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예화 순진하고 미련했던 어떤 아가씨 이야기

첨부 1




    


20대 초반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때 였다
어느 주일날 하루 종일 종로 5가에 있는 교회에서 주일학교 교사 부터 시작하여 오전예배, 청년회, 주일 저녁 예배(예전엔 거의 모든 교회들이 저녁 예배를 드렸다) 그리고 성가대 연습으로 꽉 찬 하루를 은혜가운데 보내고 집으로 돌아 오는 길이었다

그러니까 부활절 칸타타 연습때문에 저녁 늦께 까지 연습을 마치고 버스를 타고 종점에 내렸다.  버스를 내리고서도 넓은 개천을 따라 한참이나 (약15분정도의 거리)걸어가야 집이 있었다.  어두캄캄한 길을 한쪽은 큰 개천이라 집이 없고 한쪽편도 주택가이긴 하지만 가게같은 것이 없는 그야말로 한적한 길이었고 그 시간엔 지나다니는 사람도 없었다

그런 길을 아가씨 혼자서 걸어가고 있는데 갑자기 검정색 고급 세단차가 내 옆에 멈추는 것이었다. 그 시대(70년대)만 해도 자가용은 부의 상징이었던 때였다.
세단차의 창문이 내리더니 어떤 40초반 정도의 신사가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아가씨! 집이 어디예요? 태워 줄테니 타세요"

"아니요, 집이 가까와요, 괜찮아요"

"괜찮아요! 아가씨 타세요, 태워 줄께요...어서 타세요"

"아니 괜찮아요..."

나는 대답을 하면서 계속 앞으로 걸어 갔다.
그런데 차 속의 아저씨 인상을 보니 악하게 생기지 않고 선하게 보이는 듯 했다
마음속으로 내가 괜히 사람을 의심하는 것이 아닌가, 베푸는 친절을 내가 괜히 오해하는 것은 아닐까... 저 아저씨는 좋은 맘으로 내게 호의를 베푸는데 내가 사람을 무조건 나쁘게 보고 의심하는게 아닐까? 그렇게 되면 오히려 내가 이상한한 사람이 되는거지, 저 아저씨가 저렇게 강권하는데도 차를 타지 않으면 얼마나 기분이 나쁠까 등등의 생각이 순간적으로 내 머리를 스쳐 갔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나는 계속 앞으로 걸어 가고 있었다.

그 아저씨도 포기한 듯 느린 속도로 조금 가더니 다시 멈춰서서 내게 말을 하는 것이었다
"아가씨, 괜찮으니까 타요! 괜찮아요!"
나는 더이상 그 아저씨를 의심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그만 차를 타고 말았다.


일단 차를 타고 보니 그만 겁이 덜컥 나는 것이었다
(큰일났다....이 밤중에 내가 생판 모르는 아저씨의 차를 타다니..) 생각만 해도 내가 너무 단순하고 어리석었다는 생각이 가득하게 밀려와서 마음 둘 바를 몰랐다
아! 이 아저씨가 마음만 먹으면 나를 태우고 어디든지 달려 갈 수 있겠구나..
이를 어떻게 하나, 아, 나는 왜 이렇게 어리석고 순진할까?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이 늦은 캄캄한 밤에 낯선 사람의 차를 덥썩 타다니....너무 너무 후회가 되었지만 이젠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그 와중에 나는 마음속으로 하나님! 도와 주세요..이 아저씨 나쁜맘 안먹게 해 주세요..하고 기도를 하였다. 간절하고도 절박한 심정으로...
그리고는 그 아저씨를 쳐다 보니 그 아저씨는 대단히 만족스러워 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제는 자기의 손안에 있다는 표정이었던 것이다.

나는 그 순간 하나님이 주시는 지혜와 기지를 발휘하였다.

마음속의 긴장과는 달리 천연덕스럽게 웃으면서 얘기를 꺼냈다.

