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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기자 인생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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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절기가 바뀌면 날아오는 카드가 달라진다.

성탄 축하카드와 신년하례 연하장들이 쌓이고 나면 봄과 함께 혼인 초대장이 날아든다. 해가 바뀌고 계절이 변해간다는 실감이 나게 된다. 나이가 늘어가면서 고대하지도 않던 친구의 부고장도 받게 된다. 이런 통지는 정해진 때가 없다.

서둘러 장례식장을 다녀오면서 인생을 다시금 돌아본다. 혼인잔치를 찾아다닐 때보다는 초상집에 다녀오면서 깊은 인생 회상이 있고 조금씩 철이 들어간다고 여기게 된다.

잠언의 말씀이 엄숙하게 마음에 다가온다. 실상 모든 사람이 한번씩은 영구차를 타고 떠나면서 부고를 알리고 가지 않는가. 모든 사람이 장례식장에 예약된 대기자들이다. 그리고 그들이 모두 세상을 떠날 대기자 명단에 주민등록자들처럼 기록된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새삼스럽게 확인한다.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살아가면서도 내 자신의 국적이나 시민권을 실감하지 못하면서 일상생활을 살아간다. 그러나 종종 해외여행 때나 귀국하면서 입국 수속할 때면 내가 바로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국적 소유자임을 실감하게 된다. 출입국 수속을 밟으면서 돌아갈 내 나라와 내 집이 있다는 긍지도 느껴본다. 외국 공항이나 항만에서 출입국 대기를 할 때는 나는 언제나 외국인 줄에 서고 귀국할 때는 어김없이 내국인 창구에 줄서기를 한다.

세상을 살다 떠나는 사람들은 모두 출국대기자처럼 줄지어 떠나는 출구 앞에 줄서기를 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된다.

사는 동안 이 땅에서 먹고 마시고 성공하고 실패도 하며 긴 여정을 함께 똑같은 모습으로 살아간다. 하지만 세상을 떠날 때 출국장의 줄을 바로 설 줄 알아야 하겠다.

오래전 미국 사회에서 인기 있던 책이 생각난다. 제목이 ‘마지막 출구’(the Final exit)라는 책으로 내용을 한 마디로 줄이면 인생의 마지막 출구는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의 해답을 말하고 있다. 그런데 그 책에서 제시한 해답은 정밀한 안락사라고 말한다.인생의 최후 출구는 편안한 자살이라는 제안이다. 그런데 이 출구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미국 사회에 많았다는 것이다. 결코 바른 인생 출구는 아니다.

모든 인간의 마지막 출구는 과연 어디에 있는 것인가. 나는 어느 출구 앞에서 줄서기를 하고 있는 대기자인가? 어느 때가 되면 어느 출구에서 내 이름을 부를 것인가? 누구나 자문자답하게 되는 중요한 문제이다. 성경은 바로 여기에 기쁘고 밝은 소식을 가르쳐주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바로 이 최후의 출구 앞에서 부르시고 계신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자가 없느니라”(요 14:6)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자가 적음이라”(마 7:13∼14)

우리는 과연 어느 문 앞에 줄서기를 하고 있는가? 우리의 남은 삶의 길을 깊이 살펴보게 된다.


- 최건호 (충무성결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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