄러운 것이 아닙니다. 솔직히 인정해야 될 우리의 실상입니다. 그것이 약점을 극복하는 길입니다. 그것이 모든 사람들에게 오히려 인정받는 길입니다. 약점은 감출 일이 아니요, 가장 진실하게 인정해야 될 사실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은 여러분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십니다. 그러므로 여러분들에게 있는 약점을 부끄러워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그 약점 때문에 더욱 주님을 의지하고 찾으십시오. 그러면 여러분은 그 약점 때문에 더 많은 축복을 누리게 될 것이며, 그 약점이 자랑거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3. 사도 바울은 복음을 위하여 고난당하는 것을 자랑했습니다. 

오늘 본문 10절에 “그러므로 내가 그리스도를 위하여 약한 것들과 능욕과 궁핍과 핍박과 곤고를 기뻐하노니 이는 내가 약한 그 때에 강함이라”고 했습니다. 사도 바울이 복음을 전하던 이 당시 성도들은 우리와는 전혀 다른 환경가운데서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로마의 지배를 받고 있는 사람들이 예수님을 믿고 예수를 주님으로 고백하는 것은 로마의 황제를 반역을 하는 행위였습니다.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이 목숨을 걸고 예수를 믿었습니다. 그러기에 그들의 믿음은 금보다 더 빛났으며, 다이아몬드보다도 더 강했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이러한 신앙을 지키게 된 배경에는 사도 바울 사도의 가르침이 크게 작용을 하였습니다. 그것은 바로 복음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아끼지 아니하는 사도 바울의 헌신 때문이었습니다. 사도 바울은 복음을 전하지 않으면 얼마든지 편한 삶을 살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목숨을 걸고 복음을 전하는 것을 보면서 거기에 생명의 길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후에, 그들도 그렇게 살았던 것입니다. 

그 생명의 길이 무엇입니까?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진짜 만난 사람들은 예수님을 위해 사는 것을 가장 큰 기쁨으로 여기며 살았습니다. 예수님 때문에 고난당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겼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위해 생명을 내어놓고 순교하기도 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자존심이며, 자랑거리인 것입니다. 

사도행전의 역사는 바로 이런 것입니다. 행 5:41절에 보면 복음을 전하던 사도들이 당시 유대의 지도자들에게 붙잡혀서 매를 맞고 예수의 이름으로 말하지 말라고 협박을 당했을 때, 사도들은 “예수님의 이름을 위하여 능욕 받는 일에 합당한 자로 여기심을 기뻐하면서 공회 앞을 떠났다”고 했습니다. 예수님의 이름을 위해 당하는 고난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오히려 자랑스러운 일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 때문에 매를 맞으면 더 좋아했습니다. 감옥에 갇히면 찬송을 했습니다. 예수님의 이름 때문에 당하는 고난을 자랑거리로 여기며 살았던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날 이 시대는 예수님 때문에 희생하고, 헌신하고, 손해보고, 고난 받는 것을 싫어합니다. 이러한 삶이 축복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그리스도인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사도 바울처럼, 사도들과 초대 교회 믿음의 성도들처럼, 한국교회 초기의 믿음의 선배들처럼, 예수님 때문에, 신앙 때문에 고난당하는 것이 기쁨이 되고, 자랑거리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말씀을 정리합니다.

육신적인 자랑거리보다 하나님의 은혜를 자랑하고, 나의 약점을 자랑하며, 약한 나를 강하게 하시는 하나님을 드러내시기를 바랍니다. 육신의 성공보다는 주님을 위해, 하나님을 위해 당하는 희생과 고난을 자랑할 수 있는 성숙한 성도가 다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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