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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무너져 가는 대형 교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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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야의 소리(옮긴 글)

그들은 과연 쿠데타를 꿈꾸는가. 담임 목사 세습, 불투명한 재정 운용, 당회장 목사와 그 측근에 집중된 교회 권력 등 용납될 수 없는 부조리한 현상 앞에 서슴없이 반란의 기치를 높이 든 소수들.

여의도순복음교회(당회장:조용기 목사) 투명한 재정운용과 개혁을 부르짖었던 '교회사랑장로모임 (교사모)', 충현교회(당회장:김성관 목사) 세습과 무원칙을 비판하고 있는 '충현교회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충사모)', 광림교회(담임:김선도 목사) 세습과 불투명한 재정 운용을 비판하고 나선 '광림사랑평신도연합' 등.

이들은 무소불위의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수많은 성도들 위에 군림해 온 대형교회 목사를 거침없는 비판을 하며, 상식이 통하는 교회 상을 정립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대표적인 평신도 그룹이다.  이들이 비판하고 있는 것들은 △아버지 목사가 아들 목사에게 담임 목사직을 넘겨주는 세습 △편법적 부의 세습 △세습을 합리화하기 위해 벌어지는 탈법과 위선 △교회 사유화 △불투명한 재정 △소수에 집중된 교회 권력 등 건전한 신앙과 상식을 지닌 그리스도인이라면 수용할 수 없는 추태들이다.

신의 대리인임을 자처하며 추태를 자행하는 성직자를 향해 '잘못'이라고 말하는 평신도 그룹들. 이들의 등장은 '자정 능력을 상실했다'고 까지 비판받고 있는 한국교회 개혁을 위한 밝은 징조의 하나다. 왜 우리는 이들에게 기대를 걸고 있는가. 쿠데타 혹은 반란을 도모하는 '마이너리티'에 '왕따'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이들에게 어떤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헌법 규칙 제3조는 '교회의 주권과 모든 권리는 교인에게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교회 내에는 교회법이 있고 교회가 소속된 총회는 헌법이 존재한다. 교회법의 권위는 하나님의 말씀의 권위 바로 밑에 있다. 성직자는 하나님의 말씀과 교회법 테두리 내에서 설교와 치리권을 갖는다. 하지만 현실은 엄청난 괴리를 보이고 있다. 우선 충현교회. 충현교회가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내에서 가장 대표적인 교회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김창인 목사라는 걸출한 인물이 있었기 때문이다.

1세대 목회자의 카리스마에 의해 성장한 교회는 당연히 후임 목회자 선정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게 된다.  충현교회 역시 김 목사의 뒤를 이어 2명의 목회자를 맞았지만 모두 불명예 퇴진했다. 김 목사 후임 목회자의 조기 퇴진은 '상왕'같은 김 목사의 존재 때문이라는 것이 충사모 측 주장. 3번째 후임은 김 목사의 아들인 김성관 목사에게 돌아갔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은 법과 제도와 상식을 초월한 '무법 천지'를 방불케 했다.

우선  아들이 아버지의 후계자가 되기 위해서 장애가 되는 교회법 즉, 담임 목사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5년 이상의 목회 경력과 45살 이하라는 규정을 갑자기 고쳐 버렸다. 그 다음 수순은 교회법이 아닌 총회 헌법 위반. 무기명 비밀 투표로 담임 목사를 선출하는 규정을 어기고 기립투표를 실시한 것. 교회 권위를 상징하는 김창인 목사가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그 아들을 반대하기 위해 몸을 일으켜 세워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현실이 눈앞에서 벌어진 것이다.

"반대하는 사람은 일어서시오..."

충사모는 바로 이 대목에서부터 출범한다. 삐뚤어진 권위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일어선 몇 몇 교인들. 그들은 진정으로 충현교회를 사랑하기 때문에 따가운 시선 속에 왕따가 되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몸을 일으켜 세웠다.  부조리한 세습과 탈법에 맞서며 분연히 일어선 평신도들, 그들은 목사에 대한 순종이 아닌 하나님과 교회법 앞에 먼저 순종하기를 원하는 성도들의 모습이었다.

그 뒤 충현교회는 사상 초유의 담임목사 테러 사건과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서 벌어진 권력투쟁, 김성관 목사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측을 향한 제명과 출교, 법정소송 등 끊임 없는 잡음에 시달리고 있다. 충사모가 대한예수교장로회 재판국에 낸 진정서의 일부는 충현교회 상황이 얼마나 암담한 것인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노회에 상소된 제명 출교에 대한 윤명식 외 7명의 사건과 지난해 11월에 피택 장로 장립에  탈락된 이동명이 상소장을 내놓고 있으나 무단 반송된 서류를 다시 보낸 제명 출교 건이 있고 당회장 인장이 없다는 이유로 접수조차 안되었으며, 연말에는 원인 모르게 서리 집사에서 탈락된 자가 백 여명에 이르고 교사직에 봉직하던 안수집사 약 6명을 아무런 설명 없이 봉사권을 박탈한 바 있으며, 교사직과 성가대원 등 등의 봉사직에서도 원인 모르게 봉사권을 박탈당하고 있습니다."

