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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철이 상담 2 - 칭찬이 늘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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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이를 상담하면서 가장 먼저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철이가 주변으로부터 받는 평가와 자극에 매우 민감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철이는 늘 다른 사람에게 실망이나 아픔을 줘서는 안된다는 것,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가지고 있는 기대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것,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고 그 결과를 통해서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해야 한다는 의무감 같은 것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왜 철이가 이렇게 다른 사람의 평가 혹은 자극에 민감하게 되었을까요?

일반적으로 ‘칭찬’은 교육과 상담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도구가 됩니다.  특별히 어린 자녀를 양육할 때 비판하고 꾸짖기 보다는 칭찬이라는 긍정적인 암시와 자극을 통해서 보다 발전된  행동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즉 자녀들의 부정적인 행동을 약화시키고 긍정적인 행동을 강화시키는 좋은 도구가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칭찬이 늘 좋은 도구로 사용되는 것만은 아닙니다.  때로 그 칭찬이 바르지 못한 근거와 동기로 계속될 때 오히려 자녀들의 심성에 좋지 못한 흔적을 남길 수도 있습니다.  즉 칭찬을 통해서 바르고 곧은 한 사람의 성인으로 성장하고 책임감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울 수도 있지만, 그 자녀가 칭찬에 대해 지나치게 민감하게 되고 칭찬에 길들여져서 칭찬 받는 것 자체가 하나의 목적이 되어 버리는 경우 심각한 문제가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칭찬 받기’ ‘인정 받기’ ‘사랑 받기’가 그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가치로 자리잡게 되었을 때 자신의 행동과 삶에서 자신으로부터 말미암는 내적 동기를 상실하기 쉽습니다.  뿐만 아니라 칭찬을 얻지 못했을 때 오히려 자신에 대해서 실망하거나 분노할 수 있고 자신을 칭찬하지 않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철이의 경우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지만 이와 비슷한 문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혼한 어머니와 함께 살면서 그 어머니의 위로가 되고 힘이 되어야 한다는 말들을 어려서부터 들어왔습니다.  어머니 또한 철이가 나이에 비해 성숙한 말들을 할 때 기뻐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가 보다 사람들이 어떤 말을 하면 기뻐하고 자신을 칭찬해 줄 것인지를 먼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늘 착하고 성실하고 생각이 깊다는 말을 들어왔지만 정작 자신이 하고 싶은 일들은 억누르고 참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 철이는 심각한 두가지 문제에 부딪히게 되었습니다.  첫번째 문제는 대학 진학 문제였습니다.  철이의 어머니가 원하는 학교에 가기에는 철이의 성적은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철이는 그동안 성적에 대하여 조금씩 어머니를 속여왔고 어머니는 철이가 소위 아이비 리그에 들어가기에 충분하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철이에게는 최근 여자 친구가 생겼습니다.  그 여자 친구는 철이와 비슷한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어머니에게 교제를 허락 받고자 했을 때 어머니는 단호하게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아직은 공부를 해야 할 때이고 그 여자 친구의 환경을 볼 때 철이에게 유익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철이는 그 여자 친구와의 만남을 도저히 그만 둘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철이는 최근 자신이 어머니가 원하는 모든 것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 원하는 것, 자신에게 맞는 것이 무엇인지도 조금씩 알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속한 환경은 자신에게 여전히 ‘칭찬 받을 만한 행동’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과 자신에게 요구되는 것 사이에서 철이는 갈등하고 있는 것입니다.  자신이 원하는 일을 선택했을 때 더 이상 칭찬을 들을 수도 없거니와 다른 사람이 실망할 것을 생각하면서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보여지는 자신이 아니라 자신이 알고 있는 실제의 자신을 다른 사람이 알게 될까봐 두렵기도 하고, 그런 자기 자신에 대해서 알지 못할 분노가 치솟기도 합니다.  점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게 되고, 어머니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을 피하게 된 것입니다.

철이에게 물었습니다.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것이 뭐냐고 말입니다.  철이는 혼자서 여행을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벗어나서 자신의 시간을 갖고 싶은 것입니다.  그에게는 다른 사람의 칭찬이 아니라 자기 만족이 필요합니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 받는 것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과 평가가 아닌 자신의 원하는 일을 선택하고 그 일에 대한 책임을 지는 일이 필요한 것입니다.  

철이의 어머니와 철이의 관계에 대한 상담은 다음주에 생각하겠습니다.          

필라에서 가일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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