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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회개의 영을 부으소서` - 기독교보 시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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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개의 영을 부으소서" 

                                                                                                - 기독교보 시론 (04.1.17) -

최근 한국교회의 지도자 한 분이 한국교회의 위기적 상황을 진단하면서 “이대로는 길게 못 갈 것 같다”고 하며, 교회가 자정 능력을 상실할 때 하나님께서 “폐기처분”을 하실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다른 한 분은 “교회가 타락하고 부패하여 기초와 터전이 흔들리게 되었다”고 지적했고 또 다른 한 분은 “어느 한곳 성한 데가 없는 황무한 땅”이 되었다고 개탄했다.

우리의 선조들이 물려준 소박하고 진실하고 헌신적인 교회의 모습과 위상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은 없는가? 그 회복의 가능성이 거의 보이지 않지만 만약 지금이라도 우리가 우리의 모든 죄와 허물을 토설하고 항복하는 진정한 회개를 실행할 수만 있다면, 지금이라도 우리가 양극화된 분열과 증오의 벽을 조금씩 무너뜨릴 수만 있다면, 지금이라도 우리가 이웃을 향한 사랑의 손길을 조금씩 펼 수만 있다면, 그 회복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 본다.

나는 무엇보다 우리가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우리의 부끄러운 것들을 토해내며 항복하는 진정한 회개를 실행할 수만 있다면 한국교회에 밝은 여명이 비칠 수도 있다고 생각해본다. 진리를 외치며 죄인들을 정죄하는 의인들이 없는 것이 우리의 문제는 아니다. 성경의 가르침을 멋지게 풀어 유창하게 설파하는 설교자들이 없는 것이 우리의 문제도 아니다. 사람들을 끌어 모아 거대한 대형교회를 이루는 성장 전문가들이 없는 것이 우리의 문제도 아니다. 진리가 귀한 것이지만 사람들을 죽일 수도 있고, 설교가 귀한 것이지만 울리는 꽹과리가 될 수도 있고, 대형교회가 귀한 것이지만 하나의 기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아니 하나님이 필요로 하시는 것은, 자신의 부끄러운 것들을 감추고 숨기는 대신 그것들을 있는 그대로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서 토설하고 회개하는 회개의 사람들이라고 생각해 본다.

송명희 시인이 이런 말을 한 일이 있다. “사람은 누구나 배설을 해야 되고 제대로 배설을 못하면 큰 병이 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리고 영혼의 배설은 회개이며 회개를 못하면 큰 죄에 눌려 멸망에 이른다는 원리를 깨달았다.” 너무나 중요한 깨달음이다. 사람이 배설을 못하면 큰 병에 걸려 죽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람이 영혼의 배설인 회개를 못하면 큰 병에 걸리고 큰 죄에 눌려 죽게 된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와 우리 교회는 배설을 하지 못하는 중병에 걸려 있는지 모른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배설이요 회개이다. 성경은 이미 오래 전에 배설물을 토해내라고 분부했다. 만물보다 거짓되고 심히 부패한 마음을 토해내라고 분부했다. “백성들아 시시로 그 앞에 마음을 토하라”(시62:8). 예수님이 갈릴리에 오셔서 제일 먼저 하신 말씀이 바로 회개하라는 말씀이었다. 토해 내라는 말씀이었다. 

우리의 믿음의 조상들은 마음과 몸 속의 더러운 것들을 토해내므로 자신과 민족을 살게 했다. 다윗은 자기의 숨은 허물과 죄를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 토설하므로 자신과 민족을 살렸다(시32:3-5). 어거스틴은 자기가 범한 평생의 허물과 죄를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 낱낱이 들어내어 참회하므로 자신과 자기 시대를 살렸고 프랜시스는 평생 그리고 특히 마지막 2년 동안 참회의 제사를 드리므로 자신과 자기 시대를 살렸다. 어거스틴은 자기를 ‘망할 자’라고 묘사했고 프랜시스는 자기를 ‘작은 벌레’라고 묘사했다. 박윤선 목사와 한경직 목사는 6.25 직후 부산 초량교회와 부산 중앙교회당에서 각각 피난 온 목회자들 수백 명과 함께 회개의 기도운동을 일으켰고 평생 회개의 제사를 드렸다. 박윤선 목사는 자신을 가리켜 어느 공식 석상에서 ‘83년 묵은 죄인’이라고 묘사했고 한경직 목사는 어느 공식석상에서 ‘신사 참배한 죄인’이라고 묘사했고 ‘죄 덩어리’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박윤선 목사는 그가 소천하기 전 마지막 며칠 동안 사람들이 자기에 대해서 오해하는 것 즉 소위 ‘박 목사의 의’를 모두 지워달라고 부르짖으며 기도했다. 한경직 목사의 남한산성에서의 마지막 26년 동안의 삶은 자기의 허물과 민족의 비극을 하나님께 고하는 회개의 눈물과 기도로 이어진 삶이었다. 하나님께서 우리들에게 다시 한번 회개의 영을 부어주시기를 간구한다. 이 민족을 살릴 수 있는 회개의 제사를 드릴 수 있게 하시기를 간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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