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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소림유방의 놀라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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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보고 싶다.(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읽으세요)

일본 어느 소설에 나오는 내용으로 기억합니다. 몇 명의 청년들이 모여 앉아 좌담회에 한창이었습니다. 그러는 동안에 한 청년이 말했습니다. 너희들 지금 무엇을 가장 해보고 싶으냐? 차례로 여러 가지 말이 튀어나왔으나 최후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던 청년 한사람에게 모두가 질문을 했습니다. 너는 무엇이고 해보고 싶은 게 없느냐? 그러자 그 청년은 귀찮다는 듯이 대답했습니다. 내가 하고싶은 것은 단 한가지 놀라보고 싶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말하고 보니 현대인은 놀란다는 것을 어디에나 잊어버린 모양입니다. 무엇을 보아도 "흥" 하고 코끝으로 가볍게 넘겨버리고 마는 불감증 그것도 현대병의 하나일지 모릅니다. 어쨌든 현대인의 눈에서 불가사의라는 것은 자취를 감춰버린 것 같습니다.

옛날에는 여러 가지 불가사의가 많았던 모양인데 불가사의로 여겼던 것이 과학적으로 연구해 보면 불가사의도 아무것도 아닌 매우 당연한 천연적 자연현상의 하나라고 납득하는 과학적 지능이 발달한 현대인에게는 모든 것이 자연법칙이라는 테두리 안에서의 일, 거기에 예외적인 것 바꾸어 말하면 비과학적인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꼭 박혀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놀라기를 잊은 마음이라 쓸쓸하다고 생각됩니다. 놀라보고 싶다. 순수한 마음으로 악! 하고 놀라보고 싶다고 한 그 청년의 마음이 이해가 갑니다.

그런데 과학이 발달한 현대에서는 이미 우리를 놀래주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일까요? 모든 것이 과연 아무 불가사의도 아닌 평범한 일 뿐일까요?  봄이 가면  여름이 어김없이 찾아옵니다. 그리곤 가을 겨울 이윽고 다시금 봄이 찾아오겠지요 그리고 들에도 산에도 봄을 마음껏 즐기려는 듯 가지각색 꽃들이 피어납니다. 봄이 되면 꽃이 피는 건 당연한 이치입니다. 그야말로 자연법칙의 테두리 안의 일에 틀림없지만 그러나 여러분 만일 지구가 식물도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들판에서 여러분들 중의 누구든지 제일 처음으로 최초의 꽃을 발견했다면 얼마나 놀랄 것입니까? 하물며 부지중 그 꽃을 손에 들고 그 꽃잎 속에서 생명의 신비를 발견했다면 얼마나 놀랄 것입니까?

그러나 해마다 봄이 되면 꽃이 핀다고 하면 그것은 이제 당연한 일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말하겠지요 봄이 되어 꽃이 피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최초의 단 한번은 놀라운 일이고 그것이 되풀이될 적에는 이제 별로 놀라운 일이 아니라는 것은 어떤 이치일까요? 단 한번이 놀라운 일이라면 그것이 한번이 아니라 매년마다 되풀이된다는 것은 더욱 놀라운 일이 아닐까요? 그런데 여러분 놀람이란 뜻밖의 장소에서 뜻밖인 때에 발견했을 때에 마음의 울렁댐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들에 피는 가련한 꽃 하나 하나에서 우리는 무엇을 발견하는 것일까요?