충사모는 최근 김성관 목사의 최 측근인 김제명 장로(71)를 상대로 '장로직무 집행정지 가처분신청' 소송을 지방법원에 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헌법과 충현교회법은 장로직 정년을 70세로 정하고 있다.  이 규정에 따라 김제명 장로는 2000년말로 모든 공직을 사퇴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교단과 교회가 이 사실에 침묵하고 있다.

결국 어디에도 하소연할 곳이 없는 충사모는 세상법을 향해 교회를 심판에 달라는 소송을 전개하기에 이른 것. 소수 '왕따'들의 돌발은 이제 '자정 능력을 상실한 교회'를 벗어나 세상 재판관에 구애의 손길을 펴는 애처로운 상황으로 바뀌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교회사랑장로모임 상황 역시 충사모와 마찬가지다. 교사모는 조용기 목사를 향해 장남 조희준씨 퇴진을 촉구하는 한편 편법적 재정운용을 중단하라고 요구하며 교회내에서 서명운동을 전개했으나, 그들에게 돌아온 것은 제명과 출교라는 치명적인 중징계였다.  교회내의 개혁이 실패로 돌아가자 교사모는 교계와 세상 언론을 향해 순복음교회 문제점을 폭로하면서까지 개혁을 갈구했다.

당시 교사모가 폭로한 사실은 모두 충격적인 것들이었다. 이들은 교회 재산이 대부분 장로와 교인들도 알지 못한 가운데 조용기 목사의 큰아들 조희준씨가 경영하는 넥스트미디어코퍼레이션 등에 거액 담보 대출됐다고 폭로했다. 교회 재산을 담보로 은행 대출을 받았고, 그 중에 일부가 조 목사 아들 기업을 위해 넘어 갔다는 사실, 그리고 1300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예산을 집행하면서 제대로 재정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부정과 부패의 냄새가 진동할 수밖에 없는 부끄러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충격적 실상이 폭로됐음에도 대부분의 순복음교회 교인들은 침묵했으며, 조 목사는 모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교사모를 '교회를 훼파하는 무리'쯤으로 묘사하고 '1300명 중의 100분의 1에 불과하다'고까지 신랄하게 비판했다. 결국 교사모는 충사모에 이어 또다시 왕따를 당한 셈이다.

광림사랑평신도연대(이하 광평연)의 투쟁도 무척이나 고독한 것이다. 이들은 주일 예배 참석을 거부당하고, 일부는 교회 앞에서 폭행까지 당하는 등 물리적 압력까지 받았다. 도대체 광평연의 주장이 예배에 참석까지 거부당할 정도로 하나님 앞에 잘못된 것일까. 이들이 주장하고 있는 주요 내용은 △구역인사위원회의 세습 결의는 위법 사항이 있으므로 원인 무효 △교회 재정의 투명성(공개성), 합의성 그리고 책임성 있는 운용 △교회의 모든 고정 자산 감리회유지재단에 귀속 등이다.

광림교회 김선도 목사는 지난해 4월 아들인 김정석 목사를 차기 담임 목사로 선정했다. 물론 감리교법에 명시된 구역인사위원회라는 절차를 거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교역자는 자신의 인사 이동에 관한 안건을 심의하는 구역인사위원회에는 참석할 수 없다'는 규정을 어기고 말았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담임 목사직을 물려주면서 규정까지 어겼다는 사실은 세습이 갖고 있는 문제점과 탈법을 조장했다는 이중의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광평연이 제기하고 있는 두 번째와 세 번째 문제점은 모두 교회 재정과 관련된 내용이다. 광평연은 "집사, 권사들은 물론 교회 행정 치리의 중책을 맡은 장로님들조차, 극히 소수의 몇 분을 제외하고는 담임 목사님의 사례비는 물론, 예결산의 규모마저도 알지 못하는 상황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고 묻고 있다. 즉 이같은 상황은 "교회 재산의 사회법적 총유권을 갖는 성도들의 권리 그리고 교회법적 의무를 아예 도외시한 운영으로 즉시 시정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광림교회 부설 복지법인 이사장을 김선도 목사 부인이 맡고 있고, 일산에 세운 200억짜리 교회 이름이 '김선도 목사 성역 40주년 교회'라는 사실에 대해 광평연이 교회를 사유화하는 모습이며, 사교 교주의 행태와 유사하다는 주장은 그렇게 심한 비판으로만 들리지 않는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공동대표 손봉호 교수(서울대 사회학)가 "교인들이 재정을 공개하지 않는 교회에 헌금하는 이유를 도대체 모르겠다"고 할 정도로 교회 재정 공개는 지극히 당연한 의무에 속한다. 따라서 광평연의 요구는 너무나 합리적인 것들이다.

