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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느.림.에.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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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따 춥다....
난 추우면 정말이지 꼼짝달싹도 하기 실타~~ -.-;
한달넘게 감기도 아닌것이 어쩜 감기같은 것이 내내 이내몸을 괴롭힌다..
으...이누무 겨울은 언제나 휘리릭 지나갔뿔꼬~~~~^^
그래도 오늘은 몇군데 은행 볼일이 있어 할 수 없이 무거운 발걸음을 이리저리...투덜거리며..비틀거리며.. 느릿느릿 돌아 댕겼다.

우리동네 은행은 타은행보다 훨 작은데다 앉을 자리와 읽을 거리와 기타등등이 너무나 빈약해서 좀 짜증이 나는 곳이지.
일찍 서둘러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월말이라 그런지 벌써 몇몇사람들이 번호표를 뽑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두..리..번..
어지럼증 때문에 자리를 찾았지만..없.네.
하긴 자리가 남아 있다면 서있는 사람들은 무릎관절이 없는 거겠지?

서성~
서성~
마침 어느 한 대기자가 벨소리에 놀라 바뀌는 전광 번호판을 바라보며
궁둥이를 들어올리고 있었다.
후다닥~
거의 의자와 앞사람 엉덩이 사이에 끼다시피하며 난 자리를 낚아챘다.(휘유..아짐마는 증말 빨러~^^)
^^V

두..리..번..
아무도 읽던 잡지를 나에게 양보할 의향이 없어 보인다.
사람 구경도 종류가 다양해야 할 맛이 나지.
그 아줌마가 그 아줌마고
그 아저씨가 그 아저씨인 은행창구의 표정이란
소금 간 빠뜨린 밍밍한 찌개 맛이랄까?

그때 책꽂이에 금융상품 안내카타록과 함께
아무의 관심에도 들지 못한채 남겨져 있던 작은 책 한권이 눈에 띄였다.
월간 금융(?)이랬나?
아무튼 대충..금융계에 한달에 한번씩 뿌려지는
전문잡지다.

뒤적....어려운 용어....
뒤적....머리 아픈 숫자....
뒤적..자세히 보는 한권의 책(어렴풋~)어쩌구..
밀란 쿤데라의 느림.

"느림이란 말은 빠름의 반대말이 아니다.."
듣기 좋은 말이다..반가운 정의다.
그리고 절제라는 말...
세상속에서 사람들은 소유와 능력에 대하여 너무나 집착한 나머지
정작 절제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모른다.
이미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인정할 수 있다면,결코 소유와 능력에 대하여 목을 매지 않을 것이라는...

메모지를 펼치고 깨알같은 글씨로 금싸라기 같은 몇몇 구절을 적었다.

아..생각해보면...
나 역시 세상의 잣대와 저울 앞에서 늘 신경 곤두세우며 살고 있진 않을까?
아름다움을,지혜를,교양을,선을 과연 스스로 재어보고 인정하려 했을까?

언제나 무엇인가를 느끼고 즐기며 기꺼워하기 이전에
남들을 의식하고 비교하면서
내겐 그닥 중요하지도 않는 비싼 브랜드 옷을 부러워하며..이쁘지도 않는 풀의 이름 몇개를 더 알아내려 하지 않았던가?
또 내 안에 간단한 심사 하나 내 언어로 표현하지도 못하는 주제에
남들이 유창한 화술에는 늘 기죽어 지내며 열등감을 가졌었지.

음...나는 제대로 된 절제와 느림의 미학을 즐길 줄 아는가?

오늘...여성지에 치어 외면 당하는 시시한 책 뒷장 어디쯤에서
참..고마운 글귀를 만났다.

느림으로 가는 참 가치로운 빠른 길 하나를 알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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