"아저씨, 고마와요! 오늘 교회에서 부활절 칸타타 연습을 하느라고 이렇게 늦게 오고 있었어요. 아저씨는 교회 안 나가세요?"
하고 말했더니 그 아저씨는
"아, 그래요? 사실 나도 천주교 신자이긴 한데 성당에 그리 자주 나가지는 못하고 있어요...부활절엔 성당에 가봐야 겠네"
하면서 자연히 교회에 대한, 신앙에 대한 대화가 이어 지게 되었다.
그러면서 자기는 젊은 사람들을 참 좋아하고 젊은 사람들과 만나서 얘기하는 것을 즐겁게 생각한다고 하였다.

나는 평소에 인간에겐 선과 악이 공존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어떤 사람도 그 속에서 선한 면을 이끌어 내면 좋은 관계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 했었다.

차를 탄 지 얼마 안되어 우리 동네가 보였다.
"아저씨! 다 왔어요...이제 내릴께요...."
"아니, 벌써 다 왔어요? 조금 더 가고 싶은데..잠깐만 아가씨 타고 있어요
얘기를 좀 더하고 싶은데"

그 아저씨는 나를 내려 주기를 싫어 했다
나는 계속 생긋이 웃으면선 얘기 했지만 속으론 이 아저씨가 날 내려 주지 않고 계속 달리면 어쩌나 긴장이 되었다.

긴장된 시간이 조금 흐르고 있었다...
계속 내가 빨리 가야 한다고. 집에서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다고 했더니
그 아저씨도 어쩔수 없다는 듯이 그러라고 했다.

그리고는  아저씨는 다음에 꼭 만나고 싶다고 하면서 나에게 명함 한장을 주었다
'아가씨, 내려 줄테니 내일이나 모레 언제든지 전화를 해 주세요.."

나는  명함을 받고는
"알겠어요, 고맙습니다"하고 재빠르게 차에서 내려 막 달음질하여 집으로 돌아왔다. 그 사실을 언니에게 말했더니 언니가 얼마나 야단을 쳤는지 모른다

물론 그 후 나는 전화를 하지 않았다.
사실 그 아저씨가 나쁜 사람인지 좋은 사람인지 알 길이 없지만
내가 너무 어설프게 낯선 사람의 차를 아가씨 혼자 겁없이 탔다는게 너무 순진하고 미련했던것 같다.

그 이후로도 비슷한 상황이 생기면 난 어쩔 수 없이 비슷한 행동을 했고, 그 때마다 하나님께서 지켜 주셨다.

만약 하나님께서 지켜 주시지 않았다면 내 인생은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변했을찌 모를 일이다. 주위 사람들과 친구들은 어릴 때부터 나를 너무 순진하다고 했다
좋은 뜻으로는 세샹때가 묻지 않았다는 뜻이고 나쁘게 말하면 미련하고 어리셕다는 뜻일게다. 하지만 하나님께선 날 사랑하셔서 어떤 상황도 변화시켜 좋은 일로 바꾸어 주셨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찌라도 해를 두려워 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어릴때 부터 암송했던 시편 23편 말씀이 내 인생에 그대로 적용 되는 걸 보면서
오늘도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드린다.

갈말의 미혼 자매님들 윗 이야기를 교훈 삼아 거절할 자리에서는 분명히 No!라고거절하셔서 곤란한 지경에 빠지는 걸 예방하셔야 하겠지요

부모된 우리들도 자주 일어날 수 있는 이런 상황에서 자녀들이 지혜롭게 처신할 수 있도록 어릴 때 부터 양육하시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늘 자녀들을 위하여 기도하셨으면 좋겠습니다...특히 딸 가진 부모라면요....샬롬!


<embed src="/files/attach/images/197/062/051/bf385d68e2de0aac1695f657c3d69a9e.gif" width="0" height="0" autoplay="true" loop="true" volume="100">


이런 글도 찾아보세요!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퍼머링크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