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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설산 이 꿈에 나타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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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산 이 꿈에 나타나니




  


                 ======설산 이 꿈에 나타나니=======

                                                     (황동규)

동창의 부음 때문은 아니겠지.
시도 때도 없이 목말라 눈 속을 혜매는 중
설산 어느 고비에서 눈 기동이 하얀 손으로
잔을 꺼내
킥테일 만들어준다.
맑은 드라이 마티니 속에서
대꼬챙이로 몸을 피어싱하고
한 모금 마시기 직전 꿈 덜컥 깨어
다 잠든 부엌에 나가
꿈에 본 그대로 한 잔 만들어봐도
올리브가 꿈속에서처럼 편안히 앉지 않는다.
요샌 생시가 모두 이 모양,
밖에서는 그래도 눈송이 몇 날리기 시작하는지
안팎이 스산하다.
한 모금 마시려다 식탁에 그냥 놓고 방으로
돌아온다.
한번 들어가면 마음의 눈이 멀어야 나온다는
슬픔도 소리 없이 언다는 설산에 자취 안
남긴다면
그 또한 인간의 예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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