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콩나물!

          
콩나물

콩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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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밥상 위에
콩나물이 다소곳이 기도를 한다
덩달아 나도 기도를 올린다
아내는 아직 잠이 덜 깬 목소리로
아침 드세요
인사를 한다
고맙게도 남편을 생각하는 존댓말이다
노란 콩나물, 몇 가닥 건져 올리니
그 모습이 참 숙연하다
오늘 하루도, 즐겁게 혹은 리드미컬하게
살아있을 적 내 꿈을 드시라고
머리 숙인 콩나물의 숙명(宿命)이었다
콩나물국에 밥을 말았다
이젠 밥알과 콩나물이
한데 얼려 기도를 한다
시원한 국물이 가슴께까지 차 오르고
남은 콩나물을 보노라니
갑자기 뜨거운 게 울컥 솟는다
그렇다, 오늘 하루도
머리 숙이고 살 일이다
넉넉하게 살 일이다



* 독자로초대하며 http://column.daum.net/daman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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