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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용서를 비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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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슈비츠 수용소 해방 60주년 기념식이 1월 27일에 열렸다. 이스라엘과 독일의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과 정부 대표단, 그리고 수용소 해방의 주역이었던 옛 소련 군인들이 기념식에 참석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이스라엘과 유대인들에 대한 참회와 함께 그들에 대한 특별한 책임을 강조했다고 한다.

민족적 우월감과 체면이 어느 나라보다도 강한 독일 나라의 총리가 독재자 히틀러의 나치가 범한 무자비하고 처참한 역사적 범죄를 60년이 지난 오늘 피해자들과 그들의 후손들 그리고 세계 국민들 앞에서 시인하고 참회하며 용서를 빈 일은 높이 받아드려야 할 일이다.

나는 1991년 6월 4-6일 일본 시오바라에서 열린 제3회 일본 전도대회에 참석한 1200여명 일본교회 지도자들 앞에서 일본에 대해서 내가 품고 있었던 미움의 죄를 다음과 같이 고백하며 용서를 빈 일이 있다.

“제가 메시지를 전하기 전에 저의 개인적인 감정을 여러분들에게 솔직하게 표현하겠습니다. 저는 여러분들에 대해 뒤섞인 느낌을 가지고 있습니다. 멀게 느껴지기도 하고 가깝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지난 날의 미움에 대한 느낌과 오늘의 애정을 느끼고 있습니다.

제가 1990년 AMC대회에서 고백한 것처럼 저는 어렸을 때부터 일본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일본 사람들을 미워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제 마음이 많이 바뀌어졌습니다. 제가 지난 10여 년을 전후하여 알게 되고 사귀게 된 상당수의 일본 교회의 지도자들을 존경하고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오늘 밤 깊은 감사의 마음과 여러분들에 대한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가지고 이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오늘 밤 또한 지난날 저의 혐오와 미움을 고백하면서 섰습니다. 저를 용서하시고 그리스도 안에서의 한 형제로 받아주시기를 바랍니다.

제가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우리들은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안에서 모두 형제 자매들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은 모두 같은 아버지에 의해 복음의 사역자들로 부르심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나의 진솔한 고백에 많은 사람들이 눈물로 응답했다. 나의 강연 후 한 사람이 앞으로 나와서 자기가 한국 사람들에게 범한 죄들을 고백하면서 나에게 그런 죄들을 용서해줄 수 있느냐고 호소했다.

히로야키 야마모리 목사는 그 후 일본 교회의 교단들을 찾아 다니며 사죄단을 만들어 한국에 보내는 놀라운 일을 했고 2001년 11월 25일 주일에는 강변교회에 와서 사죄의 말씀을 직접 전하기도 했다.

용서는 약함도 부끄러움도 아니다. 용서는 오히려 강하고 자랑스러운 것이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마음을 모두 녹여서 한데 묶는 부드러운 이슬과 같은 역할을 한다.

일본 지도자가 일본이 지난날 한국 사람들에게 범한 죄에 대한 용서를 빌 수 있다면, 한국의 군사 독재자들이 지난날 한국 국민들에게 범한 죄에 대한 용서를 빌 수 있다면, 북남의 지도자들이 지난 날 서로를 향해서 범한 죄에 대한 용서를 빌 수 있다면, 이 땅은 화해와 평화와 사랑이 깃 드는 보다 살만한 곳이 될 것이다.

오늘의 한국교회의 지도자들과 정치 지도자들이 앞장 서서 용서를 비는 마음을 가진다면 우리 교회와 나라는 훈훈한 인정이 넘치는 보다 살만한 곳이 될 것이다.

- 김명혁 목사 (강변교회 담임,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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