그러나 충사모, 교사모의 예에서 보듯 광평연의 정당한 요구는 아직까지 실패한 쿠데타에 머물고 있다. 동면에서 깨어난 평신도 그룹의 외침이 한국 교회 전체의 반향을 일으키기 못하는 이유는 도대체 어디에 있을까.?

광평연 회원인 오경승 집사(53, 인아다이아몬드 대표)는 "교인들 대부분이 하나님과 정의를 위한 신앙이 아니라 자기 자신만을 위한 신앙심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분석하고 있다. 오 집사는 "분명히 많은 교인들이 광평연이 주장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면서 실제 행동에는 나서지않고 침묵하고 있다"고 말한다. 침묵하는 다수들의 모습은 분명 하나님의 권위 보다는 목사의 권위와 자신의 이익에 우선 눈을 돌리는 왜곡된 신앙행태라는 지적이다. 특히 오 집사는 목사의 권위에 눌려서 침묵하는 것보다 이기적 신앙에 굴복하는 비율이 훨씬 높다고 보고 있다.

"김선도 목사의 카리스마가 강력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다수의 평신도들도 분명히 이성과 판단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분명 뭔가 잘못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죠. 그러나 이런 부조리한 모습을 자신과 직접 결부시키지 않고 상관 없는 것으로 치부하고 있기 때문에 개혁에 나서지 못하고 침묵하는 것이죠."

충사모 김규종 집사의 견해도 오 집사와 일치한다. 김 집사는 "교인들이 대개 잘못을 알면서도 매우 지엽적인 문제들 때문에 소극적인 자세를 갖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김 집사가 말하는 지엽적인 문제는 △만약 충현교회를 나가면 미아신세가 된다 △결혼식 등 집안 행사에 올 사람이 없다. △충현동산(교회 묘지)에도 묻히지 못한다는 것 등이다. 김 집사는 "교회 생활을 오랜 한 사람은 교회를 떠난다는 생각은 거의 하지 못하죠"라고 말하고 "교회를 떠난다는 것은 곧 천애 고아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고 설명한다.

즉 많은 교인들이 "교회를 떠나면 친구도 없고 자녀 결혼식에 올 사람도 없다"는 두려움을 많이 갖는다는 것. 이같은 교인들의 모습은 말 그대로 이기적이고 지엽적인 신앙 행태다. 실제로 대형 교회 내에는 이런 교인들이 주류를 이루는 것이 사실이다. 또 일부 "목사에게 대드는 사람은 벌 받는다"는 종교관과 '헌금하고 복 받으면 된다'는 샤머니즘적인 사고가 많은 교인들 뇌리 속에 깊이 들어 있기 때문일 수 있다.

그러나 비록 왕따를 당하면서도 거대한 교권과 맞서며 투쟁하는 소수들의 존재는 미래 한국 교회 한 가닥 빛줄기 같은 존재다. 충사모, 교사모, 광평연 등은 물론 MBC 'PD 수첩' 보도에 항의하기 위해 형성된 '한국교회언론위원회'를 반대하기 위해 분연히 일어선 청년그룹(복음과상황, 새벽이슬, 기독시민연대), 스포츠투데이 반대 모임인(www.antistoo.net), 종교 언론권력과 맞서고 있는 'CBS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www.cbslove.com)'과 '극동방송을 사랑하는 청취자 모임(www.febclove.com)' 등은 개혁적 평신도의 역량을 보여주며 평신도 의식을 일깨우고 있는 단체들이다.

그리고 바른 윤리의식을 바탕으로 기독교시민운동을 펼치는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역시 교계 타락을 방지하는 소금과 같은 존재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3월 1일을 맞아 평신도 그룹이 선포한 3.1 선언은 한국교회 희망을 열기 위한 평신도들의 값진 꿈틀거림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교회와 한국정부, 사회에 역사적 행동의 지침을 내세운 이 선언은 교계 지도자들의 혼란스러운 모습 앞에서 비틀거리고 있던 교회가 평신도들의 각성으로 새롭게 태어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는 특히 정국의 혼미와 경제적 압박감 속에서 한국사회가 자신의 진로를 어떻게 선택해나가야 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시점에서 터져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뿐만 아니라 그간 언론매체들을 통해 지적되어 왔던 교계의 문제와, 현재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각종 모순에 대해 각성을 촉구하고 있어 그 의의가 사뭇 크다.

