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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헤어짐은 역시 슬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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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참 마음이 착잡한 날이었다
지금까지 전도사로 섬기던 교회를 마지막으로 작별 인사를 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교회의 형편과 나 자신의 사정이 맞물려 사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예배 시간에 앞에 나가서 담담하게 인사말을 하고 들어 오는 순간까지 난 감정을 억제하고 담담한 표정을 지을 수 있었다
한번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면 여러 가지로 공적인 관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입힐것 같았기 때문에 난 하루 종일 미소띤 얼굴로 성도들을 대해야만 했다

2년도 채 안된 짧은 기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알게 모르게 정이 많이 들었었나 보다 만남은 기쁘지만 헤어짐이 이처럼 아프고 시릴 줄은 년륜이 말해 주는 것인지...... 내 나이도 만만찮은 인생의 후반에 속하지 않았던가

가을의 끝자락에 스산한 바람이 불고 낙엽이 쌓이고 뒹굴듯 정돈 되었던 마음도 이리 저리 흩어져 괜시리 허전하고 섭섭하고 눈물이 어리는걸 어쩔 수 없었다

내 손을 꼭 붙잡고 놓아 주지 않던 어떤 집사님의 눈망울 속에서는 표현하지 못하는 많은 언어들을 가득히 담고 있었다
부족한 나를 예수님의 성품을 너무 닮았다며 항상 챙겨 주시던 할머니 집사님
외로울때 마다 교회에 들리면 전도사님이 맞이해 주리라던 기대 마저 무너져 내렸을 그 마음을 생각하니 나의 마음도 무너져 내림을 .....

임신8개월의 부른 배를 안고 멀리서 수요 예배까지 반주를 하던 예쁘고 귀여운 예비 엄마의 투정 "몰라 몰라 전도사님 싫어요! 싫어!"
헤어지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자신은 헤어지는 것이 가장 싫다던 장로님과 부인 집사님의 말씀이 아니더라도 난 자연스런 이별이 아니라 사랑하던 사람들과의 이별이 이렇게 힘든 줄은 이번에 새삼스럽게 알게 된것 같다

어떤 할아버지 집사님...그 분은 교회 출석도 제대로 하지 못하시는 분인데...화난 목소리로 "그럼 전도사님 볼려면 어디로 가면 되죠?" 진지하게 물어 보셨다

말은 않지만 묵묵하게 착잡한 심정으로 바라 보시던 또 다른 남자 집사님들의
시선속에서 난 그리스도인들만이 느낄수 있는 진한 사랑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가장 맘이 아팠던 것은 2-3주 전에 우리 교회에 와서 어제야 등록을 했던 두 아이의 엄마, 이혼 위기에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마음으로 여학교때 다니던 교회에 찾아 와서 뭔가 기대하는 맘으로 나를 의지하며 정을 쏟기 시작하던 젊은 엄마가
내가 떠난다는 말에 충격을 받아 멍한 모습으로 바라 보며 맘 상해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었다
4-5살 된 자매의 두 아이들도 다음 주 부터 날 볼 수 없다는 말을 알아 듣는듯
화들짝 놀라며 '전도사님! 이제 교회 오면 전도사님 못 보는거예요?" 하고 물었을때 난 정말 대답하기가 어려웠다
고 영리하고 깜찍한 것이 어른들 세계의 이야기를 알아 듣는 것이 넘 신기하고
가슴을 아리게 하였다  언제 봤다고....다음에 또 만나자 했더니 그냥 넘어가지 않고 "어디서 만날 거예요?" 하는 것이었다
난 나도 모르게 "맥도날드에서 만날까?" 하고 말았다
그 약속 하나는 꼭 지켜야 할 것이다

할 수 있으면 이별을 하지 않는 것이 사람들을 향한 사랑의 최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서로 마주 보고 살아갈 수 있는 동안이라도 정말 마음을 다해 사랑을 전해야겠구나..그것이 후회없는 삶이겠구나 하는 인생의 법칙을 구체적으로
깨닫게 되었다
미워하고 증오하고 분노하고 살기에는 너무나 짧은 인생이며 사랑하기에도 부족한 인생의 시간들이 아닌가....

오후예배를 다 마치고 마지막으로 병원에 입원해 계신 연세 많으신 권사님을 찾아 뵙고 나의 작별 인사는 끝나게 되었다. 권사님은 골다공증으로 몹시 아파하시는 중에도 교회의 이 사정 저 사정을 걱정하고 계셨다

참으로 아름다운 분들을 많이 만나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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