과학자의 놀라는 것을 모르는 과학자의 눈을 가지고 하나의 들꽃을 해부해 봅시다. 아직 딱딱한 봉오리일 동안은 조그만 새들에게 상하지 않게끔 마치 공주를 섬기는 기사와도 같은 굳센 꽃받침이 지키고 있다가 이윽고 봉오리가 자라서 아름답게 꽃이 핍니다. 아무리 솜씨가 좋은 길쌈녀도 만들 수 없는 보드라운 감촉과 아름다운 뉘앙스가 풍부한 색깔의 그 꽃잎을 가만히 펴볼 것 같으면 암술 수술에 꽃가루가 풍산 되어 그곳에 꽃의 생명에 영위의 신비함이 감추어져 있지 않습니까? 그러나 혹하고 뭐라고 말할 수 없는 향기로운 냄새가 풍겨옵니다. 그렇지요 그것은 그 꽃잎 밑에 유렴 되어진 향기로운 꿀 냄새입니다. 그러자 그 꿀의 달콤한 냄새에 끌리듯 한 꿀벌이 날아와서 기쁨에 날개를 떨며 그 꽃잎 속에 대가리를 박고 열심히 꿀을 빱니다. 이윽고 한참 후에는 꿀벌은 다른 꽃으로 날아 가버립니다.

꽃은 그것으로 목적을 이룬 것입니다. 꿀 냄새의 까닭을 알았습니다. 보십시오 꿀벌은 그 조그마한 다리에 꽃가루를 묻혀 그것을 옆의 꽃으로 옮겨간 것입니다. 이리하여 꿀벌이나 나비 따위의 조그만 협력자의 덕택으로 암술과 수술의 꽃가루의 교배가 성립되며 이윽고 꽃망울 속에 씨가 생깁니다. 짧은 봄을 아름답게 장식해 주던 꽃들은 이윽고 떨어져 버리겠지요 그러나 그때에는 벌써 훌륭히 다음 봄을 위한 준비가 다 되고 있는 것입니다. 벌이나 나비를 불러들이기 위한 그 달콤한 꿀을 그 들꽃은 어떻게 만드는 것일까요 더 좀 과학적인 연구를 계속해 봅시다.

잎이 가지고 있는 엽록소라는 힘이 공기 중에서 탄산가스를 빨아들이고 땅 속에서 풀뿌리가 빨아올린 수분과 합하여 함수탄소를 만들고 그것을 녹말로 변하게 하고 당분으로 변화시켜 그 들꽃이 수 만년 옛날부터 조상에게 물려받은 비결이라고도 할 수 있는 특수한 재료를 혼합하여 독특한 향기를 지닌 향기로운 꽃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풀 줄거리는 실은 훌륭한 사탕공장이었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맛있는 잔치를 마련하여 벌이나 나비들의 손님을 청합니다. 대접을 받은 조그만 손님들은 그 사례로 꽃가루의 교배를 거들어 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당신의 과학자로서의 눈이 해부의 메스를 따라 거기까지 한 떨기 꽃의 신비의 문을 열어봤을 때 그 열려진 신비의 그 깊숙한 속에 조용히 당신을 바라보고 있는 그 무엇에 부딪쳤던 것을 깨닫지 못하셨을까요? 아니 분명히 당신은 그것을 깨달으셨을 것입니다.

당신이 참다운 과학자라면 세상의 어떠한 사건도 거기에 상당하는 원인 없이는 일어날 수 없다고 믿는 냉정한 과학자라면 당신의 눈은 싫어도 그 무엇을 발견하셨을 것입니다. 그렇지요 당신은 그것을 보았습니다. 그것은 눈도 깜짝하지 않고 가만히 벌려진 들꽃의 생명의 신비라는 깊숙한 곳에서 당신의 눈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당신의 과학 하는 마음이 그것을 발견하기를 고대하고 있던 것입니다. 당신의 눈동자와 그것의 눈동자가 딱 마주친 것이지요 그러나 거기에서 당신은 약간 당황해서 눈을 돌렸습니다. 당신의 마음을 쫓는 그것의 눈길을 뿌리치듯 고개를 돌리고 손에 들었던 꽃을 땅에 떨어뜨리고는 당신은 살그머니 그 꽃을 떠나려 합니다. 그러나 잠깐 기다리십시오 이 귀중한 일순간을 놓쳐서는 안됩니다. 만일 당신이 알아야 할 단 한가지 일을 겸허한 마음으로 배우시겠다고 원하실 때 그 꽃이 가만히 가르쳐 줄 것입니다.

