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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스스로 열 수 없는 문(門)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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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열 수 없는 문(門)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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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자가 있는 교정시설 내의 모든 창문에는 반드시 철격자가 설치되어 있고 출입문 또한 철문(鐵門)이기 십상인데 그 문들은 거개가 스스로 열 수 없는 문이다. 누군가 그 문을 열어주어야만 들어 갈 수 있고 한번 닫힌 문은 안에서는 열래야 열 수 없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하기야 이런 물리적인 장치보다는 오히려 활동의 자유가 없는 수용자의 심리적 고통이 더 크긴 하겠지만 어차피 현실은 냉정하기 마련이다. 더구나 모든 수용거실은 담당근무자의 시선 내에 있게 되는데 그것도 모자라 수시로 검방(檢房)을 통하여 부정물품이나 각종 교정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있다.

나는 오늘 그 검방근무를 하며 다시금 거실 내의 구조물을 찬찬히 살펴보지 않을 수 없었는데 얼른 내 눈에 띠는 것은 출입문 안쪽 중앙에 붙여 놓은 흰 종이 쪽지였다. 그 쪽지에는 매우 세련되고 굵은 글씨로 무어라 몇 줄 써있었다. 수용자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그 문만 바라보지 않을 수 없는 처지이고 보면(왜냐하면 나갈 수 있는 유일한 문이므로), 그 글은 거실에 출입하는 모든 사람이 읽어보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호기심에 나도 그 내용을 천천히 읽어보았다.

"누구든지 이 문에 들어오는 자여,
세상에서의 방황과 투쟁을 잊고 그 공포심을 버릴찌어다
또한 마음 속 악한 생각과 이기적인 욕망도 버릴찌어다
당신은 여기서 반드시 새로운 생명을 찾으리라
이곳은 종의 두려움도 없고 불친절한 행동도 없도다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자녀요 형제니 서로 사랑하도다
하나님은 사랑이요 생명의 주관자가 되시도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글은 어느 점잖은 봉사원(수용자이면서도 신입자들에게 수용생활을 안내하며 도와주는 일을 함)이 써놓은 글이었다. 나는 그가 누군지 궁금하였다. 자신도 원치 않은 수용자 신세가 되어 갖은 고생을 하고 있을 터이지만, 신입자들에게 불안과 공포심 대신 신앙심으로 정서를 안정시켜주고 새로운 희망을 심어주고자 했던 그 봉사정신을 높이 사지 않을 수 없었다. 마치 빌립보 감옥에 있으면서도 사도 바울은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하라 내가 다시 말하노니 기뻐하라(빌4:4)'고 간곡히 권면하던 장면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봉사원이야말로 역경 중에서도 감사하며 기뻐하는 전도자였다.

언젠가 나는 교정(矯正)에 대한 여러 이론을 체계화시켜 처음으로 발간된 행형학(行刑學)이라는 책에서(저자는 이정찬 목사로 교도소장과 한국교정선교회장 엮임) 미국의 행형제도가 선진화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성경이었고 특히 산상보훈에 나오는 '갇힌 자를 돌아보라!(마 25장에 나옴)'는 말씀이 직접적인 동기가 되었다는 사실에 적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그리스도인은 이 성서의 분명한 가르침이 있기에 갇힌 자를 향한 주님의 아름다운 뜻을 의심할 수가 없다. 예수님이 친히 죄 없는 죄인으로 최고수[사형수]가 되셨던 것도 이런 까닭이라면 너무 역설인가? 아니다. 예수님은 우리 모든 사람의 죄를 대신하여 그 죄짐을 지고 죽음의 문을 통과하여 영원한 생명의 문이 되셨다고 나는 믿기에 그 사실을 소리높여 증거하고 싶은 것이다.

아무래도 안되겠다. 나도 그 봉사원처럼 용기를 내어 덧글이라도 하나 더 써 붙여 놓아야겠다.

"여러분, 이 문으로 참 잘 들어오셨습니다!
이제 여러분은 꼼짝없는 사랑의 포로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사랑은 사람이 주는 사랑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사람이 주는 사랑은 불완전하여 실망하기 쉽지만
그 분이 주는 사랑은 완전하여 이 모습 이대로 안아주시고
이 곳에서 새로 거듭나게 도와주실 것입니다
이 문은 스스로 열 수 없는 문!
바로 좁은 문, 생명의 문이기 때문입니다!"


* 여러분을 독자로 초대합니다!
  http://column.daum.net/daman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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