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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자오나눔의 경노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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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8일 경노잔치 후기

5월8일 우리교회 경노잔치 날이다.
약간의 보슬비가 내리는 중에 새벽기도를 위해 교회를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앉아 기도를 하려는데 예사롭지 않은 소리가 남쪽과 북쪽으로 각 각 나뉘어 들려온다. 기초준비는 어저께 다 한 것 같은데 벌써부터 잔치준비를 하는 것인지 도무지 기도에 집중이 되지 않는다. 알고 보니 남쪽의 남자들은 어저께 늦게 까지 잔치를 위해 철야기도회를  가졌는지 코고는 소리가 심각함의 수위를 넘어 위험에 달하여 꺼뻑 꺼뻑 넘어간다.

기도는 하는둥 마는둥 한시간을 떼우고 부엌문을 열어보니 북쪽의 여성들은 벌써부터 잔치준비에 여념이 없다. 아니 이 어떤 마음으로 무장된 분들이기에 어저께 종일 차 타고 내려와서 준비하고 또 이렇게 새벽부터 일에 몰입하여 분주하게 서두르는 것인지 나도 한다면 하는 사람인데 은근히 주를 향한 주존심에 내 자존심이 상처를 입은 것 같아 도전 감이 발동한다.

어쨌거나 남쪽의 남성들과 북쪽의 여성들의 모습이 아직은 남존여비의 사상이 바뀌지 않음을 보며 아내들이여! 남편에게 복종하기를 주께 하듯 하라고 한 에베소서 5장22절은 주께서 여성들의 눈에만 보이도록 기록하셨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집에 돌아가 도울 수 있는 약간의 준비물을 챙겨 교회에 도착하니 벌써 새벽부터 수고한 아침상이 가지런히 차려져 있다. 차려진 음식상 앞에 앉으니 여자들에겐 남자들이 참 짐스럽겠다는 생각이 들어 밥 먹기가 죄송스럽다. 식사를 위한 기도를 충청도 장애인 교회의 목사님이 부엌에까지 들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인지 얼마나 큰소리로 하든지 사방 5m 반경까지는 파편이 튀길 것이란 생각이 들어 나는 사정거리를 조금 벗어난 식탁을 택했다.

식사 후 한잔의 커피를 대접받았는데 지금까지 맛 본적이 없는 생소한 맛이다. 우리교회에서의 커피는 내가 꽉 잡고 있는데 거의 그 수준에 달하는 실력이다. 커피에는 정성과 사랑이 담겨야 된다는 것을 아는 사람 별로 없을 것이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봉사시간에 거의 임박하였다. 갑자기 양미동 간사님이 불을 지펴 고기를 구워야 하는데 왜 아직도 안 굽는지 모르겠다며 빨리 고기를 구워야 한다며 한쪽으로 따로 고기를 구워 태워 냄새를 풍겨야 사람들이 온다고 하기에 나는 과연 이래도 되는 것인지 좀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산청 솔뫼농장에서 가져온 도라무통 절반을 짜른 석쇠구이판을 밖에 옮겨 고기를 굽기 시작하였다.

조금 있으니 아니나 다를까 만면에 웃음이 가득하여 냄새를 맡고 왔다며 솔직하게 이야기들을 하며 좀 먹자며 즐겁게 먹는 것이 아닌가? 선입관을 깨는 순간이다. 그때 어린아이와 같지 아니하면 천국에 갈 수 없다는 말씀이 생각났다. 그렇다 육은 육이다. 진리는 단순하고 진실한 것이다. 맛있는 냄새가 나서 먹고 싶어 함께 즐겁게 먹는 것이다. 잘못된 것이 있는가 잘못되었다면 복잡하게 생각하는 내가 크게 잘못 된 것이다. 일손을 멈추고 얼마나 오셨는지 올라가 보니 벌써 교회에 가득하다.

어떤 사람은 지나가다가 은근슬쩍 다가와 사람들 모여들라고 일부러 밖에서 피우지요 하며 웃으며 묻는다. 나는 아직도 적응되지 않아 실내에서 피우면 냄새가 나서 밖에서 피운다고 하니 그래야 한다며 아무런 스스럼없이 또 한 점 거든다. 도무지 적응되지 않는 순간이다. 참말로 이해되지 않아 한참을 생각하느라 머리가 아팠다.

나는 그 사람의 말에 힘을 얻어 장갑을 끼고 늘찬양님과 함께 탄 부분을 짤라내고 좋은 부분만을 접시에 담는 일을 장시간 맡아서 해 내었다. 어떤 이는 잘먹었다며 내 손을 잡고 자기 집에 놀러 가자고 하여 나는 은근히 전도할 겸 집에 따라 갔더니 커피를 내어놓으며 딸의 사진을 보여주며 자랑을 한다. 그러다가 어릴 때 부르던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를 어눌하게 불러 재낀다. 알고 보니 그 사람은 듣지는 못하여도 말은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나를 친구야 친구야 하며 교회에 꼭 다니겠다고 한다.

또 집에 준비물을 가지려 가는 중에는 어떤 분에게 경노잔치에 가보시라고 하였더니 갑자기 내 팔을 팍잡아 끌더니 세상 살아보니 별것 아니 더라며 꼭 믿음을 가져야 겠다며 교회를 찾아 몇 바퀴를 돌았다고 한다. 참으로 신기하여 적응되지 않는 순간이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이럴땐 어떤 글을 사용해야 할지 해괴 상쾌한 일들도 참 많다. 이 사람은 다 마친 후에도 한 시간 가량 더 이야기를 나누다가 가셨다.

비록 짧은 시간이긴 하지만 나에겐 현장감 넘치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날이다. 마치고 곰곰이 또 머리를 굴려본다. 자오나눔의 이 나눔의 경비를 누가 어떻게 하여 준비가 되는 것인지 분명히 적자 운영일 것이 라는 생각이 들어 아침에 양미동간사님이 들려준 떡 이야기가 언뜻 스쳤다.

이 떡은 소록도 한센병 환자인 어느 교회 사찰 집사님이 모아 두었다가 먹지 못하고 소천하셨는데 자신들은 아까워서 먹지못해 자오나눔에 가져 왔다며 보다 더 어려운 곳에 나누라는 쌀로 만든 떡이라는 말이 생각나 하나님의 일은 결코 부자들이 경멸과 우월감을 가지고 모욕적인 태도로 주는 나눔이 아닌 가난한 자들의 정성과 사랑으로 이루신다는 생각에 눈물이 핑 돌았다.

그렇다 믿지 아니한 형제들이 더 불쌍한 사람들이 아닌가? 아무튼 우리 교회로서는 기도하는 협력자들은 많지만 이렇게 자오나눔과 같이 물심양면으로 큰 도움을 받기는 처음이라 마치고 돌아가는 차량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인사를 하려니 큰 빚을 진 것 같아 머슥하여 도무지 폼이 잡히지 않는다. 자오나눔을 위해 돕는 모든 손길들 위에 더 큰 은혜의 역사가 있기를 기도하며 숨어서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섬기시는 양미동 간사님 내외분과 특별히 미룡님께 감사를 드린다.

끝으로 자오나눔의 이름처럼 살아있는 나눔이 이번 이 행사를 통하여 우리교회에도 전달되어 살아 움직이어 이 지역에 전달되고 전 세계를 향하여 전달 되어지기를 바라며 모범된 교회로서의 사명을 감당해 내는 교회 되기를 그려본다.  2003. 5월9일 진주늘찬양교회에서  사랑의 빚진자들로 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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