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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사랑의 빚진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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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병욱 목사(삼일교회)

최근 주목받는 CEO가 있다. KTF의 조서환 부사장이다. 젊은이들에게 그의 강연과 책을 소개했을 때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을 보았다. 그는 아이디어가 많은 사람이다. 휴대전화 번호이동 서비스, 샴푸와 린스를 합친 하나로삼푸, 20세의 치아를 80세까지 유지하라는 2080치약, 휴대전화 서비스 쇼(show) 등 여러 히트상품을 제조했다.

그러나 그의 출발은 유복한 것은 아니었다. 23살 때 육군 소위로 임관했다. 군에서 사고로 오른쪽 손을 잃었다. 왼손 하나로 온갖 역경을 딛고 대한민국 최고의 마케터가 되기까지 많은 역경 극복의 치열함이 있다. 사고로 오른쪽 손을 잃었을 때, 뇌가 깡통 찌그러지듯 오그라드는 아픔을 느꼈다고 한다. 너무 심한 고통에 기절하고 말았다. 깨어나니 육군통합병원이었고, 아픈 중에도 사귀고 있던 22살의 여자친구가 보고 싶었다. 망설이다 전화를 했더니 왔다.

“당신 그래도 나를 사랑해”라고 묻고 싶었지만, 말이 입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30분 넘게 머뭇거리다 물으니, 고개를 두 번 끄덕거렸다. 그것이 힘이 되었다. 여자친구는 아예 병원 옆으로 이사와서 병간호를 해 주었다. 손은 잃었지만, 여자친구의 넘치는 사랑 때문에 오히려 행복감을 느꼈다. 그때 여자의 아버지가 나타나 딸을 끌고가려 했다. 저항하는 딸에게 아버지와 그 남자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강요했다. 그때 딸은 “만약 아버지가 손을 잃었다면 엄마가 어떤 태도를 보이기를 원하세요. 나는 이 남자의 전부를 사랑한 것이지, 손을 사랑한 것이 아닙니다”라고 했다. 조서환 부사장은 이때부터 평생 이 여자만을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살겠다는 결심을 한다. 사랑의 빚진 자가 된 것이다.

사랑의 빚진 자가 되면 어떤 수모도 이길 수 있다. 장애인이라고 취업도 쉽지 않았다. 낙심될 일이 산적해 있었다. 그러나 사랑의 빚진 자는 물러서지 않는다. 종종 자존심이 상해서 못하겠다는 사람이 있다. 자존심이 아니라 사랑이 없는 것이다. 사랑은 자존심도 내려놓을 수 있다. 선교 현장에 가보면 이유 없는 핍박이 많다. 정말 자존심 상한다. 그러나 사랑의 빚진 자이기에 기쁨으로 극복할 수 있다. 문제는 사랑이다.

사랑의 빚진 자는 겸손하다. 이런 사랑을 받은 사람이 어찌 아내 앞에서 교만할 수 있겠는가. 모든 희생을 감수하고 자기에게 결혼해준 것만도 감사한 일이다. 넘치는 사랑을 받으면 누구나 겸손해진다. 기고만장해서 사는 사람이 있다. 묻고 싶다. 사랑을 아는가? 사랑받은 자는 자기를 부인한다. 기독교는 구호의 종교가 아니다. 뜨거운 사랑을 맛보고, 사랑의 빚진 자로 살아가는 것이다. “헌신하자”가 아니라 “사랑을 체험하라”다. 사랑받은 빚진 마음에서 헌신이 흘러나오는 것이다.

하나님이 원하는 최고의 마음은 ‘상한 심령’이다. 범죄 후 다윗은 자신의 상한 심령을 고백한다. “하나님께서 구하시는 제사는 상한 심령이라 하나님이여 상하고 통회하는 마음을 주께서 멸시하지 아니하시리이다”(시 51:17) 눈물이 있는 마음, 감사가 있는 마음이 최고다.

금식하고 십일조한다는 바리새인의 자부심 어린 기도보다 감히 고개를 들지 못하고 죄인임을 고백하고 자신을 불쌍히 여겨달라는 세리의 기도를 더 기쁘게 받으셨다. 사랑을 모르니 눈물이 없다. 눈물이 없으니 날카로워지는 것이다. 사랑을 아는 자는 위대하다. 사랑은 장애를 넘고, 따뜻하게 만들며, 감사의 사람으로 변화시킨다.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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