"기독시민사회연대 평신도 협의회"가 작성하고 참여단체 대표회의에서 수정을 거친 이 평신도 3.1 선언문은 서두에 "민족적 존엄성의 회복과 국권의 자주독립을 위해, 하늘의 함성으로 압박의 땅을 뒤흔들었던 선각자들과 민중들의 나라 사랑을 오늘에 되새기고자 한다"라고 밝히고 있다. 이 선언은
특히 "믿음의 선조들이 감연히 감당했던 자기 희생적 십자가의 결단을 소중히 여긴다"고 하면서 이것이 혼돈의 시대를 생명력 넘치게 극복하고 새로운 역사를 펼쳐나가는 힘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고백하고 있다.

이 선언은 또한 오늘의 시대가 감당해야 하는 역사적 과제와, 한 인간이 실존적으로 변화해야 하는 과제가 동일선상에 놓여 있는 것이라며, "하나님의 구원사"라는 관점에서 역사의 행동을 이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서, "하나님의 나라가 역사의 현실이 되도록 하는 일에 관심이 없는 신앙은 하나님의 뜻을 따르지 않는 것을 드러낼 뿐"이라고 못박고 있다.

다시 말해서, 그리스도 신앙은 역사 신앙이며 역사의 주도권을 하나님 나라 운동이 가져야 함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입장은 오늘날 이기적인 개인 신앙으로 퇴행하고 있는 한국교회의 영성을 역사의 광장으로 이끌어 내어, "은혜의 때를 선포" 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이 평신도 선언문은 교권을 앞세워 소수들의 주장을 묵살하는 일부 교회와 목회자들을 향해서도 경고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3.1 선언의 첫 번째 항목에 올라 있는 "담임 목사직 세습, 교회재정의 불투명성 등 일부 교회와 목회자들의 윤리적 일탈과 신앙적 위선을 비롯한 교회의 부정과 부패를 척결"이 바로 그것. 그리고 구체적으로는 한기총 관련 교계 지도자들이 주도하는 한국교회언론대책위원회를 즉각 해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한국교회의 종신제 장로 중심의 당회를 임기제 장로 중심의 운영위원회로 교체할 것을 요구하면서, 여성과 청년의 의사결정권을 반영하며 여성 차별적 교회헌법의 개정을 강조하고 있다. 즉 교권의 민주화를 추구하고 소수들의 주장을 교회 운영에 반영하기 위한 개혁적 조치를 교회가 수용할 것을 제시한 주장이다.

셋째로는 목회자 중심의 교권주의적 교회연합보다는 목회자와 평신도가 함께 하는 공동체적 교회연합 운동의 전개를 호소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진정한 교회갱신과 일치를 통한 부흥운동이 일어날 것을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넷째가 바로 헌금 바로 사용하기 운동을 통해 교회 재정의 투명성을 확보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초대형교회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불투명한 재정운용 상황에서 발생하는 부의 세습과 헌금 유출 등을 방지하기 위한 첫 번째 관건이 바로 헌금을 제대로 사용하겠다는 교회적 합의가 도출돼야 한다.

결국 평신도 선언문은 한국사회와 정부에 대해서는, 한국사회의 공동체적 기강의 근본인 공평과 정의가 무너져 내리고 있음을 일깨우면서, 사회경제적 위기에 대한 정부의 적절한 대응과 자본의 논리에 대한 일정한 규제를 촉구했다. 평신도들은 교회 내부의 개혁을 넘어서 사회와 국가를 향해서도 하나님의 정의와 공평을 외쳐야 한다는 점을 명시한 것이다.

즉 정치권이 봉건적 정치문화의 잔재인 지역감정 부추기기와 파당적 정쟁을 중단하고 평화통일을 위한 기반마련에 나설 것을 강조했다.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고 국가인권위원회법과 부패방지법을 제정하여 개혁정치의 물줄기를 형성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무엇보다도 사회적 약자를 중심에 놓고 한국사회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부분은 고무적인 일이다.

이러한 평신도 선언문의 메시지는 결국 한 개인의 내면적 영성의 변화와, 하나님 나라의 실현이 하나가 되는 길에 한국교회가 헌신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 같은 입장은 한국교회의 기득권을 형성해온 이기적인 개인주의와 결별하고, 역사의 현실에 변화를 이루는 새로운 주체가 되겠다는 것을 말하는 것. 현재 소수에 불과한 동면에서 깨어난 평신도들이 역사와 현실을 변화시키는 폭발적 성장을 이룰 때 새로운 종교개혁의 물꼬, 그리고 하나님의 법과 교회법이 바로 설 수 있는 건전한 교회가 정착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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