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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친구의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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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에 친구가 결혼을 했다. 나이 서른여덟에 한 결혼이니 결코 이른 결혼이 아니어서 많은 사람들이 진심으로 복을 빌어주었던 결혼식이었다. 더욱이 그 친구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결혼할 수 있다는 소망이 없었기에 그 자리에 참석했던 나는 마치 친정엄마가 딸을 시집보내는 것 같은 심정이 되어, 신부대기실에서 친구의 손을 잡고 마음껏 축복하였다. 너의 눈물과 아픔을 하나님이 다 갚아주시기를 원한다. 너의 앞날에 하나님이 말할 수 없는 은혜로 함께 하시기를 원한다...친구는 물기 있는 목소리로 아멘으로 화답했다.

드디어 시작된 혼인예배. 한 살 더 젊은 신랑이 먼저 입장을 하고 뒤이어 친구가 친정아버님의 손을 잡고 입장하는데, 그리 길지 않은 그 시간에 그 친구가 그동안 겪었던 여러 종류의 아픔들이 한꺼번에 떠올라서 나는 예배시간 내내 울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렇게 친정엄마 같은 마음으로 운 사람들이 더 있었다.

나와 대학동기였던 친구는 20대 초반부터 너무나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친구의 숙부는 사십대 초반에 간암으로 돌아가셨고, 친구의 오빠는 삼십대 초반에 역시 간이 좋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 친구에게도 간이 문제였다. 그래서 이 친구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외모와 성격을 가지고 있음에도, 그리고 믿음이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결혼할 상대가 쉽게 생기지 않았다. 매력 있는 이 친구를 좋아하는 형제들은 많았지만 그 형제들의 부모님들은 허락하시지 않았던 것이다...

건강문제로 평범한 직장을 가지기도 힘들었던 친구는 가르치는 은사가 탁월한 데다 사랑이 많아서 집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살아가게 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단순히 공부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낮은 자존감과 열등감까지 치료해가며 헌신적으로 가르쳐주는 이 친구를 학부모들이 인정하게 되었다. 그 결과 이 친구에게 과외를 받으려면 줄 서서 대기해야 할 정도였다. 그래서 우리는 앞으로도 그냥 그렇게만 살아준다면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리라 믿었었다.

그러나 친구에겐 생명의 위기가 닥쳐왔다. 그 위기 가운데서 오랜 세월 울며 기도하던 친구는 <내가 너를 고치리라>는 하나님의 약속을 받았고, 그 약속 의지하여 기도하며, 오염되지 않은 음식으로 치료하는 가운데 기적적으로 완치가 되었다.

이제 완치가 되었으니 결혼도 하고 보통 사람처럼 살 수 있으리라 기대했으나 완치된 후에도 문제는 남아있었다. 친구의 나이가 결혼하기엔 좀 많아졌다는 것이었다. 쉽사리 결혼 상대를 구하지 못하는 시간이 계속 이어지자 나중에는 재혼 자리까지 들어오기 시작했다. 친구의 상심과 갈등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었다. 다른 사람들 덜 힘들게 하기 위해서라도 대충 괜찮은 홀아비와 결혼해버릴까 하는 마음도 있었다. 그럴 바엔 그냥 혼자서 살겠다는 생각도 했었다.

그러던 중에 친구는 하나님 앞에서 40일을 작정하고 떼를 쓰기 시작했다.
<하나님, 왜 나를 이대로 놓아두십니까? 내가 아프고 싶어서 아팠습니까? 내가 시집가기 싫어서, 눈이 높아서 지금까지 혼자 살았습니까? 하나님, 왜 나를 안 돌아보십니까?>

서럽고 처절한 눈물의 기도가 계속되는 동안 하나님은 침묵하는 듯이 보였지만 일하고 계셨다. 이 친구가 평소 알고 지내던 목사님으로부터 <남 주기 아까운 총각>이 있는데 만나보겠느냐는 제안이 들어온 것이었다. 그 형제는 참으로 여러 가지 면에서 남 주기 아까운 총각이었다. 왜 그 나이가 되도록 총각으로 있었는지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그야말로 <숨겨진 보물>과 같은 형제를 하나님은 예비해두셨던 것이었다.

결혼한 지 8일밖에 안 되었을 때 친구의 신혼집에 쳐들어가서 하룻밤을 자고 온 나는 이 친구의 앞날에 대해서는 어른들이 흔히 하시는 말씀대로 <잊어버려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식 날 신부대기실에서 온 마음으로 친구를 축복했던 그 순간이 떠올랐다. 그리고 진실로 이 친구의 가정은 하나님이 앞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유익을 끼치는 복의 통로로 사용하시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이 친구는 더할 나위 없이 고요하고 평안하며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남편에게도 시댁식구들에게도 말할 수 없는 사랑을 받으며, 귀히 여김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이전에 한 번도 맛보지 못했던 행복을 지금 풍성히 누리며 살아가는 이 친구에게 하나님이 복을 더하셔서 이제는 올해가 가기 전에 그 품에 자녀를 안아보게 하시기를 나는 소원한다.

전능하신 하나님, 친히 이루어 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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