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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맥 할머니 이야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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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 할머니....
저와는 3년 전에 만났구요, 필라델피아 여성봉사센터에서 자원봉사를 하시는 분인데,
그곳에서 여러 미국 상담자들을 괴롭히다가(?) 결국 동양사람인 제가 그분을 상담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가끔 연락만 하고 있지요.
비록 서로 어슬픈 영어로 상담하지만 마치 한국에 계신 할머니를 위로해 드리는 심정으로
만날 때마다 안아드리고 손 잡아드리면서 부지런히 이야기 들어드리고 있습니다.
3편까지 쓸 생각이구요,
내일 경에 올릴 3편에서 맥 할머니 상담에 있어서의 핵심적인 몇가지 문제를 쓰겠습니다.

          
 맥 할머니가 지난 해 말 찾아오셨습니다. 꼭 해 줄 말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2주 전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할머니의 표정이 너무 밝았습니다.  나는 할머니께 물었습니다.  
“할머니, 왜 그렇게 즐거워하세요…. 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그런 거예요?”  
맥 할머니는 그게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흥분된 목소리로 그간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습니다.

 하루는 할아버지를 간호하다가 너무 억울하고 원망스러운 마음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평생을 그렇게 못살게 굴더니 이제 늙어서까지 치매에 걸려서 사람을 고생시키다니… 그래서 듣지 못하리라 생각하고 마음에 있는 모든 불만과 욕을 퍼부었습니다. 울면서 한 참을 퍼부었습니다. 문득 누가 보고 있는 것 같아 정신을 차려보니 할아버지가 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말했습니다. 
 
“이제 내가 정말 죽을 것 같아….
여보, 내가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이 두 가지 있거든. 할 수 있을까?” 
 
할머니는 놀라는 마음, 그리고 미안한 마음으로 그러라고 했습니다. 할아버지는 먼저 세례를 받고 싶다고 했습니다. 어릴 때 믿는 부모 때문에 현지인 선교사였던 할머니의 아버지로부터 유아세례를 받기는 했지만 죽기 전에 꼭 다시 세례를 받고 싶다고 했습니다. 또 한 가지는 할머니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습니다. 할아버지는 눈물을 글썽이며 천천히 말했습니다.  

"미안해, 내가 정말 미안해… 나를 용서해줘…그리고 나는 평생 당신을 사랑했어”

맥 할아버지는 병원에서 임종자를 위해 봉사하는 침례교 목사님에게서 침례를 받았고, 성도들에게 둘러싸여 축복 가운데 하나님 나라로 갔습니다.

 나는 맥 할머니의 표정을 잊을 수 없습니다.  
"Pastor Lee, do you know what he said?  Do you know what?  Do you know?  
He loves me…. He really loves me… Oh my God!  He loves me in his life…...”

 
 할머니는 환하게 웃으면서 마치 꿈을 꾸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자신은 평생 단 한번도 사랑 받는다는 느낌을 가져본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한 번도 사랑이라는 말을 입에 떠올린 적도 없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남편이 자신을 사랑했다는 것입니다.  남편이 그 동안의 모든 잘못을 용서해달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기쁜 소식은 그것만이 아닙니다. 자녀들도 아버지의 장례를 치른 다음 자신을 책임지겠다고 말했다고 했습니다. 자녀들을 되찾았다고 했습니다.  

맥 할머니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만나는 사람마다 자신의 인생이 얼마나 비극적인지, 자신의 삶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지를 호소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아닙니다.  남편이 임종 시에 했던 말들을 만나는 사람들 모두에게 반복하고 또 반복하고 있습니다. 자녀들이 자신을 책임진다는 사실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할머니는 필라델피아 여성봉사센터에서 여전히 열심히 봉사하고 있습니다. 그녀를 만나는 사람은 반드시 그녀의 이야기를 한시간 반정도 들어줘야 합니다. 약간의 눈물과 진한 감동을 표시한 사람은 다음에 다시 한 번 더 들어줘야 합니다. 할머니는 한 10년은 젊어지신 것 같습니다.    

필라델피아에서 가일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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