꽃은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때요 나는 참 현명하지요 나의 자손을 남기기 위해 나는 당신이 상상도 못하는 근사한 일을 알고 있습니다. 누가 그것을 가르쳐 주었다고 생각하십니까? 자아 이번에는 당신이 대답하실 차례입니다. 이 이름도 모르는 조그만 들꽃의 하나에게 이처럼 훌륭한 현명함을 부여하고 이렇게 소중히 지켜서 키워주시는 분은 도대체 어떤 분일까요? 꽃잎의 깊숙한 곳의 그것은 당신을 가만히 바라보면서 당신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은 더듬더듬 대답하겠지요 무엇인지는 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것은 인간의 지혜를 훨씬 뛰어넘은 무한한 지혜를 가진 자이다. 그리고 그것은 인간의 지혜처럼 차갑고 날카로운 것이 아니라 따뜻한 무한히 따뜻한 사랑에 쌓인 지혜인 모양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당신의 과학자로서의 오만은 약간 걸려 넘어질 듯하면서 황급히 이렇게 말을 보충하겠지요 그러나 뭐 이상할 것 없다. 그것이 대 자연의 섭리라는 것이니까? 대자연 좋습니다. 이름 따위는 아무래도 좋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말하는 대자연이 굉장한 지혜와 무한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절대로 의심할 수 없는 것입니다. 지혜와 사랑 우리들은 인간의 영혼문제에서 이 두 가지만이 영혼이 가지는 영적 활동의 능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대자연이라고 당신이 부르신 것은 지혜와 사랑을 지닌 무한한 영적 주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그것을 신이라고 부르면 안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무심히 발아래 밟아버리려던 들꽃의 하나를 손에 들고 이 조그만 들꽃의 하나 하나 까지도 눈에 보이지 않는 신의 무한한 지혜에 인도되고 무한한 애정으로 감싸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그 들꽃 하나 속에도 신의 창조의 손길이 너무나도 역력히 들어 나 있음을 깨닫고 저도 모르게 놀라 그 꽃을 떨어뜨렸을 때 아! 아! 이 마음의 놀라움이야  말로 우리들의 영혼이 갈구하고 있던 단 한 가지인 것입니다. 그리고 이 들꽃이 가련한 입을 활짝 벌리고 인간에게 깨닫게 하려고 외치고 있던 신이라는 한 마디야 말로 온 인류의 지혜가 무엇보다도 먼저 알지 않으면 안 되는 단 한가지인 것입니다. 들의 온갖 꽃을 분류하고 종합하여 거기에 이름을 붙이거나 또는 그 이름을 외우는 일은 소위 식물학자에게 맡겨 둡시다. 그러나 지식은 우리들의 영혼의 성장과 충족에는 아무관계도 없습니다.

다만 우리에게 필요한 단 한 가지 것은 하나의 들꽃 속에도 숨어 계시는, 과학자의 메스가 찢어  발기는 식물의 생명의 신비의 깊숙한 곳에 가만히 우리를 지켜보고  우리에게 발견되기를 고대하고 계시는 그 하나의 것을 찾아내어 가만히 겸허하게 중얼거리는 일입니다. 아하! 신은 존재한다. 여러분 신이 존재한다는 것이 우리의 영혼을 충족케 하고 무한히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서는 물론 아직도 더욱 더욱 신에 대하여 알아야 할 일이 있습니다. 그러나 들꽃의 하나 까지가 신의 무한한 지혜와 애정으로 보호되어지고 있다는 것을 안 것만으로도 무엇인지 모르게 훤하게 밝은 희망이 가슴속 깊이 솟아오르는 것 같지 않습니까? 오직 그것만으로도 왠지 살고있는 이 세상의 생명이 모습을 달리한 것같이 느껴지지는 않습니까?  오늘밤 주무시기 전에 이 한마디를 중얼거려 보십시오 신은 존재한다. 그러면 또 다음 호에서 만나 뵙기 바랍니다.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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