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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내가 겪은 오병이어의 이적... 실화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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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만에 군대 이야기 하나....

공군 사관 후보생 훈련은 4개월 간입니다.
처음 3주간은 특별 내무 기간이라고 해서 민간인에서 군인으로 만드는 혹독한 훈련이 있습니다.
종교활동을 비롯한 일체의 개인 시간도 없고,
세끼 먹는 밥 외에 다른 음식도 먹을 수 없습니다.
사관 후보생 훈련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고 있었던 친구들은
약품이나 먹을 것을 몰래 숨겨 놓기도 했지만,
저를 비롯한 8명의 내무반 친구들은 아무런 준비없이 그저 입대했기 때문에
그야말로 손가락만 빨고 있었습니다.
초코파이와 사탕이 어떻게 그렇게 먹고 싶던지.....

그런데 하루는 밤에 화장실을 다녀오는 길이었습니다.
어두운 복도를 걸어오는데 발 밑에서 '빠지직~'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아아앗~~~~~~' 순간 뒤통수를 스치는 동물적인 직감!
그렇습니다.  
그것은....
그것은 바로 사탕이었습니다.
3주만에 보는 사탕....

저는 마치 개콘의 "그렇습니다!"에 나오는 개그맨처럼
조금은 비겁하게, 조금은 주변을 경계하며
살며시 발을 들어서 사탕을 주워들었습니다.
오.... 하나님.... 감사합니다...
놀랍게도 그것은 엄청나게 큰 왕눈깔 사탕이었습니다.
초등학교 때나 봤던 그 사탕이 어떻에 군대의 복도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을까요?
저는 벙싯벙싯 터지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발걸음을 빨리해서 내무반으로 들어갔습니다.
"복음 들고 산을 넘는 자들의 발길... 가배얍고도 경쾌하도다~~~"
찬양이 실감나는 순간이었습니다.

"야... 모여...모여..."

자고 있는 녀석들을 깨웠습니다.

"왜... 뭔데... 뭔데...."

저는 그저 '바스락~'비닐 껍질 소리만 한번 내줬습니다.
순간 일곱명은 가운데 있던 책상으로 좌아악~ 모였습니다.

"사...사...사탕이닷!"

창밖으로 비치는 으스름 달빛 아래
대학 졸업하고 대학원까지 마치고 늦게 군대에 불려온 여덟명의 건장한 청년이
사탕 하나를 나눠먹었습니다.
제 발에 으스러진 사탕....
약간 미끄러지면서 껍질이 복도에 닳아 없어지기도 한 사탕....
자세히 보니 먼지와 머리카락까지 좀 묻어 있었던 사탕...
그 사탕을 너무도 행복한 표정으로 한 조각 한 조각 서로 입에 넣어주며
행복해 했었습니다.
어느 독하면서도 지저분한 한 녀석은 사탕 껍질까지 쪽쪽 빨아먹었습니다.

유학 오기 전에 서울에서 그 내무반 친구들과 만났습니다.
그때의 그 사탕 이야기를 했습니다.
모두다 마음이 행복해 졌습니다.

오병이어의 기적 말입니까?
예수님은 보리떡 다섯개와 물고기 두마리로 오천명을 먹이고 열두 광주리를 남겼나요?
푸하하하...
저는 눈깔 사탕 하나로 저 포함 여덟명을 먹이고 사탕 껍질을 남겻습니다.
아참, 남긴 게 더 있습니다.
여러운 삶 속에서도
작은 것조차 나누는 사람들은 참된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교훈과
생각할때마다 행복해지는 기억 말입니다.

이만하면 제가 경험한 오병이어의 이적 아닙니까?


필라델피라에서 가일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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