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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글 가입인사를 하며...집없는 이들을 거리로 내쫒는 목사

  • 이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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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가입했습니다. 인사올립니다. 함께 좋은 교제되었으면 합니다. 가입인사로 제 생활글 한 쪽 올립니다. 읽고 기도해 주세요. -------------------------------- 집없는 이들을 거리로 내 쫒는 목사님   오늘은 주일인데도 여간 마음이 불편하다. 어젯밤 강씨 아저씨의 주사로 우리 쉼터 전체가 몇 개월만에 어수선하다. 출입문의 유리가 파손되고, 강씨에게 멱살을 잡혔던 이씨 할아버지가 속상해 하고 있다. 다른 아저씨들도 불똥이 튈까봐 슬슬 피해 다닌다. 주일 아침에 마음을 모질게 먹고 강제퇴소를 시키기로 했다. 퇴소되는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마음이 더 불편한 것은 아마도 강씨의 11살 먹은 아들 민석이 때문인 것 같다.    강씨가 이곳에 온 것은 지난 겨울 11월이다. 강씨가 아들과 함께 가족쉼터를 찾아다니다 서울에서 인천으로 내려온 것이다. 강씨나 민석이는 정말 생긴 것부터 잘생겼을 뿐만 아니라 배운 사람처럼 자신의 문제나 아이의 교육 문제를 이것저것 상담을 해와 적잖게 기대를 했었다. 강씨는 11년 전 민석이가 태어난 직후 아내가 이혼을 요구하여 불가피하게 이혼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이유는 통 말하질 않았다. 시간이 좀 지나면 초기 상담때 이야기하지 않던 것도 본인 스스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 통례였는데, 강씨는 오히려 슬쩍 물어봐도 짜증을 낸다. 처음에 상담을 마치고 가능한대로 민석이 교육문제도 있고, 강씨를 보니 조금만 도와주면 자립이 충분할 것 같아 독립된 방을 내 주려고 했다. 그러나 서울의 한 쉼터로부터 강씨의 퇴소내력을 뜻하지 않게 듣게 되었다. 강씨는 지독한 알콜중독자인데, 지금까지 보름간 술을 먹지 않았으나 곧 금단현상이 도질 것이다고 한다. 강씨가 술을 마시면 일을 하지 않고 방에 틀어 앉아 계속 술을 먹을 것이다고 한다. 그리고 주사가 좀 있어 동료들간의 싸움도 한 적이 있고, 특히 서울의 웬만한 쉼터는 다 돈 셈이다고 한다. 강씨는 어제까지만 해도 3개월째 큰 주사는 없었다. 그런데 엊그제까지 술을 하지 않던 강씨가 아들과 함께 나가 사우나실에서 자면서 밤새 술을 마셨고, 그 다음날 토요일 오후에 다시 이어져 밤 11시까지 술을 마시고 들어와 소란을 피우다 유리창도 깨고 동료들과 적잖은 마찰이 있었다. 주일 아침 회의에 들어가 보니 여전히 술 냄새를 풍기며 약간의 주사를 부린다. \술이 아직 깨지 않았나 봅니다.\ \아직 술 안깼습니다. 그런데요...제가 목사님한테 불만이 있다는 말입니다. 왜 저한테 방을 얻어 주지 않습니까 ? 목사님은 방 하나 얻지 못하는 아비의 마음을 알지 못하시죠 ? \ \ ...   ...\ 순간적으로 강씨가 퇴소당할 생각을 하면서 강짜를 부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1000여명을 돌보면서 이제는 아저씨들의 마음이 쉽게 읽혀진다. 하루만 더 자고 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한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알고 있다. 여인숙비라도 달라는 것이다. 평상시하고는 다르게 난 쉽게 동의했다. 왜냐하면 지금 강씨를 퇴소시키지 않으면 그 이후의 일이 눈에 선하게 보여졌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며칠 전 우리 쉼터에서 한 노숙인이 세상을 떠나는 일이 있었기 때문에 더욱 쉽게 동의를 하게 되었던 것 같다. 요즘 동절기를 맞아 거리노숙자 동사방지 프로그램을 하고 있던 터에, 수요일 저녁 예배후 한 파출소 경찰로부터 거리 노숙자 한 분을 인계받게 되었다. 술에 만취해 거리에 쓰러져 있던 이 분은 얼굴에 피투성이가 되어 있었고 약간의 타박상이 보이는데, 인계하는 경찰관은 별문제는 없다며 이 분을 우리 쉼터에 맡겼다. 아침에 이 분은 아직 술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듯 조금만 더 자게 해달라고 하여 잠을 재웠는데, 그 길로 이 분은 영영 일어나시질 못했다. 너무나도 큰 충격이었다. 이제 마흔 중반이었는데 너무나도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것이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이미 몸 전체가 알콜에 눌려 생기를 잃은지 오래다는 것이다. 경찰청의 지난해 한 해의 통계만 보아도 인천지역 거리에서나 공원, 쪽방여인숙 등에서 세상을 떠난 노숙자와 행려자는 사십대만 100여명에 이른다.   알콜에 눌려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이들을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없어 방치하는 그 가족들과 우리 사회. 자신이 술을 먹어 규칙을 어겨 쉼터를 자진 퇴소했던 황씨가 거리에서 숨을 거둔 일이 불과 몇 주전 일인데, 다시 술 때문에 아들의 손을 붙잡고 이곳을 떠나가는 강씨의 뒷모습에 쓰린 마음을 가눌 길 없다.   알콜치료라는 말은 이들에게 한낱 수식어에 불과하다. 알콜치료가 가능한지의 문제는 이차 문제라 하더라도, 그나마 지지대를 형성해 주는 가족이 있는 사람에게는 알콜치료라는 말이 가능하겠지만, 강씨와 같은 이들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는 악세서리일 뿐이다. 알콜중독자이지만 인권의 문제가 있어 자신의 의사에 반한 강제수용이 어렵기 때문에 속수무책이다. 선진국의 경우에는 알콜중독자의 자녀는 별도로 국가가 보호할 수 있지만, 우리는 이에 대한 관련법규가 없어 부모의 의사와 반하여 자녀를 알콜중독자의 부모로부터 떼어 보호할 수도 없다. 참으로 답답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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