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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생명이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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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이 희망입니다.


희망은 힘이 있습니다. “희망의 힘(The anatomy of hope)”의 저자 제롬 그루프먼은 혈액학과 종양학 전문의로 현재 하버드 대학 의대교수이며 실험의학과 과장입니다. 30여년 간 직접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희망이 병을 어떻게 고칠 수 있나에 대한 연구를 해오면서 이 책을 쓰게 되었답니다. 의사인 자신이 척추수술을 잘못 받아 19년 동안 재발되는 통증과 장애의 미로 속을 헤매며 감옥 같은 생활을 해왔다고 합니다. 

1979년 가을, 보스턴 마라톤 대회 출전을 위한 훈련을 하던 중에 요추 디스크가 탈출하는 부상을 입었답니다. 디스크 절제술을 받았는데, 반년 뒤 다시 쓰러져서 척추유합술이란 수술을 받았답니다. 깨어나 중환자실에 누워있었는데 마취 기운이 점점 사라지면서 난생 처음 겪어 보는 뼈를 깎는 듯한 통증이 하체를 뒤틀었답니다. 더더욱 무서운 사실은 두 발이 전혀 움직여지지 않았답니다. 

퇴원하여 몇 달씩 비교적 통증이 덜한 휴식기도 있었지만 어느 순간 분명 별 무리가 없었을 동작이었음에도 요추에 격렬한 통증 발작이 일어나곤 했답니다. 그렇게 십구 년을 살았고 삶의 벽은 마치 감옥 하나를 가운데 두고 사방을 둘러친 전기 울타리 같았다고 했습니다.

깊어지는 통증으로 재활의학 전문의인 제임스 레인빌 박사를 찾아갔다고 합니다. 레인빌 박사는 “지금까지 고통을 피했기 때문에 선생의 삶의 영역은 이렇게 좁디 좁은 공간으로 줄어들었소. 고통을 무시하시오. 선생의 허리 근육들은 정상 긴장도의 30퍼센트에 불과하오. 인대와 힘줄도 오랫동안 쓰지 않아 수축된 상태요. 계속 척추와 근육과 인대를 사용하면서 힘을 길러 그런 기억을 지우시오. 그러면 과거에 입은 손상을 보상하고 다시 정상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소.”라고 말하더라는 것입니다. 

병원을 나오는데 심장이 마구 뛰었답니다. 의사로서 희망의 필요성을 익히 알고 었지만 자신은 완전히 희망을 포기하고 있었답니다. 레인빌 박사는 그에게 희망을 준 단호한 외부의 목소리였답니다. 희망만이 자신의 병을 고칠 수 있다고 깨달았다는 것입니다. 재활 치료가 점점 편해지고, 자신 속에 희망이 일기 시작하자 몸의 생리 작용도 변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로부터 일 년이 조금 지나자 일상의 통증은 거의 사라졌답니다.
두려움 없이 아침을 맞았고, 하루 종일 편안히 돌아다녔고, 감사의 기도를 올리며 잠자리에 들었답니다.

밝혀진 바에 따르면 인간의 몸에는 천연 모르핀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엔도르핀’과 ‘엔케팔린’으로 불리는 화학 물질입니다. 희망의 두 가지 주성분인 ‘믿음’과 ‘기대’가 뇌에서 엔도르핀과 엔케팔린이 분비되게 하고, 이들이 모르핀 효과를 흉내냄으로써 통증이 차단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결과는 건강한 자원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나 질환을 앓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실험에나 같은 결과가 나왔답니다. 

절망감이 커지면 커질수록 뇌의 엔도르핀과 엔케팔린의 분비량은 점점 줄어들고 통증을 배가하는 콜레시스토키닌의 분비량은 점점 늘어난다고 합니다. 그의 환자 중에 ‘공격형 비호지킨 림프종’에 걸린 사람이 있었답니다. 

실제로 종양의 크기와 공격성에도 불구하고 완치의 가능성은 존재했답니다. 그러나 환자는 “선생님, 저는 죽음의 문턱에 가 본 적이 있습니다. 베트남에서 그랬고 그 뒤에도요. 지금 제 속 깊숙한 곳에서 그 죽음이 느껴진단 말입니다. 저는 안 됩니다. 제가 압니다.” 그가 치료를 거부한 것은 군대 동료였던 가장 친했던 친구가 암에 걸려 중환자실에서 여러 가지 합병증으로 고생하다 세상을 떠날 때까지 곁에서 지켜 보았기 때문이었답니다. 

그러나 희망의 중요성을 안 그루프먼 교수는 그에게 희망을 주었답니다. 그는 희망을 가지고 치료를 받아들였고 완치되었다고 합니다.

돈이 강자가 된 것같은 세상이지만 돈보다 강한 것은 희망입니다. 보이지는 않지만 에너지가 되어 고통을 이겨내게 하고 실패를 딛고 성공하게도 합니다. 

심리학자로 희망에 대하여 체계화를 시도한 미국 캔자스 대학의 심리학자였던 릭 스나이더(Rick Snyder)는 대학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희망의 크기와 그 전의 수능(SAT) 점수, 그리고 대학생활에서의 학점, 졸업 후 성취 정도 등을 조사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 학생들이 대학 생활에서 좋은 학점을 받고 잘 적응하는지를 예측하는 것은 수능 점수보다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희망의 크기였다고 합니다. 

대학 시절 학점이 높은 사람보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졸업 후 더 많이 성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희망의 크기가 목표 설정과 성취, 노력에 중대한 영향력을 끼친다는 것입니다. 희망은 목표 성취를 위한 긍정적인 기대입니다. 희망은 정체된 상태가 아니고 역동적인 에너지입니다. 어떤 목표에 대한 기대와 노력을 의미합니다. 밀러는 인간존재와 삶에 가장 가치있는 강력한 자원을 희망이라고 주장합니다.

Snyder는 세 가지 구성요소가 희망에 작용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첫째가 목표입니다. 목표는 인지적인 요인으로 곧 희망적 사고로 이어집니다. 둘째는 경로사고입니다. 희망에 도달하는 길들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일이 되도록 내적 메시지를 자신에게 확고히 하는 것입니다. 셋째 요소는 주도적 사고입니다. 자신이 성공할 것이라고 믿고 즉각 실천하는 것입니다. 

희망 수준이 높은 사람들은 도전적입니다. 실패보다 성공에 초점을 맞춥니다. 그리스도인에 있어서는 희망은 죽음보다 강합니다. 부활의 희망은 죽음보다 강하기 때문입니다.

- 열린편지/김필곤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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