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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꺽다리 사부와 모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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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중학교때부터 태권도 도장에 다녔다.

내게 운동을 가르켰던 사부는 "키큰 꺽다리 싸부"
키만 삐죽하니 아주 말른 모습이셨다.

말랑깽이 사범님! 그는 늘 초라하게 보였다.

늘 라면에 밥말아서 끼니를 대신하는 모습이었고
그런 모습이 내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런 영양보충도 안된 상태로 맨날 뛰고 기압소리
질러야하는 모습이...

난 우리집에 있는 쌀을 퍼다 날랐다.
서류봉지에다 가득히 넣어서 그의 운동복 위에다
몰래 놓고 뛰어나오곤 했다.

쌀밥이라도 실컨 먹어라고...

어느날,
사범이 나를 부른다.
수제비를 끓여 줄테니 먹고가랜다.

그가 밀가루로 반죽을 하고~
그리고 곤로에다 멸치를 넣고 수제비를 떼어 넣는다.
그리고,다시다를 듬뿍 넣고 푹! 퍼진 수제비를
한그릇 건져서 앞에 놓으며 씩~웃는다

자!  먹어봐...맛있을거야^^
우와!  맛있겠다!  후루룩~  쩝쩝~~!

난 얼릉 한그릇을 뚝딱하고 비웠다.
그가 기쁜 표정으로 한그릇더 가득히 담아준다.
난,두그릇을 다 비웠다.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사범님은 즐거워 했다.
그래서 주는데로 다 먹었다.

그날 저녁 난 엄청 배앓이를 했다.
난 밀가루 음식을 별로 좋아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학교 마치고 도장에가면 그렇게 기분이 좋았다.
말랑깽이 사범이 있기 때문이다.
운동하기싫어 일부러 배아프다고 꽤병을 부리면
사범님은 자전거를 타고 금새 달려가 약을 사오곤 했다.

그의 그런 모습이 난 참 좋았다.

어쩌다 한번씩 늦게 운동을 마치는 날이면 사범이 직접
집까지 바래다 주었다.
달이 동그랗게 밝은데 날은 참 추웠던 기억이 난다.
그가, 입고있던 옷을 벗어서 내게 입혀 주었다.
군복처럼 생긴 옷인데 내가 입으니 엄청나게 컸다.
얼마나 큰지 다리까지 왔다.

그는 내모습을 보고 영화 속에 나오는"모모"같다고 했다.  
그리고 소리내서 웃었다. 하하하 이렇게.

그는,늘 입버릇처럼 내가 보이지 않으면 이세상을
떠난줄 알라고 말했다.  난 그러려니 했다.

근데...
정말 그가 어디론가 떠나버린 것이다.
태권도 도장만 땡그라니 남겨둔채로...
어디 아픈것처럼 보이더니 정말 많이 아파서 그렇게 되었는지...

보고싶다.

나이도 정확하게 모른다.
대한민국에 있는 태권도 도장을 다 뒤져서라도
안부를 묻고싶다.  살아있다면 좋겠다.
살은 좀 쪘는지, 집에 쌀은 많은지...

꺽다리 싸부님! 모모는 기억할텐데...

기압소리 작다고 혼내키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때 수제비 진짜 맛있었다고 말해주고 싶은데...

말랑깽이 사범님! 어디 계세요?

(20년이 지난 가을, 문득 사범님 생각이 납니다)


(2002. 10. 21  모모 드림 )






흐르는음악♬♬사랑의테마 - 이수용.박인수 <embed src="/files/attach/images/197/649/046/d16251f6da958c60b0362ee78baf356c.gif" loop="-1" hidden=tr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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